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지역 ‘포스트 두바이’ 뜬다

지역내일 2009-07-01
아부다비·도하, 건설시장 신천지로 부상
국내 건설사 신규공사 수주 위한 경쟁 치열

올초만 해도 유가 하락으로 인해 대형공사 취소와 수주 물량 감소로 몸살을 앓던 중동지역 건설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두바이가 중동 건설시장을 주도했으나 최근에는 아랍에미레이트(UAE) 수도인 아부다비와 인접한 국가 카타르가 ‘포스트 두바이’로 나서고 있다. 두바이 발주가 줄면서 아부다비의 공사가 늘었고, 유가가 안정되자 카타르도 대형공사 발주를 준비하고 있다.
건설사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현대건설의 경우 두바이 지사를 조만간 아부다비로 옮기기로 했다. 거품이 낀 두바이에서는 일감이 줄고 있지만 아부다비 지역 공사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아부다비에서만 40억달러 이상의 사업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아부다비, 신규사업 물꼬 터져 = 중동의 산유국들은 지난해 터진 미국발 금융위기와 세계 경기 침체, 유가 하락 등으로 인해 대형공사 발주를 연기했다. 사업자를 정해 놓고도 사업 자체를 취소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국내 업체들의 수주도 크게 줄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한국기업의 중동기업 수주는 77억6269만달러로 지난해 131억2945만달러의 59% 수준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연초 배럴당 30달러선까지 추락했던 유가가 최근 60 ~70달러선을 유지하면서 숨죽이던 ‘오일 자본’이 기지개를 피고 있다.
두바이의 경우 개발사업이 포화된 반면 카타르와 아부다비에는 개발바람이 불고 있다. 가스와 석유화학 제철 등 중화학공업을 위해 도로와 원자력발전소 등 기반 시설 투자에 나섰고, 해수담수화 등 대형 공사도 진행중이다. 플랜트 공사 외에도 아부다비 공항 인근의 물류단지와 복합쇼핑몰 등 사업도 추진중이다. 이중 아부다비 육상 오일 운영회사(ADCO)가 발주 준비를 하고 있는 쿠사휘라 유전개발 프로젝트(30억달러 예상)에 국내 업체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카타르의 경우 지난해 발주가 연기된 가스탈황·탈산시설 플랜트 공사(10억달러 예상)가 발주될 예정이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이 각각 해외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전에 나설 예정이다. 빠르면 올해말 또는 내년초에는 바르잔 가스 플랜트(30억달러 예상)와 글로벌 석유기업인 엑손모빌의 천연가스액화정제시설(GTL) 공사(300억달러 예상) 등이 잇따라 발주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두바이의 경우 대형사업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주택 및 빌딩의 과잉공급 지적을 받았지만 아부다비와 카타르는 두바이를 반면교사 삼아 신중한 모습이다. 두바이가 투자유치를 통해 개발사업에 나선것과 달리 아부다비와 카타르는 보유한 자본만큼 투자 및 개발을 하고 있다. 특히 아부다비는 3000억달러가 넘는 현금을 보유한 채 각종 공사 발주를 하고 있어 국내 업체들이 선호하고 있다.

◆하청업체 중동 진출 이어져 = 하청업체들의 아부다비, 카타르 진출도 크게 늘었다. 이는 대형건설사까 따낸 공사가 전문성을 가진 국내 중견, 중소 건설사의 하청수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국내 건설사가 통째로 사업을 수주한 경우 기술력이 좋은 국내 중소기업들에게 중동진출 문을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중소기업들은 해외 현장에서 벡텔이나 쉘 등 다국적 기업의 기술을 배우는 경험도 얻게 된다.
현대건설이 사업중인 카타르 라스라판 발전·담수 복합발전소 공사와 비료공장 건설 현장에는 국내 업체인 한국콘탭(냉난방 공조)과 대경엔지니어(기계설비)가 참여중이다. 금호건설이 공사중인 아부다비 공항 관제탑 공사에는 국보디자인이 실내인터리어를 진행중이다. 이들 업체들은 올해 처음으로 중동에 진출했다.
대명계전 대명지이씨 동방ENG 동아지질 동진기술 미동이엔씨 삼보이엔씨 세일이앤씨 세종기업 아이더블유 아키필 우림플랜트 유창플랜트 창운 한미파슨스 효동건설 등 수많은 중소업체들이 현대건설 현대중공업 대우건설 금호산업 삼성물산 두산중공업 GS건설 등의 파트너로서 중동에서 활약중이다.
이혜주 현대건설 두바이 지사장은 “국내 중소업체들은 높은 기술력을 갖고 있어도 해외 대형공사에 참여하는 비중이 낮았다”면서 “대형건설사들이 중동 현장에서 높은 점수를 받음에 따라 국내 중소업체들의 중동 진출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업체간 출혈경쟁 우려 = 국내 건설시장만 보더라도 주택시장 침체로 인해 건설사들이 토목에 집중하고, 국내 경기침체를 이유로 해외 수주에 매달리면서 해외시장에서의 국내업체간 출혈 경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동지역의 가스 및 정유 플랜트 등 대형 프로젝트에서 국내 업체들의 경쟁은 원가 수주로 이어지고 있다. 사막 한복판 모래 먼지 속에 큰 공사를 마무리해도 남는 것 하나 없는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업체간 과당 경쟁은 적정 공사가격보다 20~30% 낮은 가격의 수주로 이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일부는 경쟁사보다 50% 낮은 금액을 제시하는 경우도 있다.
과거와 달리 중동지역 발주처에서는 느긋하게 출혈경쟁을 즐기며 공기 단축, 품질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자칫 외화를 퍼줄 수 있는 상황이다.
중동지역 법인장을 지낸 한 건설업체 임원은 “과거 중동 석유자본은 돈만 가지고 있었으나 이들의 2세는 해외 유학파들로 돈과 머리를 모두 갖고 있다”며 “과거 저가 수주와 달리 앞으로는 기술력과 신뢰도를 무기로 사업을 수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두바이·아부다비·도하=오승완 기자 osw@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