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회복 기대감 확산 … 선진국 부진, 재정적자 ‘악재’
추락하던 세계경제가 바닥권에 근접하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나 회복속도는 매우 느릴 전망이다. “출구전략을 쓸 때가 아니다”는 데에 이견이 없다. 내년에도 긴축보다는 재정확장정책을 지속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유럽경제 부진에 따른 부정적인 파급효과, 재무건전성 악화 등 다양한 문제들이 여전히 똬리를 틀고 있다.
지루한 회복기간은 ‘포스트금융위기’ 이후에 대한 많은 논의와 변화를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말 저점 벗어나 =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가 올해말 세계경제가 경기저점을 지나 내년부터 완만한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올 세계경제 성장률은 지난 3월보다 0.5%p 상향조정한 -2.2%로 예상했다. OECD국가의 성장률 전망치는 -4.3%에서 -4.1%로 소폭 올리는 데 그쳤다. 신흥시장이 세계경제 회복을 끌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아시아의 빠른 회복세가 눈에 띈다.
IMF는 한 달 이내에 세계경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비롯한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주요국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p정도 상향조정할 계획이다.
이종화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아시아 경제가 바닥을 치고 회복세로 돌아서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면서 아시아 주도의 세계경제 반등을 조심스럽게 점쳤다.
OECD는 내년에는 선진국들이 모두 플러스 성장률로 돌아서면서 세계경제도 3개월전 예측치보다 1.1%p 높은 2.3%의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유로지역과 일본은 -0.3%, -0.5%에서 각각 0.0%, 0.7%로 상향조정됐다.
◆선진국의 여전한 부진 = 아시아 경제의 회복속도가 빠르더라도 선진국의 부진이 이어지는 한 세계경제의 빠른 회복을 기대하긴 어려워보인다.
OECD는 OECD전체국가의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4.1%로 3개월전보다 0.2%p 낮추면서 유로지역에 대해서는 -4.1%에서 -4.8%로 더욱 악화되는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역시 -6.6%에서 -6.8%로 내려잡았다. 미국 전망치가 -4.0%에서 -2.8%로 상당히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인 게 그나마 호재였다. 선진국 시장이 이렇게 호전되지 않게 되면 아시아 등 신흥국들의 빠른 회복세도 힘을 얻기 어렵다. 이종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의 경우 수출 의존도가 너무 크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경제 위기 끝나지 않았다 = 전문가들은 현재 위기가 끝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출구전략을 생각할 때가 아니다”고 못박았다.
사이먼 존슨 미국 MIT 슬론 비즈니스스쿨 교수는 “세계 금융시장에 자신감이 회복되면서 어느 정도 안정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 위기는 끝나지 않았으며 오히려 이 상황을 유발한 여건들이 그대로 남아있고 악화했다”고 우려했다.
장하준 캠브리지대 교수 역시 “현재 영국, 미국의 실업률이 올라가고 있으며 선행 경제지표 또한 하락세가 진정된 것이지 멈춘 것은 아니”라면서 “실업률이 진정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카드 연체율이 안정되려면 아직 한참 남았다”고 설명했다.
유럽권의 금융불안도 우려되는 부분으로 지목했다. 그는 “지금부터 출구전략을 걱정해 미리 거둬들이기 시작하면 미국 대공황 당시처럼 경기가 살았다가 다시 하락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런 우를 범하면 회복이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OECD는 상업용부동산 부문의 부실과 유가 등 원자재가격상승을 우려했다.
◆재정적자, 내년에 더 확대 = 국가 부채가 ‘최대 장애물’로 부상했다. OECD는 올해 OECD국가들의 재정수지 적자규모가 GDP의 7.7%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3개월전 전망치보다 0.4%p 높아진 수치다. 2008년 적자규모 3.2%에 비하면 배이상 확대되는 것이다. 2010년에는 이보다 심각해져 GDP대비 8.8%로 뛰어오를 것으로 보인다.
실업률도 크게 악화될 전망이다. 2008년 5.9%에서 올해는 8.5%로 상승하고 내년엔 9.8%로 두자릿수를 눈앞에 둘 것으로 내다봤다. OECD는 “OECD국가의 실업률이 빠르게 상승해 고용사정이 악화될 전망”이라며 “재정수지 또한 GDP대비 8%대까지 오르는 등 재정건전성이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이후, 어떻게 바뀔까 = 위기이후의 세계경제 특히 금융시장의 그림에 대해 많은 논의와 논란이 있지만 확신하기 어렵다는 게 공통된 생각이다.
금융을 포함한 각종 규제강화, 보호주의 확산, 미국 중심체계의 유지, 신흥국의 목소리 확대 등이 주로 거론되고 있다.
저스틴 린 세계은행(WB) 부총재는 린 부총재는 “실업률 증가, 디플레이션 압력, 생산능력 과잉 등의 문제가 있어 금융규제에 고삐를 늦추면 안된다”면서 “전세계 금융규제를 통해 위기 재발을 막아야 하고 잘 정리된 경기 부양책을 통해 과잉 현상을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나홀로 빠른 회복? = 우리나라의 성장률이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르게 회복될 전망이다. OECD는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2.2%로 내다보면서도 내년에는 3.5%로 올라서면서 OECD국가중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세계경제 의존도가 너무 높은 우리나라가 선진국시장보다 월등하게 빠르게 회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장하준 캠브리지대 교수는 “무역 의존도가 높고 외부 충격에 민감해 경기가 하강할 때 더 빠르고 회복할 때도 더 빠를 수 있다”면서 “세계경제 회복이 느리게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어 한국처럼 외부에 민감한 나라가 얼마나 빨리 회복될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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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던 세계경제가 바닥권에 근접하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나 회복속도는 매우 느릴 전망이다. “출구전략을 쓸 때가 아니다”는 데에 이견이 없다. 내년에도 긴축보다는 재정확장정책을 지속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유럽경제 부진에 따른 부정적인 파급효과, 재무건전성 악화 등 다양한 문제들이 여전히 똬리를 틀고 있다.
