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공교육의 진화(심재웅 2009.08.25)

지역내일 2009-08-25
공교육의 진화
심재웅 (한국리서치 상무이사)

공교육이 진화하고 있다. 그 동안 무섭게 팽창하는 사교육의 위세에 눌려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표류하던 공교육이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한국교원총연합회가 오랫동안 반대해오던 교원평가제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교육당국은 교과목별로 이동수업을 실시하는 시범학교를 선정하여 지원하고 앞으로 이를 확대하기로 했다. 많은 학교에서는 사교육 부담을 줄이기 위하여 자율학습을 실시하고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대학에서도 점수위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종래의 방식보다는 지원자의 잠재력과 인성, 학교활동 등을 종합하여 평가하는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하고, 점차 이를 확대하려는 추세이다.
학부모와 학생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불만의 대상이었던 공교육에 새로운 변화의 기운이 도는 것은 반가운 현상이다. 사실 그 동안 공교육은 사회적으로도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는 교과과정, 학생들 한 명 한 명에게 필요한 교육적 환경을 제공하지 못하는 교실현장, 정치적 갈등과 이념의 갈등에 과도하게 노출된 교원단체의 역할, 시간이 갈수록 새로운 교수방법을 연구하기 보다는 기존의 틀에 안주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일부 교사들.
이런 현상들 때문에 그 동안 많은 학부모들이 공교육을 염려스럽고 따가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던 것이 현실이다.
공교육이 이처럼 많은 문제를 안고 점차 위축되는 동안 학부모에게 많은 부담을 주는 사교육 시장은 나날이 커져갔다. 우리 나라가 OECD 국가 중에서 사교육비 지출이 가장 큰 나라라는 달갑지 않은 소식도 들려온다.

교총의 교원평가제 수용
사교육을 억제하기 위하여 그 동안 입시제도도 여러 차례 바뀌었지만 백약이 무효인 듯 싶었다. 수능의 비중을 강화하면 수능을 대비한 사교육이 생기고, 내신을 강화하면 내신을 챙겨주는 사교육이 번성하고, 논술을 도입하면 논술을 가르쳐 주는 사교육이 출현했다.
사교육과 공교육의 이러한 현실을 어떤 이는 ‘정글’과 ‘동물원’이라고 비유한다. 사교육은 치열한 생존경쟁과 주변 환경의 변화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여 좋든 싫든 경쟁력을 갖추었다는 것이다. 반면, 공교육은 학교라는 제도적 울타리 안에서 안주하고 외부 환경의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내부적으로도 변화와 발전이 정지되어 더 이상 진화를 하지 못하는 상태라는 것이다.
이런 공교육이 최근 들어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소식은 반가운 일이다. 과도한 사교육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도 있었다. 정치적으로도 사교육비 경감과 공교육 정상화는 언제나 단골메뉴였다. 공교육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따가운 시선도 커다란 부담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공교육 현장의 교사들이 스스로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한 것이 출발점이라고 본다. 한국교총이 최근에 교원평가제를 수용하기로 결정한 것도 더 이상 이러한 변화를 이런 저런 구실과 논리로 외면할 수는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터이다.
공교육의 변화는 반가운 현상이다. 그러나 공교육이 단지 사교육을 대체하는 수단이어서는 곤란하다. 사교육은 문제풀이와 점수 높이기와 같은 단기적 성과에 승부를 건다. 반면 공교육은 학생들의 적성을 개발하고 교과목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여 숨어 있는 잠재력을 살리는 것에 더 큰 비중을 두어야 한다.

학교에서 진로상담 서비스를
공교육이 변해야 할 부분은 또 있다. 그 동안 입시제도가 여러 차례 바뀌고 각 대학이 다양한 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진학할 대학과 전공을 선택해야 할 입장에 있는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은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다양한 전형방식 중에서 어느 것을 선택하고 어떻게 준비하여야 할지 막막한 경우가 많다.
일선학교에 각 대학의 입시전형에 대한 자료를 비치하고 진로상담을 전담으로 하는 교사를 배치해 학생과 학부모가 언제나 쉽고 편리하게 진로에 대한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공교육에서 제공해야 한다. 앞으로 대학입시에 입시사정관제가 확대될 경우, 이러한 진로상담과 맞춤형 진학지도의 필요성은 더 커진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