[내일시론]진득하지 못한 부동산정책(김진동 2009.05.14)

지역내일 2009-05-14
진득하지 못한 부동산정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진득하지 못하고 오락가락하고 있다. 부동산시장에 불이 붙는다 싶으면 ‘세금 대포’를 들이대며 불을 끄겠다고 야단법석이고, 안정을 찾고 다소 찬바람이 도는 듯하면 부양책으로 불을 붙이느라 열을 올린다.
그 때문에 열기가 오르는가 하면 또 다시 부동산을 때려잡겠다고 강수를 들고 나온다. 부동산시장의 온도차에 따라서 정부의 정책도 수시로 냉온탕을 거듭하면서 춤을 추고 있는 것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대응책이 달라지는 것은 있을 수 있다. 선제대응도 중요하다. 하지만 정부 정책이 차분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다보면 일관성과 지속성이 훼손돼 신뢰를 얻기 어렵고 길게 내다보지 못하고 서두르면 효과도 반감하게 된다. 오락가락하는 부동산 정책이 대표적인 사례다.

잇단 규제완화로 과열 지나 투기조짐까지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은 “부동산시장이 과열조짐을 보이면 모든 정책을 동원해 단호히 대응하겠다”며 부동산투기를 반드시 잡겠다는 정부의지를 밝혔다. 최근 서울 강남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시장이 기지개를 켜며 투기조짐까지 보이고 있는 데 대한 경고 성격이 짙은 발언이다.
노무현정부 들어 각종 개발정책을 남발하자 부동산 투기광풍이 전국으로 번졌다. 투기광풍이 걷잡을 수 없게 되자 대통령이 나서 투기를 잡고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며 종합부동산세 등 고강도 ‘세금폭탄’을 터뜨렸다. 금융위기에서 비롯된 경기침체와 맞물린 세금폭탄은 위력을 발휘했다. 부동산 시장은 거래실종과 가격하락이 겹쳐 꽁꽁 얼어붙었다.
노무현정부가 꼭꼭 걸어 잠근 부동산 빗장을 이명박정부가 들어서면서 하나씩 풀고 있다. 경기를 부양하고 부동산시장을 해빙시키기 위해서라고 했다. 후분양제 폐지와 소형 의무비율 축소를 비롯해 전매제한 완화, 양도세 완화 등 부동산 규제를 하나씩 풀어왔다. 부자를 위한 세금인하라는 사회적 비난에도 꿈쩍하지 않고 종부세 완화와 2주택 중과폐지안까지 들고 나왔다.
잇단 규제완화는 효과를 내고 있다. 부동산시장이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그 같은 규제완화에도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지 않으면 그것이 이상한 일이다. 경기활성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효과라 할 수 있다. 경기는 부동산시장에서부터 피어오르는 법이니까 경기를 살리려면 부동산을 먼저 건드려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강남에서 불기 시작한 과열 바람이 수도권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과열을 지나 투기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그렇게 사장을 들쑤셔 놓았는데도 과열바람이 불지 않으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강남 3구 재건축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서울과 분당의 아파트값이 오르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청약이 1순위에서 마감되고 판교신도시 아파트는 프리미엄이 다시 치솟고 있다. 인천 청라 송도지구 분양아파트의 모델하우스엔 예비 청약인파가 장사진을 쳤을 정도다.
부동산 투기는 불이 붙으면 걷잡을 수 없게 번지게 된다. 과거 수없이 뼈아프게 경험했던 일이다. 특히 요즘은 버블을 일으킬만한 좋은 토양이 마련되어 있다. 금리가 내린 데다가 갈 곳을 모르는 단기 부동자금이 800조원에 이른다. 규제완화로 기대심리도 한껏 부풀어올랐다.

정책은 일관성과 지속성이 생명
그 엄청난 돈이 갈 곳은 부동산과 증시뿐이다. 증시도 벌써 거품이 끼기 시작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거품이 끼는 차례는 ‘증시 다음이 부동산’이라는 게 공식처럼 되어 있다. 부동산 불패 신화도 아직은 생생히 살아 있다. 과거 부동산투기 바람이 일기 전의 상황과 일치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정부가 부랴부랴 투기를 잡겠다고 엄포를 놓는다. 투기지역을 묶고 대출규제를 강화하겠다는 등 풀었던 조치를 다시 들먹이고 있다. 불과 2주일 전만 해도 풀어라 풀겠다 하더니 이제는 묶어라 묶겠다 한다. 참으로 진득하지 못한 정책이다.
정책은 일관성과 지속성이 생명이다. 신중하지 못하고 서두르는 정책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부작용이 큰 법이다. 시장의 신뢰도 얻을 수 없다.

김진동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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