지루한 회복기간은 ‘포스트금융위기’ 이후에 대한 많은 논의와 변화를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말 저점 벗어나 =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가 올해말 세계경제가 경기저점을 지나 내년부터 완만한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올 세계경제 성장률은 지난 3월보다 0.5%p 상향조정한 -2.2%로 예상했다. OECD국가의 성장률 전망치는 -4.3%에서 -4.1%로 소폭 올리는 데 그쳤다. 신흥시장이 세계경제 회복을 끌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아시아의 빠른 회복세가 눈에 띈다.
IMF는 한 달 이내에 세계경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비롯한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주요국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p정도 상향조정할 계획이다.
이종화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아시아 경제가 바닥을 치고 회복세로 돌아서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면서 아시아 주도의 세계경제 반등을 조심스럽게 점쳤다.
OECD는 내년에는 선진국들이 모두 플러스 성장률로 돌아서면서 세계경제도 3개월전 예측치보다 1.1%p 높은 2.3%의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유로지역과 일본은 -0.3%, -0.5%에서 각각 0.0%, 0.7%로 상향조정됐다.
◆선진국의 여전한 부진 = 아시아 경제의 회복속도가 빠르더라도 선진국의 부진이 이어지는 한 세계경제의 빠른 회복을 기대하긴 어려워보인다.
OECD는 OECD전체국가의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4.1%로 3개월전보다 0.2%p 낮추면서 유로지역에 대해서는 -4.1%에서 -4.8%로 더욱 악화되는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역시 -6.6%에서 -6.8%로 내려잡았다. 미국 전망치가 -4.0%에서 -2.8%로 상당히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인 게 그나마 호재였다. 선진국 시장이 이렇게 호전되지 않게 되면 아시아 등 신흥국들의 빠른 회복세도 힘을 얻기 어렵다. 이종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의 경우 수출 의존도가 너무 크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경제 위기 끝나지 않았다 = 전문가들은 현재 위기가 끝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출구전략을 생각할 때가 아니다”고 못박았다.
사이먼 존슨 미국 MIT 슬론 비즈니스스쿨 교수는 “세계 금융시장에 자신감이 회복되면서 어느 정도 안정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 위기는 끝나지 않았으며 오히려 이 상황을 유발한 여건들이 그대로 남아있고 악화했다”고 우려했다.
장하준 캠브리지대 교수 역시 “현재 영국, 미국의 실업률이 올라가고 있으며 선행 경제지표 또한 하락세가 진정된 것이지 멈춘 것은 아니”라면서 “실업률이 진정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카드 연체율이 안정되려면 아직 한참 남았다”고 설명했다.
유럽권의 금융불안도 우려되는 부분으로 지목했다. 그는 “지금부터 출구전략을 걱정해 미리 거둬들이기 시작하면 미국 대공황 당시처럼 경기가 살았다가 다시 하락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런 우를 범하면 회복이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OECD는 상업용부동산 부문의 부실과 유가 등 원자재가격상승을 우려했다.
◆재정적자, 내년에 더 확대 = 국가 부채가 ‘최대 장애물’로 부상했다. OECD는 올해 OECD국가들의 재정수지 적자규모가 GDP의 7.7%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3개월전 전망치보다 0.4%p 높아진 수치다. 2008년 적자규모 3.2%에 비하면 배이상 확대되는 것이다. 2010년에는 이보다 심각해져 GDP대비 8.8%로 뛰어오를 것으로 보인다.
실업률도 크게 악화될 전망이다. 2008년 5.9%에서 올해는 8.5%로 상승하고 내년엔 9.8%로 두자릿수를 눈앞에 둘 것으로 내다봤다. OECD는 “OECD국가의 실업률이 빠르게 상승해 고용사정이 악화될 전망”이라며 “재정수지 또한 GDP대비 8%대까지 오르는 등 재정건전성이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이후, 어떻게 바뀔까 = 위기이후의 세계경제 특히 금융시장의 그림에 대해 많은 논의와 논란이 있지만 확신하기 어렵다는 게 공통된 생각이다.
금융을 포함한 각종 규제강화, 보호주의 확산, 미국 중심체계의 유지, 신흥국의 목소리 확대 등이 주로 거론되고 있다.
저스틴 린 세계은행(WB) 부총재는 린 부총재는 “실업률 증가, 디플레이션 압력, 생산능력 과잉 등의 문제가 있어 금융규제에 고삐를 늦추면 안된다”면서 “전세계 금융규제를 통해 위기 재발을 막아야 하고 잘 정리된 경기 부양책을 통해 과잉 현상을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나홀로 빠른 회복? = 우리나라의 성장률이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르게 회복될 전망이다. OECD는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2.2%로 내다보면서도 내년에는 3.5%로 올라서면서 OECD국가중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세계경제 의존도가 너무 높은 우리나라가 선진국시장보다 월등하게 빠르게 회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장하준 캠브리지대 교수는 “무역 의존도가 높고 외부 충격에 민감해 경기가 하강할 때 더 빠르고 회복할 때도 더 빠를 수 있다”면서 “세계경제 회복이 느리게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어 한국처럼 외부에 민감한 나라가 얼마나 빨리 회복될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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