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한 자격증보다 결국은 영업마인드!

채용시즌 맞은 증권가 - 인사담당자가 말하는 증권맨

지역내일 2009-09-30 (수정 2009-09-30 오후 12:49:41)
증권가가 채용시즌을 맞았다. 대우·미래에셋·한화증권 등은 이미 서류접수를 마치고 본격적인 전형과정에 들어갔고, 다른 증권사들도 채용공고를 준비하고 있다.
채용규모는 지난해보다 2배까지 늘어난 곳도 많다. 금융위기의 힘든 터널을 지나온 후 인력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취업시즌을 맞은 대학생들이 관심을 둘 수밖에 없는 분야인 셈이다.

쭓“인재상을 보면 증권사 취업의 정답은 이미 나와 있다.” = 증권사들은 어떤 사람을 원할까. 증권사 채용담당자들은 구직자들에게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인재상부터 살필 것을 권했다. 회사별로 대동소이한 인재상이 결국 ‘영업마인드’에 대한 증권업계의 공통적인 요구를 함축하고 있다는 말이다.
증권사별 인재상을 모아보면 공교롭게도 ‘창의’ ‘도전’ ‘열정’ 등의 단어가 부지기수다. △대우증권은 창의·도전·전문성·고객지향·명예 △동양종금증권은 열정·창의·도전 △신한금융투자는 신뢰·전문성·창의·열정 △한국증권은 열정·도전정신·전문역량·변화주도다.
동양종금증권 인사팀의 박영훈 차장은 “창의, 도전, 열정을 업계 용어로 번역하면 결국 ‘영업마인드’”라고 말했다. 이는 대부분의 직원들이 여러 직군을 순환하며 지점 영업을 한 번 이상 거치는 이유와도 일맥상통한다.
한국증권의 김태훈 인사팀 차장은 “사람 대하는 일을 해 본 사람, 비전을 가지고 실적을 추구해 본 사람, ‘헝그리 정신’이 있는 지원자들이 면접 생존률도 높다”고 말했다.

쭓”최종합격자 중 자격증 소지자는 절반뿐“= 금융관련 자격증의 필요성에 대한 채용 담당자들의 인식은 생각보다 높지 않았다. 오히려 전형 후반으로 갈수록 지원자의 영업마인드가 당락에 큰 영향을 준다는 반응이었다.
자격증이 증권분야에 대한 지원자의 관심을 어필하는 효과 이상은 기대하지 말라는 것.
한국증권의 다른 인사담당자는 평균적으로 “최종 합격하는 지원자 중 자격증 미소지자가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격증으로 일단 ‘성의’ 표현에 성공하더라도 이 두 가지가 부족한 지원자들은 몇 마디만 나눠보면 밑천이 바닥난다”고 말했다.
오히려 관련 동아리 활동이나 인턴, 투자대회 경력 등 관련 경험을 앞세운 경우가 신선했다는 반응이다.
굳이 취득한다면 부문별로 맞춰서 준비하는 게 낫다. 신한금융투자 인사팀의 명석웅 팀장은 “영업직이라면 투자상담사, 리서치라면 분석사, 자산운용이라면 자산운용사 등 목표를 세분화해 맞춤식으로 자격증을 준비하는 게 더 설득력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선 이재걸 기자

증권사 취업성공기 1
“면접보는 회사 보고서는 꼭 읽고 들어가세요”
안하영 한화증권 애널리스트 (2007년 12월 입사·서강대)

취업한 지 1년 9개월 된 안하영 애널리스트는 막 RA(Research Assistant·리서치 어시스턴트)를 뗀 새내기 애널리스트다. “제가 시장에 내놓은 첫 보고서 종목이 그날 좀 떨어지기는 했지만 나중에 상한가도 가고 그랬다”면서 수줍은 듯 웃는 안 애널리스트. 일하는 맛이 느껴진다.
그가 꼽은 증권사 취업 성공전략은 두 가지. 금융시사지식, 그리고 면접 전 철저한 사전준비.
일단 한국은행 금요수업을 강력 추천했다. 정작 그는 대학생 때는 몰랐다가 리서치 센터 선배의 추천으로 취업 후 6개월간은 꼬박꼬박 수업을 들었다. 듣고 나서 느낀 점? 취업 전에 들었더라면 면접에서 몇 마디 말이라도 더 보탤 수 있었으리라는 아쉬움이다!
애널리스트를 지원했다면 면접 전 자신이 지원한 증권사의 리서치 센터 보고서를 읽는 것이 필수다. 보통 2번 이상의 면접을 보는데 모두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들이 면접관으로 들어온다. 두 번째 면접에는 리서치센터장이 심사를 한다.
“지원한 회사의 리서치 보고서를 읽고 주로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돼요.”
물론 애널리스트들이 대부분 근무시간이 길고, 노동강도가 센 직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기본 체력은 물론 끈기와 인내력은 기본이다. 안 애널리스트는 “리서치 센터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다양한 기업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증권사 취업성공기 2
“학생펀드 운용경험이 자격증 빈자리 채웠죠”
김우일 신한금융투자 상품개발팀 (2009년 1월 입사·KAIST)

