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지역내일 2009-09-14
위싱턴 정치 불신, 위험수위

미국민들의 워싱턴 정치불신이 위험수위에 도달하고 있다. 워싱턴 정치인들은 미국민들을 위해 일하고 있다고 외치고 있으나 미국민들은 “미안하지만 우리는 당신들을 더 이상 믿지 않는다”고 일축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미 의회에 대한 미국민 여론은 지지 26%(CBS뉴스), 28%(AP통신)로 추락했다. 반면 불신율은 58%(CBS), 69%(AP)까지 치솟아 있다.
12일 워싱턴 한복판에 있는 내셔널 몰에는 수만명이 모여 오랫만에 보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대공황 이후 최악이라는 경기침체와 오바마 새 행정부 출범으로 몸을 낮춰온 보수단체들이 주관한 대규모 집회와 시위가 열린 것이다.
“오바마 케어(오바마 대통령의 의료개혁안)를 케네디와 함께 묻어버리자.” “사회주의 정책을 막아내고 미국식을 되찾자.” 이날 워싱턴집회에서 터져나온 구호나 신호는 백악관과 의회 다수당을 동시에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 정책을 성토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납세자 대행진’으로 명명된 이번 워싱턴 집회는 딕 아미 전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가 이끄는 보수단체가 주관했고 일부 현역 보수파 공화당 상·하원 의원들이 연설자로 나서 흡사 반민주당, 친 공화당 집회로 보일 정도였고, 2010년 의회 중간선거, 나아가 2012년 대선을 겨냥해 보수진영, 공화당이 손잡고 본격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관측을 낳았다.
그러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공화당 의원들이 좋아할 일은 아직 없어 보인다고 미 정치 분석가들은 일침을 가하고 있다. 실제 이번 워싱턴 집회에 참석한 일반 시민들은 거의 이구동성으로 “현재의 공화당은 민주당과 똑같다”고 비난했다. 보수언론인들도 “공화당 전국위원회가 이번 대회를 주관했다면 과연 5만명을 끌어모을 수 있었겠느냐”면서 공화당 지도부를 성토했다.
보수주의자들을 자처하는 사람들도 공화당 의원들을 지지하기 위해 집회에 나온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하는 모습이었다. 이들은 “현재의 공화당은 갈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며 “공화당은 작은 정부, 적자없는 균형예산, 낮은 세금, 자율경제 등 공화당 기본정책과 레이건 방식을 버렸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또 “우리는 지난 대선에서도 존 매케인을 좋아하지 않았다. 다만 언론들이 매케인을 좋아했을 뿐”이라며 지난 대선에서의 패착까지 되새기는 분위기였다.
워싱턴 정치권의 신뢰추락은 기본을 도외시하고 정략적인 정책, 당파정치에만 신경쓰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부시 공화당 행정부와 공화당 의회 지도부는 실패한 이라크 전쟁 때문에 작은 정부 대신 거대 정부, 균형 예산대신 적자예산을 선택했다가 경기침체를 초래하면서 2006년과 2008년에 의회와 백악관을 잇따라 내주었다
백악관과 의회를 탈환한 오바마 민주당 행정부와 민주당 의회지도부는 불황탈출, 개혁이란 역사적 책무를 추진하면서 당파를 초월한 초당정치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여러 방향으로부터 동시에 실망을 사고 있다.
그는 첫 비백인 대통령의 한계 때문인듯 진보진영으로부터는 생각보다는 보수적이고 과단성이 부족하다는 반발을 받고 있고, 보수진영으로부터는 미국식을 포기하고 있다고 성토당하고 있다. 무소속 유권자들로부터는 초당정치, 강력한 지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받고 있다.
민주당 의회 지도부는 한발 더 나아가 오로지 내년 중간선거에서의 승리를 위해 당파적인 정략에만 신경 쓰고 있을 뿐이라는 볼멘소리를 듣고 있다.
그 결과 오바마 행정부와 민주당 의회가 출범한 지 8개월이 지난 현재 수조달러를 쏟아부어 미국경제의 추가 추락은 모면했으나 아직도 미국민들의 체감 경기는 형편없다는 불만과 불안감을 초래하고 있다.
8월에 9.7%까지 치솟은 미국실업률은 올 연말 10%에 도달할 것으로 보이고 올 상반기 150만채를 기록한 차압주택들은 올 하반기에도 230만가구가 추가될 것으로 경고되고 있다.
워싱턴 정치권이 미국경제 살리기, 미국민 생활 개선을 위한 초당정치를 외면하고 당리당략에 따른 당파 정치에만 매달린다면 오바마 대통령을 탄생시켰던 변화와 개혁의 물결이나 1994년 공화당 의회시대를 열었던 ‘미국과의 계약’ 같은 바람은 재연되지 못할 것이라는 적색경고장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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