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현 칼럼]DJ를 새롭게 계승하는 길(윤장현)

지역내일 2009-09-03
DJ를 새롭게 계승하는 길
윤장현 (아시아인권위원회 이사)

아무런 일도 없었던 듯 남도의 들녘은 초가을에 접어들고 있다. 소외와 한의 땅이라 여기며 한반도의 마이너리티 지역인 전라도 사람들의 회한과 희망의 상징이었던 김대중 선생을 보내고 우리는 다시 일상의 삶으로 돌아와 있다.
독재의 억압 속에서 함께 핍박받고 그 정점에 서 있었던 김대중 선생을 보며 분노하고 같이 울었고, 민주화의 투쟁과정에서 그와 더불어 저항하고 계엄군의 총칼 앞에서도 김대중을 석방하라고 목숨 걸고 싸웠으며 민주화를 이루어냈을 때 함께 자랑스러워했던 그들이었다.
네번째 도전 끝에 대통령에 당선되자 맺힌 한 풀렸으니 더 이상 바랄 것도 없다며 성공한 대통령만 되어주시라고 속 깊은 마음의 응원을 보냈던 그들이 국장을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상황은 결코 간단치 않다.
독립운동을 했던 집안이 억압 속에서 제대로 사회진출을 못했듯이 DJ와 더불어 민주화의 투쟁으로 지난한 세월을 보내느라 민생을 위한 지역 경영의 시스템은 충분히 작동되지 못했다. 그래서 미래를 위한 참여와 창조의 구심력을 만들어내지 못한 지역으로 머물러 있다.

동종교배의 악순환 이어져
거목 아래서는 다른 나무가 제대로 자랄 수 없듯이 미래를 준비해야 될 인물군은 파편화된 채 대안의 리더를 세우지 못하고 있다. 거목이 뽑혀진 자리는 가늠하기 쉽지 않은 커다란 웅덩이만 파여서 이를 메워가는 일이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전라도 사람들은 DJ와 지역을 뛰어넘어 한국사회의 미래를 당당하게 준비해야 될 엄숙한 전환점에 서 있다. 덧셈과 뺄셈의 논리만으로 모자람을 채워주라는 투정으로 한국사회의 걱정거리로 머물러서는 안될 일이다. 억압과 소외 속에서도 민주화의 대장정을 당당하게 이루어 냈던 광주정신을 역사의 값진 유산으로 삼아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미래의 가치를 다시 세워나가는 일이 DJ의 정치적 가치를 계승하는 일일 것이다.
불행하게도 호남은 정치적으로는 잡종교배로 우수한 인재를 잉태시키지 못하고 동종교배의 악순환을 이어왔었고 DJ 직할통치 하에서 벌어진 호남정치의 또 다른 부끄러운 그늘이 지금까지 짙게 드리워져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최근 민주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업을 잇겠다며 당사에 사진을 걸었다. 적자논쟁이 점입가경이라는 보도도 나온다. 그분들의 진정성과 치열성은 당연히 귀감으로 삼고 그분들이 이루고자 했던 정치철학과 국정의 비전은 계승해야 되겠지만 민생을 최우선으로 생활정치를 펼치는 미래를 준비하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 과거완료형에 머무른다면 호남은 물론 대한민국이 불행해질 수 밖에 없다.
국정 전반에 대한 야당으로써의 당당하고 효율적인 역할과 수권정당으로써 믿음직한 변화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와 더불어 간과해서는 안될 중요한 과제가 있다. 바로 민주당이 경영하고 있는 지역에서 차별성 있는 미래의 비전을 펼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역정치에서부터 가장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의사결정과정과 주민을 섬기고 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내지 못한다면 모든 주장은 허구일 수 있고 능력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낼 뿐이다. 행여 정부의 예산지원을 탓한다면 판을 잘못 읽고 있는 것이다.
꿈과 희망과 감동을 줄 수 있는 것은 앞서 가신 분들이 보여주었던 진정성과 치열성이다. 새로운 시작을 위한 기회를 주고 두 분은 떠나셨다. 계승에 머무는 순간 역사는 정지해 있다. 국민들은 미래로 향한 새로운 변화를 갈구하고 있다.
DJ의 정치철학과 가치를 승화시키고 생활 속에서 내밀화시키는 진정한 계승 발전을 이루어 내야하며, 아울러 큰 그늘은 걷어내고 미래를 향한 새로운 정치개혁을 이루어 내야 할 엄정한 시점이다.

미래 준비하는 정당 되어야
호남은 DJ를 자유롭게 해주었지만, DJ는 호남을 자유롭게 해주지 못한 채 역사의 인물이 되었다. 이제 대한민국의 모든 정치세력들은 호남인들의 자유로운 선택 앞에 진정성을 가지고 새로운 미래의 판단을 구할 때이다.
호남의 정치적 판단과 선택은 늘 한국사회의 정치적 지형에 심대한 영향을 끼쳤다. 미래를 향한 호남의 시대정신 또한 호남인의 몫이다.
김대중 선생님을 떠나보낸 호남에선 분명히 변화를 향한 새로운 시대정신이 잉태되고 있으리라 확신한다, 정치하신 분들이 두려워해야 할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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