“자격증, 토익점수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김우일씨는 지난해 신한금융투자에 입사, 파생결합상품을 만드는 부서(FICC)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는 공학도 출신인데다 취업을 앞두고 시험 일정을 놓쳐 금융 관련 자격증을 딸 기회가 없었다.
그럼에도 증권사 취업에 성공한 것은 금융 분야에서 적성을 찾은 덕이 컸다.
애초 IT벤처 창업이 꿈이었던 김씨는 병역특례로 일하던 한 벤처기업에서 회의를 느끼고 진로를 본격적으로 고민했다. 마침 복학 후에 개설된 공학도 대상의 경영 수업을 듣고 재무관리를 배우면서 적성을 발견했다.
“공학도 결국은 수학이라 금융과 통하는 부분이 많더군요. 수리적인 감각과 논리적인 사고력만 있다면 해 볼만 하다고 느꼈죠.”
그는 내친 김에 금융동아리에 가입해 다른 회원들과 이론공부, 기업분석, 이슈 토론을 즐겼다. 학생들이 직접 펀드를 운용하는 프로그램에도 참여해 자산관리의 재미도 맛봤다. 이런 경험들은 자격증의 빈자리를 채우고도 남았다.
30여개 기업에 지원서를 낸 끝에 취업에 성공했다는 김씨는 “금융위기 앞에서는 간판도 소용이 없더라”며 “결국 내가 즐겼던 게 마지막까지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증권사 취업성공기 3
“인턴 경험이 곧 면접 준비”
김영기 한국투자증권 여의도지점 (2008년 12월 입사·동국대)

“현장 경험만한 자산이 없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부터 한국증권 여의도지점 영업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영기(27)씨는 졸업을 앞두고 한국증권에서 3개월간 인턴생활을 하고 취업이 확정된 경우다.
그는 인턴기간동안 매일 아침 7시 집 근처에 새로 생긴 지점으로 출근했다. 무거운 물건을 나르고 길거리 홍보에 나서는 등 힘 쓸 일이 많더란다. 미숙하나마 직접 창구를 지키고 고객도 유치하는 일도 했다.
그는 인턴 근무 1달 후 본 임원진 면접에서 현장 경험의 보람을 실감했다. 한 면접관이 “100억 자산을 만들 계획을 말해보라”고 물었다. 옆 자리의 동료들은 “2~3년 안에 중국에 가서 돈을 끌어오겠다” “대기업을 공략하겠다”는 등 갖가지 거창한 대답을 내놨다. 그러나 그는 “당장은 힘들지만 지점에서 영업력을 키우면 4~5년 걸릴 것”이라고 답했다. 얼마 후 그는 최종합격 통보를 받았다.
그는 “현직 증권인들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취업의 기본인 것 같다”고 조언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증권사 취업성공기 4
“금융시사 스터디가 큰 도움”
김영웅 동양종합금융증권 글로벌IB부 (2008년 7월 입사·연세대)

김영웅씨가 IB부서에서 하는 일은 주로 기업들의 자금조달을 돕는 일이다. 기업의 자금조달팀. 사원이나 대리급을 만나면서 기업 사정을 듣기도 하면서 친분을 쌓고 있다.
그가 증권사 취업을 바라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금융의 어떤 이슈가 나와도 한 마디 정도는 할 수 있는 내공을 키우라는 것이다. 그는 금융시사 스터디를 하면서 일주일에 3번씩 발표를 했다.
“수박 겉핥기였을지 몰라도 취업 때는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증권계에서는 키코나 자본시장통합법이 가장 큰 이슈였는데 파워포인트 작업을 해서 스터디 친구들과 여러번 토론했다.
취업자의 여유일지 모르지만 IB에 대한 환상을 깼으면 하는 것이 영웅씨의 바람이다.
영웅씨는 “IB하면 IPO나 PF나 거창한 것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실무하고는 차이가 이는 것 같다”면서 “마음고생을 많이 하되 그만큼의 대가를 받아가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가장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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