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약자 배려 부족한 우리사회

지역내일 2009-07-10
우리 사회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의식이 모자라 아쉬움을 낳고 있다. 특히 교통약자에 대한 시설 배려가 부족해 장애인들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자유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실정이다. 장애인들은 이동에 어려움과 위험을 느껴 쉽게 집밖을 나서지 못하고 있다. 물론 조금씩 장애인에 대한 시설이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사회적 약자를 앞장서서 돌봐야 할 공공기관들이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쉽게 개선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장애인에 대한 배려 없는 인색한 사회의 모습을 들여다본다.

전동휠체어 못다니는 ‘인도’
안산시가 안산시 유일 영구임대아파트 단지인 선부 1동 주공13단지 아파트 옆 인도 폭을 줄이고 차도를 한 차선 늘리는 공사를 해 문제가 되고 있다.
주공13단지는 장애인 약 70여명이 사는 등 장애인과 노약자들이 주로 살고 있는 지역으로, 전동휠체어를 타야만 외출이 가능한 주민들이 많이 산다. 다음달 공사를 마치게 되면 5.3m였던 인도 폭은 3.3m로 줄어든다.
이 정도 폭은 전동휠체어를 탄 사람이 이동할 때 마주 오는 사람과 부딪칠 정도다.
정미옥(45)씨는 “지금 공사를 하는 곳은 전동휠체어가 가장 많이 다니는 지역이다. 아파트에서 인도로 나가는 길목이 2군데나 있다”면서 “지금은 여름이지만 옷을 두껍게 입는 겨울이 되면 마주 오는 사람을 피하기 힘들어질 수 있다”며 걱정했다.
안산시 측은 차도 폭이 좁아 교통사고가 많이 나기 때문에 차도를 늘려야 한다고 공사 이유를 설명했다. 안산시청 교통기획과 안승복 씨는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에서 ‘사고 잦은 곳’이라는 통보가 내려와 공사를 진행하는 것”이라면서 “인도폭 최소 규정은 2m로 법적 근거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통약자의이동편의증진법에서는 ‘시장 또는 군수는 교통약자를 포함한 보행자의 안전하고 편리한 보행환경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도로의 일정구간을 보행우선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시각장애인에 무용지물 ‘검은점자블록’
이태원 등 몇몇 거리에 깔린 점자블록(시각장애인유도블록)이 검은색이어서 시각장애인들의 보행에 심각한 불편을 주고 있다.
검은색 보도블록은 서울시 측에서 추진하는 도시디자인 사업의 일환으로 설치됐다.
장애인들의 보행보다 거리 디자인을 우선시한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으나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교체되지 않는 실정이다.
이태원 외에도 명동 롯데백화점 건너편에서 중앙우체국까지의 거리 등에 검은색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다.
대부분의 시각장애인들은 표면의 돌기 뿐 아니라 점자블록의 노란색을 보면서 방향과 위치를 짐작하면서 걷고 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서인환 사무총장은 “시각장애인 중 약 90%는 아주 약한 시력은 가지고 있어 밝은 색은 구별할 수 있다”면서 “점자블록의 색상으로 노란색이 선택된 것도 가시광선의 색상 중 가장 밝은 색상 중 하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저시력인들에게 검은색은 웅덩이로 보이는 실정이다.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의 편의증진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도 점자블록의 색상은 원칙적으로 노란색으로 사용하도록 규정돼 있다. 바닥재의 색상과 비슷해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 다른 색상으로 할 수 있다는 예외 규정이 있을 뿐이다.
용산구청 도시디자인과 최지문 주사보는 “이번 일로 민원이 들어와 색상의 중요성을 알았기 때문에 앞으로는 노란색 점자블록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장애인 이용불가 ‘무인역사’
한국철도공사에서 역 운영 효율화의 일환으로 무인역사 운영이 많아지면서 휠체어 장애인의 이동권이 큰 제약을 받고 있다.
하지만 새마을호는 전동휠체어 장애인을 위한 공간이 아예 마련돼 있지 않아 탑승이 불가능하며 무궁화호는 기차에서 경사판이 내려오는 방식이지만 경사판의 폭이 좁고 경사가 심해 많이 위험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무궁화호가 정차하는 무인역사에서 휠체어 장애인이 기차를 타는 것은 더욱 힘들 수밖에 없다. 일례로 사릉역은 기차 운행정보가 쓰여 있는 대합실부터 들어갈 수가 없게 돼있다. 대합실 입구에 경사로가 없어 전동휠체어가 진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플랫폼에는 안내표지판도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아 어디서 어떻게 기다려야 될지 알 수가 없다. 안전요원 하나 없는 상황에서 장애인들은 플랫폼과 선로가 구별이 잘 되지 않아 열차사고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지난 7월 1일 개통한 전철 경의선 전철도 역에 단 한명만 근무하고 차장도 없는 준 무인화 역들이다. 경의선 전철의 경우 승강장과 열차 사이의 간격이 넓어서 휠체어 장애인은 앞바퀴가 끼는 경우가 발생해 아주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장애인단체들은 지난 6월 16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장애인 접근 불가 무인역사(무배치 간이역) 진정’을 내기도 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최강민 조직실장은 “무인역사는 한마디로 장애인에게는 그림의 떡인 역”라며 “교통 약자를 위한 배려 없이 경제적 효율성만 추구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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