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들어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비수기를 맞은 데다 정부가 수도권지역의 담보인정비율(LTV)을 집값의 60%에서 50%로 낮추는 등 규제를 강화하면서 대출수요가 줄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 규제강화 ‘약발’ =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우리 신한 하나 기업은행과 농협 등 6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9일 기준으로 211조5759억원으로 집계됐다.
6월 말보다 1524억원 가량 늘어난 규모다. 영업일 기준으로는 하루 평균 약 218억원씩 증가했다.
올 들어 6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매달 1조~2조원 정도씩 늘었고 하루 평균으로도 2월 1087억원, 3월 618억원, 4월 1067억원, 5월 882억원, 6월 974억원 등이었다.
그러나 7월에는 200억원대로 전달의 5분의 1수준으로 축소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7∼8월은 통상 주택수요 비수기여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둔화하는 경향이 있다”며 “정부가 주택가격 상승과 대출급증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낸 것도 대출영업과 수요위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지난 달만해도 반기 결산을 앞두고 대출 영업을 강화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실수요자 위주로 영업을 하고 있다.
각 은행이 판매한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을 금융공사에 양도한 것도 증가세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
우리은행은 7월에 1080억원, 신한은행은 960억원어치를 양도했다. 통상 보금자리론은 3개월 단위로 유동화 돼 은행대출 통계에서 빠진다.
은행들은 그러나 최근 ‘7·6 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혼선은 빚어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국, 고정금리대출 유도 = 은행들이 신규 주택담보대출 때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덧붙이는 가산금리는 3%포인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0월까지만 해도 가산금리는 1%포인트 안팎이었다.
은행들의 가산금리 인상은 CD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인 2.41%까지 떨어지자 수익성을 보전하기 위해 나온 조치다.
가산금리는 대출 만기 때까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CD금리가 오르면 대출이자가 함께 불어날 수 있다.
전체 가계대출의 90%이상이 변동금리대출이라 금리가 상승기조로 들어서면 대출자들의 타격이 커진다.
주택금융공사가 지난달 29일 국민 우리 신한 하나 SC제일은행의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평균 신용등급을 가진 직장인이 만기 10년 이상인 대출을 받을 때 모 은행은 3.27%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붙였다. 하나은행의 경우 가산금리가 2.79%포인트였으나 나머지 은행은 모두 3%포인트 대였다.
이에 따라 10년 만기 이상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5.2∼5.68%로 파악됐다.
만기가 1~2년으로 짧을 경우 가산금리는 최고 3.39%포인트에 달했다.
이에 대해 은행권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실제 취급하는 가산금리는 지난 4월 말을 정점으로 떨어지는 추세”라며 “다만 영업점이나 고객 신용도 등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감독당국은 향후 금리가 오를 경우 가계부담이 늘어날 것을 우려해 은행들에 변동금리 대출보다 고정금리 대출을 유도하고 있다. 권혁세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최근 “가산금리가 다소 높아진 측면은 있으나 CD금리가 워낙 낮아 현재 주택대출 금리는 높지 않은 상황이지만 경기회복이 가시화해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객들이 주로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을 받고 있으나 금리변동에 취약하기 때문에 대출받을 때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감독당국도 은행들이 창구에서 고정금리 대출이나 금리상한 대출상품을 판매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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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규제강화 ‘약발’ =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우리 신한 하나 기업은행과 농협 등 6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9일 기준으로 211조5759억원으로 집계됐다.
6월 말보다 1524억원 가량 늘어난 규모다. 영업일 기준으로는 하루 평균 약 218억원씩 증가했다.
올 들어 6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매달 1조~2조원 정도씩 늘었고 하루 평균으로도 2월 1087억원, 3월 618억원, 4월 1067억원, 5월 882억원, 6월 974억원 등이었다.
그러나 7월에는 200억원대로 전달의 5분의 1수준으로 축소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7∼8월은 통상 주택수요 비수기여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둔화하는 경향이 있다”며 “정부가 주택가격 상승과 대출급증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낸 것도 대출영업과 수요위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지난 달만해도 반기 결산을 앞두고 대출 영업을 강화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실수요자 위주로 영업을 하고 있다.
각 은행이 판매한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을 금융공사에 양도한 것도 증가세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
우리은행은 7월에 1080억원, 신한은행은 960억원어치를 양도했다. 통상 보금자리론은 3개월 단위로 유동화 돼 은행대출 통계에서 빠진다.
은행들은 그러나 최근 ‘7·6 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혼선은 빚어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국, 고정금리대출 유도 = 은행들이 신규 주택담보대출 때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덧붙이는 가산금리는 3%포인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0월까지만 해도 가산금리는 1%포인트 안팎이었다.
은행들의 가산금리 인상은 CD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인 2.41%까지 떨어지자 수익성을 보전하기 위해 나온 조치다.
가산금리는 대출 만기 때까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CD금리가 오르면 대출이자가 함께 불어날 수 있다.
전체 가계대출의 90%이상이 변동금리대출이라 금리가 상승기조로 들어서면 대출자들의 타격이 커진다.
주택금융공사가 지난달 29일 국민 우리 신한 하나 SC제일은행의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평균 신용등급을 가진 직장인이 만기 10년 이상인 대출을 받을 때 모 은행은 3.27%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붙였다. 하나은행의 경우 가산금리가 2.79%포인트였으나 나머지 은행은 모두 3%포인트 대였다.
이에 따라 10년 만기 이상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5.2∼5.68%로 파악됐다.
만기가 1~2년으로 짧을 경우 가산금리는 최고 3.39%포인트에 달했다.
이에 대해 은행권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실제 취급하는 가산금리는 지난 4월 말을 정점으로 떨어지는 추세”라며 “다만 영업점이나 고객 신용도 등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감독당국은 향후 금리가 오를 경우 가계부담이 늘어날 것을 우려해 은행들에 변동금리 대출보다 고정금리 대출을 유도하고 있다. 권혁세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최근 “가산금리가 다소 높아진 측면은 있으나 CD금리가 워낙 낮아 현재 주택대출 금리는 높지 않은 상황이지만 경기회복이 가시화해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객들이 주로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을 받고 있으나 금리변동에 취약하기 때문에 대출받을 때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감독당국도 은행들이 창구에서 고정금리 대출이나 금리상한 대출상품을 판매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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