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그네틱스에 공권력 투입 파문

사측, 용역업체 동원 밀어붙여

지역내일 2001-08-09 (수정 2001-08-11 오후 1:03:04)
공장이전을 놓고 노·사갈등이 심각한 양상으로 치닫던 한국시그네틱스(대표이사 양수제·서울 강서구 염창동)에 9일 새벽 공권력이 투입됐다.
회사는 경찰이 지켜보는 가운데 용역경비와 구사대 250여명을 동원, 숙식농성 중이던 여성 근로자 50여명을 강제로 공장 밖으로 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임산부(임신 5개월) 김꽃잎(여·30)씨가 하혈해 병원으로 실려 가는 등 20여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시그네틱스노조(위원장 정혜경)와 상급단체인 전국금속산업연맹은 즉각 이에 반발, ‘공장재탈환 투쟁’을 조직했다.
공장 밖에 끌려나온 직후부터 정문을 봉쇄하고 시위를 벌이던 이들은 대오가 300여명으로 불어나자 이날 오후 공장진입을 시도했다.
그러나 공장 안으로 들어가는데 성공했던 시위대를, 경찰들이 공장 밖으로 내몰면서 진입투쟁은 20여분만에 실패로 끝났다. 그 뒤 시위대는 정문 근처에서 경찰들에 둘러싸인 채 집회를 계속하고 있어 극단적인 물리적 충돌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근로자 짓밟고 장비 이전 = 회사 쪽은 올해 안에 염창동 공장이 매각됨에 따라 장비를 경기도 안산에 신축한 공장으로 옮기려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노조원들이 안산공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노조 쪽은 ‘안산공장으로 가는 것은 결국 정리해고 되는 길’로 보고 있다.
정혜경 위원장은 “회사 쪽은 안산공장 관련 투자계획이 전혀 없었다”며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반도체 업종의 특성상 투자계획이 없다는 것은 언제든지 공장을 폐쇄하겠다는 뜻과 같아, 정리해고의 사전단계로 여길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또 “98년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법원에 제출한 자구계획서를 보면 ‘2001년말까지 염창동 공장 매각, 설비 및 기계장치 중 사용가능 장비는 파주공장으로 이전’이라고 나와 있다”면서 “장비를 안산으로 빼돌려 그곳에서 일하라고 하는 것은 당초 계획과는 무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한국시그네틱스 박재훈 상무는 “파주공장에는 염창동 장비가 옮겨갈 여유공간이 없어 안산공장으로 장비를 옮기려 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박 상무는 또 “더구나 공장이전 건은 ‘경영권’에 속한 분야여서 노조가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다”며 “지난달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조정회의에서도 장비이전을 일단 하고,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을 노사협의하라고 했었다”고 설명했다.
서울남부지원도 7월말 회사 쪽이 제출한 ‘업무방해금지가처분신청’을 받아들여, 장비이전을 막고 나선 노조 쪽의 활동에 제동을 걸었다.
그러나 노조 쪽의 입장은 완강하다. 지난달 23일부터 전면파업 중인 노조는 ‘자신들을 짓밟지 않는한 장비이전은 안된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40대 중반이라고 밝힌 한 남자 조합원은 이와 관련 “98년 회사는 파주공장을 짓느라 빚더미에 올라앉았고, 마침 IMF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워크아웃에 들어갔다”면서 “당시 우리는 회사를 살리려고 2년간 임금동결, 상여금 300% 반납 등 뼈를 깎는 고통분담을 했고, 겨우 살려놨더니 이제와서 무조건 안산으로 가라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다른 노조원은 “사용자들은 경영이 어려울 때는 고통분담해 달라고 하다가, 조금 숨통이 트이니까 경영에는 상관하지 말라고 한다”며 “고용보장 요구를 이렇게 무참하게 짓밟을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회사 쪽은 노조의 교섭 요구를 ‘장비이전 뒤 보자’며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어 노·사간 갈등이 심화되고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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