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변화, 생활정치로부터
이해식 서울 강동구청장
지난 4월, 구청장실로 한 통의 편지가 날아왔다. “청장님, 병원비 걱정을 덜어주어서 정말 감사합니다”라는 문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이 편지엔 오랫동안 심장병과 노인성 질환으로 어렵게 생활하던 홀로 사는 할머니의 삶이 그대로 녹아 있었다. 얼마 전 동사무소로부터 국민기초생활 수급권자로 선정되어 월 40만원 남짓한 돈으로 병원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면서 고마움을 표했다. 순간, ''주민에게 희망을 주는 것, 바로 이게 정치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6월 23일, 국회의원 소회의실에서 의미있는 출발을 알리는 심포지엄이 있었다. 전․현직 국회의원과 학계, 시민단체 인사들이 참가하는 생활정치연구소가 첫 닻을 올렸다. 이날 나도 자치단체장의 자격으로 ‘생활정치와 지방정치’ 관련 주제 발표에 참여했고, 연구소의 가족이 되었다.
지금은 이른바 ‘생활정치의 시대’다. 과거 우리 정치가 체제와 이념, 권력 중심으로 일관해왔다면 지금의 생활정치는 개개인의 생활을 개선하고, 삶의 질이 보장되는데 지향점을 둔다.
우리 강동구에서도 올해 3월부터 서울에서는 처음으로 ‘친환경 농산물 학교급식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폐식용유로 친환경 연료인 바이오디젤을 만들어 구청 차량에 활용한다든지, 어르신들을 위한 老-老상담센터를 비롯해 전국 최초로 각 주민센터 내에 열린 보건소인 건강100세 상담센터를 운영하는 등 생활밀착형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지방정치는 예산과 조직의 운용에 있어 중앙의 간섭과 통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지방의회의 자치입법권 또한 한계가 많아 일선에서 생활정치를 구현하는데는 많은 제약요인이 따른다.
따라서 이러한 낡은 관행에서 벗어나 진정한 지방자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지방선거의 정당 공천제도에 대한 개혁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지방자치단체별 재정여건이 주민 삶의 질에 차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국세를 지방세로 전환해 지방세 세목을 확대해야 한다. 우리 강동구의 예를 보더라도 의존재원의 비율이 50%를 넘고, 재정자립도는 48.97%에 그치고 있다. 특히 국내․외 경기침체에 따른 부동산세 가격 하락으로 인해 올해 약 112억원의 재산세 수입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지자체와 매칭펀드 방식의 정부 국고보조사업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구비 분담률은 2005년 6.9%에서 2009년에는 10.8%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이는 각 지자체와 교육경비 보조금의 격차, 자녀 출산장려정책에 대한 예산 차이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부가가치세의 일정비율(10~20%)를 지방에 이양하는 지방소비세를 신설하고, 소득액의 일정비율을 독립과세하고 상속과 증여에 따른 소득을 포함하는 지방소득세 도입 방안을 장기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환경개선부담금을 지방세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지역주민들의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행정적 권한을 대폭 이양하고 기능을 분담해야 한다. 특히 기초자치단체장에게는 권한이 없는 도시기본계획에 대한 권한을 이양하여 주민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지역여건에 맞는 세부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서울시나 광역시에서는 이를 종합하여 도시관리종합계획을 수립하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서 정하고 있는 주택건축사업 기본계획을 구청장이 수립해 서울시에서 승인절차를 밟도록 개선이 요구된다.
