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참전국에 보은원조 활발

코이카, 필리핀·콜롬비아·에티오피아에 학교·병원건설과 인재양성 도와

지역내일 2009-06-25
한국전쟁 발발 59주년은 맞은 가운데 당시 참전국에 대한 대외 무상 원조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은혜에는 꼭 보답한다’는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세계에 알리고 있는 것이다.
정부 차원 대외무상원조 전담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이사장 박대원)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현재 6·25 참전 16개국 가운데 에티오피아와 필리핀, 콜롬비아 3개국에 대한 활발한 무상원조를 펼치고 있다. 이들 국가는 6·25가 발발한 1950년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 비해 사회·경제적으로 발전해 있었으나 현재는 우리나라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에티오피아 참전용사촌에 초등학교 건설 = 우리 정부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 가운데 에티오피아에 가장 많은 규모의 무상원조를 하고 있다. 코이카가 창립된 1991년 이후 지난 2007년까지 모두 1675만달러를 지원했으며 지난해와 올해 각각 421만달러와 265만달러를 지원하고 있다.
원조사업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6·25 참전용사촌인 예카지역에 초등학교를 지어준 사업이다. 참전용사촌 초등학교는 현대적인 교육시설과 코이카 해외봉사단인 ‘World Friends Korea’의 우수한 학습지도로 현지 학부모들이 가장 선호하는 학교로 인식되고 있다. 코이카측은 “이 사업이 용사촌 내의 열악한 교육환경을 크게 개선했을 뿐만 아니라 봉사단 파견사업과 연계돼 시너지 효과를 냈다”고 밝혔다.
가뭄에 따른 식수난을 해결하기 위한 수자원개발 사업도 눈에 띈다. 에티오피아는 자연환경과 전쟁의 영향으로 가뭄피해가 극심한 나라다. 우리 정부는 무상원조로 2006년 에티오피아 오로미야주 구지지역에 25만달러를 투입해 마을별 물탱크와 급수대를 설치했다. 이 사업으로 현지주민 10만 명이 혜택을 입었다. 멀게는 30㎞를 걸어 물을 긷는 일도 사라졌다.
코이카 봉사단원도 꾸준히 파견되고 있다. 1991년부터 지난해까지 231명이 보건과 교육, 컴퓨터 분야의 단원으로 파견돼 현지의 열악한 보건의료환경과 교육시스템 개선에 일조하고 있다.
에티오피아 나자렛시에서 활동중인 봉사단원 김정현(40)씨는 “처음 도착했을 때는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2년 동안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다”며 “맡은 책임을 다하겠다는 책임감과 열정을 갖고 꾸준히 활동한 결과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다”고 말했다. 낙후된 환경에서도 학생들에게 기계공학을 가르친 그의 노력으로 나자렛시 아마다 직업훈련대학은 1년 만에 전문학사 학위를 수여하는 고등교육기관으로 승격됐다.

◆한-필리핀, 무상원조로 관계 업그레이드 = 수교 60년, 참전 59년을 맞는 올해 필리핀에 대한 무상원조는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올 한해 코이카를 통해 필리핀에 제공되는 우리 정부의 무상원조는 977만달러에 이른다.
가장 대표적인 사업은 올해부터 2012년까지 1000만 달러를 투입해 필리핀 팡가시난주, 일로일로주, 보홀주, 다바오주 이상 4곳에 한국형 미곡종합처리장(RPC)을 건설해 주는 프로젝트다. 이 사업은 필리핀 아로요 대통령이 직접 지원을 요청해 진행되는 것이다.
오로라주 RPC에서 생산된 쌀은 ‘코이카쌀’로 불리며 수도 마닐라에서까지 인기리에 유통되고 있다. 현지 RPC에서 생산된 쌀보다 품질이 뛰어나 밥맛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한국형 RPC는 또한 도정과정에서 손실률이 적어 사실상의 쌀 증산효과까지 거두고 있다.
의료분야 지원사업도 성과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카비테주에 세워진 한-필 친선병원. 1999년부터 2001년까지 380만달러가 투입돼 건설된 이 병원 외래환자는 개원 직후인 2002년 7600명에서 3년 만에 2만여명으로 급증했다. 폭발적인 의료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우리 정부와 코이카는 추가 지원을 결정했고 지난해 100만달러를 추가로 투입해 3층 규모의 외래병동을 건설했다.
‘필리핀 코이카 연수생 동창회’ 5대 회장(2007~2008)을 역임한 베르나도 칼리보 국가경찰위원회 세부지역 위원장은 “세부 경찰위원회 최고 책임자로서 관광지인 세부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의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코이카 무상원조는 일본 등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오너십(Ownership)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질 높은 원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콜롬비아엔 한국전참전 부상자치료병원 = 콜롬비아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유일한 중남미 국가지만 우리 정부의 무상원조 규모는 1991년 이후 지난해까지 434만달러에 그쳤다.
콜롬비아는 6·25 당시 보병 1개 대대, 연인원 5100명을 파견했고 사망 163명, 부상 448명의 인명피해를 냈다. 파병인원 가운데 1100여명이 아직 생존해 있지만 적절한 보살핌이나 치료 없이 지내고 있다.
우리나라 무상원조 사업의 일환으로 수도 보고타시에 건설중인 중앙재활병원은 지구 반대편까지 날아와 우리를 위해 싸워준 이들에 대한 보답의 상징이다. 2010년 준공 예정인 이 병원 건설 사업에는 모두 400만달러가 투입된다. 우리측은 재활장비 54종의 기자재를 제공하고 현지 인력에 관련 전문지식을 전수할 예정이다. 이 병원은 한국전 참전용사는 물론 40년간 지속된 내전에서 부상당한 이들도 치료를 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IT산업 발전경험을 바탕으로 콜롬비아 정부의 IT 발전계획인 ‘ICT 국가계획’ 수립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또 올해부터는 해외봉사단원들이 파견된다. 코이카는 지난해 10월 콜롬비아 정부와 봉사단파견협정을 맺었으며 컴퓨터와 태권도, 원예, 수의학 등 분야의 봉사단원 10여명을 파견할 예정이다.
박대원 코이카 이사장은 “대외원조 집행의 원칙 가운데 감사할 줄 아는 원조가 최우선돼야 한다”며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필리핀 등 6·25 당시 우리를 도와줬지만 지금은 그 나라들의 은혜를 조금이라도 갚아주어야 할 시기가 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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