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금리인상 등 유동성 회수 제안
21일 국책경제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유동성 회수 전략인 ‘출구전략’을 제시했다. 조기 금리인상, 중소기업지원 축소, 주택담보대출 제한, 증세 등 다양한 방안이 포함됐다.
경기를 ‘관망’해 오던 정부가 최근 “경기회복속도가 빠르다”는 언급을 내놓는 등 시각을 바꾸고 있어 KDI의 보고서가 정부의 유동성 회수작업에 불을 지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서민과 중소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경기회복 속도를 늦출 수 있어 반발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은행의 도덕적 해이를 막아라 = KDI는 국내은행들이 해외에서 돈을 빌릴 때 정부에서 보증해 주던 비상대책을 철회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은행채 등 위험채권을 한국은행이 환매조건부채권(RP)대상에 포함시켰던 조치도 빨리 원상태로 돌리라고 요구했다. 채권시장안정기금 역시 축소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동철 KDI 선임연구위원은 “금융불안에 따른 각종 비상조치들이 장기간 지속되면 금융기관의 방만한 경영을 확산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 지원을 줄여라 = 세수 확보를 위해 중소기업에 대한 과도한 지원을 축소할 것을 KDI는 권고했다. 13개 부처에 걸쳐 163개 사업에 난립돼 있는 각종 중소기업 지원사업을 축소시켜 과감히 시장경쟁에 노출시키라는 주문이다.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전액 만기연장조치 등 한계기업에 대한 일시적인 지원책 역시 정상화의 도마위에 올랐다. 중소기업 대출을 촉진시킨 패스트 트랙 프로그램과 한국은행의 총액한도대출 한도확대조치도 자원배분을 왜곡한다며 조기철회를 요구했다.
◆서민부담도 불가피 = 대규모 공공사업에 대한 타당성 검증 강화 뿐만 아니라 추가경정예산으로 지원하고 있는 각종 일자리와 복지사업도 내년까지 연장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과세․감면제를 전면적으로 정비하고 에너지 다소비 품목 등에 대한 세율을 올리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가급적 조기에 금리를 올려 버블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KDI는 또 가계들의 부채증가세를 꺾기 위해 총부채상환(DTI)비율 규제를 전국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모든 헤지펀드 정보공개 의무화 = KDI는 감독체계 개편을 주문했다. 역내외의 모든 헤지펀드가 감독기관에 반드시 등록하고 정보를 공개토록 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는 점에 방점을 찍었다. 신용파생상품 장외거래에 대한 거래등록제도 제안했다. 특히 은행 등 대형금융사의 자기자본거래를 엄격하게 감독하고 국내외 감독기관간 공고한 협조체계도 강조했다.
외환관리를 위해서는 통화스왑 등 외환보유고 증대효과가 있는 방안을 적극 발굴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특히 외화자산과 외화부채의 유동성 정도에 따라 외화유동성 비율을 산정하는 방식으로 외환감독체계를 개선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한편 파견근로범위를 넓히고 정규직 고용보호를 완화하는 대신 임금피크제 도입, 퇴직연금 확산, 사회안전망 확대 등을 보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위원은 “상대적으로 빠른 경기회복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우리경제가 위기이후의 정책에 대해 먼저 고민하는 것은 자연스럽다”며 “경기하강세가 마무리되고 있는 현 상황은 비상대책의 정상화 방안과 위기대응 시스템의 취약점 개선방안에 대한 논의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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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국책경제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유동성 회수 전략인 ‘출구전략’을 제시했다. 조기 금리인상, 중소기업지원 축소, 주택담보대출 제한, 증세 등 다양한 방안이 포함됐다.
경기를 ‘관망’해 오던 정부가 최근 “경기회복속도가 빠르다”는 언급을 내놓는 등 시각을 바꾸고 있어 KDI의 보고서가 정부의 유동성 회수작업에 불을 지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서민과 중소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경기회복 속도를 늦출 수 있어 반발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은행의 도덕적 해이를 막아라 = KDI는 국내은행들이 해외에서 돈을 빌릴 때 정부에서 보증해 주던 비상대책을 철회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은행채 등 위험채권을 한국은행이 환매조건부채권(RP)대상에 포함시켰던 조치도 빨리 원상태로 돌리라고 요구했다. 채권시장안정기금 역시 축소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동철 KDI 선임연구위원은 “금융불안에 따른 각종 비상조치들이 장기간 지속되면 금융기관의 방만한 경영을 확산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 지원을 줄여라 = 세수 확보를 위해 중소기업에 대한 과도한 지원을 축소할 것을 KDI는 권고했다. 13개 부처에 걸쳐 163개 사업에 난립돼 있는 각종 중소기업 지원사업을 축소시켜 과감히 시장경쟁에 노출시키라는 주문이다.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전액 만기연장조치 등 한계기업에 대한 일시적인 지원책 역시 정상화의 도마위에 올랐다. 중소기업 대출을 촉진시킨 패스트 트랙 프로그램과 한국은행의 총액한도대출 한도확대조치도 자원배분을 왜곡한다며 조기철회를 요구했다.
◆서민부담도 불가피 = 대규모 공공사업에 대한 타당성 검증 강화 뿐만 아니라 추가경정예산으로 지원하고 있는 각종 일자리와 복지사업도 내년까지 연장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과세․감면제를 전면적으로 정비하고 에너지 다소비 품목 등에 대한 세율을 올리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가급적 조기에 금리를 올려 버블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KDI는 또 가계들의 부채증가세를 꺾기 위해 총부채상환(DTI)비율 규제를 전국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모든 헤지펀드 정보공개 의무화 = KDI는 감독체계 개편을 주문했다. 역내외의 모든 헤지펀드가 감독기관에 반드시 등록하고 정보를 공개토록 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는 점에 방점을 찍었다. 신용파생상품 장외거래에 대한 거래등록제도 제안했다. 특히 은행 등 대형금융사의 자기자본거래를 엄격하게 감독하고 국내외 감독기관간 공고한 협조체계도 강조했다.
외환관리를 위해서는 통화스왑 등 외환보유고 증대효과가 있는 방안을 적극 발굴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특히 외화자산과 외화부채의 유동성 정도에 따라 외화유동성 비율을 산정하는 방식으로 외환감독체계를 개선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한편 파견근로범위를 넓히고 정규직 고용보호를 완화하는 대신 임금피크제 도입, 퇴직연금 확산, 사회안전망 확대 등을 보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위원은 “상대적으로 빠른 경기회복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우리경제가 위기이후의 정책에 대해 먼저 고민하는 것은 자연스럽다”며 “경기하강세가 마무리되고 있는 현 상황은 비상대책의 정상화 방안과 위기대응 시스템의 취약점 개선방안에 대한 논의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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