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중기대출 뒷전 주택담보대출 열중

지역내일 2009-08-20
1~7월 증가분 2200억 대 3조7천억 … 삼성연 “가계부채 위험수위”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금융시장이 위기에서 벗어나자 국내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보다 주택담보대출 늘리기에 치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은행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로 외화유동성 경색에 시달릴 때 정부와 맺은 대외채무 지금보증 양해각서(MOU)에 명시된 중소기업 대출목표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올해 상반기 경제가 작년 동기대비 -3.4%로 역성장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이 7.5%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자칫 카드버블 사태 재연 등 중장기적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은행권, 위험 큰 중기대출 꺼려 =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18개 은행의 7월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438조8000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22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은행권 중소기업 대출 순증 규모는 1~5월 매달 2조~3조원대를 유지했으나 6월에는 1조1000억원으로 급감했다. 중기대출자산의 매각이나 상각을 고려한 실질대출 규모도 상반기 내내 2조원~4조원대에 달했지만 7월엔 1조원으로 뚝 떨어졌다.
반면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순증 규모는 1월~5월 사이 2조2000억~3조3000억원 수준을 유지하다가 6월 3조8000억원, 7월 3조7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 들어 7월 말까지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16조3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주택담보대출은 22조5000억원이나 급증했다.
외환 SC제일은행은 작년 11월 정부와 체결한 대외채무지급보증 MOU에 담긴 중소기업 지원 목표치를 충족하지 못했지만 7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늘었다. 하나은행은 MOU 기준을 달성했지만 7월 들어 중기대출 잔액은 줄이고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늘렸다.

◆“금융권 사회적 책임 방기” 비판 =
경제사정이 조금 나아지면서 은행들이 중기대출보다 주택담보대출에 더 신경을 쓰는 것은 경영수익을 늘리기 위해서다. 지난 2분기 대부분 흑자를 기록하며 작년 4분기, 올 1분기의 부진을 털어낸 은행들은 하반기 경영 목표를 자산건전성 강화와 수익 극대화에 두고 있다. 중기대출은 빌려준 돈을 떼이거나 연체될 우려가 큰 반면 주택담보대출은 안전자산인 부동산을 담도로 잡고 있어 이런 우려가 작아 은행들로선 수지가 맞는 영업이다.
하지만 경제의 혈액인 금융이 생산적 분야로 자금배분을 해주어야 한다는 점에서 은행들의 이같은 대출자산 운용에는 사회적 책임을 무시한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더구나 올 상반기 경제성장률 회복세가 정부의 재정지출과 세제지원 등에 크게 의존했고 하반기 이후 경제 향방이 민간부문의 자생력 회복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수출과 내수를 담당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적정한 자금지원은 여전히 중요한 요소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의 최근 증가세는 가계신용을 무너뜨려 또다른 부실을 낳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급증하는 가계부채가 은행권에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9일 보고서에서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늘고 있다”면서 “최근 주택담보대출 증가세와 비슷한 정도로 가계부채가 증가하면 올해 말에는 가계신용위험이 2003년 카드버블 붕괴사태 때와 맞먹는 수준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가계대출에 쏠린 자금 가운데 일부는 중소기업 대출로 유도해야 한다”며 선제적 대응을 주문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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