인력운영에 있어서도 자치조직권이 확대되야 한다. 2007년부터 전면 실시하고 있는 총액인건비제는, 행정서비스가 기업의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인건비만을 가지고 조직의 효율성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 총액인건비 10~20% 정도의 융통성을 부여하고 증원에 대한 책임도 지자체가 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지역의 난제를 함께 풀어갈 수 있는 주민과의 소통과 시민단체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다양한 의견이나 정책제시가 생활정치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시민단체의 역량을 강화하고 소통의 장을 마련하여 지방정치 문화를 새롭게 개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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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식 서울 강동구청장
지난 4월, 구청장실로 한 통의 편지가 날아왔다. “청장님, 병원비 걱정을 덜어주어서 정말 감사합니다”라는 문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이 편지엔 오랫동안 심장병과 노인성 질환으로 어렵게 생활하던 홀로 사는 할머니의 삶이 그대로 녹아 있었다. 얼마 전 동사무소로부터 국민기초생활 수급권자로 선정되어 월 40만원 남짓한 돈으로 병원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면서 고마움을 표했다. 순간, ''주민에게 희망을 주는 것, 바로 이게 정치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6월 23일, 국회의원 소회의실에서 의미있는 출발을 알리는 심포지엄이 있었다. 전․현직 국회의원과 학계, 시민단체 인사들이 참가하는 생활정치연구소가 첫 닻을 올렸다. 이날 나도 자치단체장의 자격으로 ‘생활정치와 지방정치’ 관련 주제 발표에 참여했고, 연구소의 가족이 되었다.
지금은 이른바 ‘생활정치의 시대’다. 과거 우리 정치가 체제와 이념, 권력 중심으로 일관해왔다면 지금의 생활정치는 개개인의 생활을 개선하고, 삶의 질이 보장되는데 지향점을 둔다.
우리 강동구에서도 올해 3월부터 서울에서는 처음으로 ‘친환경 농산물 학교급식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폐식용유로 친환경 연료인 바이오디젤을 만들어 구청 차량에 활용한다든지, 어르신들을 위한 老-老상담센터를 비롯해 전국 최초로 각 주민센터 내에 열린 보건소인 건강100세 상담센터를 운영하는 등 생활밀착형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지방정치는 예산과 조직의 운용에 있어 중앙의 간섭과 통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지방의회의 자치입법권 또한 한계가 많아 일선에서 생활정치를 구현하는데는 많은 제약요인이 따른다.
따라서 이러한 낡은 관행에서 벗어나 진정한 지방자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지방선거의 정당 공천제도에 대한 개혁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지방자치단체별 재정여건이 주민 삶의 질에 차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국세를 지방세로 전환해 지방세 세목을 확대해야 한다. 우리 강동구의 예를 보더라도 의존재원의 비율이 50%를 넘고, 재정자립도는 48.97%에 그치고 있다. 특히 국내․외 경기침체에 따른 부동산세 가격 하락으로 인해 올해 약 112억원의 재산세 수입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지자체와 매칭펀드 방식의 정부 국고보조사업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구비 분담률은 2005년 6.9%에서 2009년에는 10.8%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이는 각 지자체와 교육경비 보조금의 격차, 자녀 출산장려정책에 대한 예산 차이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부가가치세의 일정비율(10~20%)를 지방에 이양하는 지방소비세를 신설하고, 소득액의 일정비율을 독립과세하고 상속과 증여에 따른 소득을 포함하는 지방소득세 도입 방안을 장기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환경개선부담금을 지방세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지역주민들의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행정적 권한을 대폭 이양하고 기능을 분담해야 한다. 특히 기초자치단체장에게는 권한이 없는 도시기본계획에 대한 권한을 이양하여 주민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지역여건에 맞는 세부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서울시나 광역시에서는 이를 종합하여 도시관리종합계획을 수립하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서 정하고 있는 주택건축사업 기본계획을 구청장이 수립해 서울시에서 승인절차를 밟도록 개선이 요구된다.
인력운영에 있어서도 자치조직권이 확대되야 한다. 2007년부터 전면 실시하고 있는 총액인건비제는, 행정서비스가 기업의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인건비만을 가지고 조직의 효율성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 총액인건비 10~20% 정도의 융통성을 부여하고 증원에 대한 책임도 지자체가 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지역의 난제를 함께 풀어갈 수 있는 주민과의 소통과 시민단체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다양한 의견이나 정책제시가 생활정치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시민단체의 역량을 강화하고 소통의 장을 마련하여 지방정치 문화를 새롭게 개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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