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속 주택시장 과열’ 공통점
호주가 6일 세계 주요 20국(G20) 가운데 가장 먼저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경기부양을 위해 그동안 시중에 공급했던 유동성을 거둬들이겠다는 것으로 출구전략에 착수한 것이다.
지난 9월 G20 정상회의에서 출구전략 시기상조론이 선언됐지만 호주 중앙은행은 독자적 판단에 따라 시장의 예상보다 한달 정도 빠르게 금리인상에 나섰다. 글로벌 차원의 출구전략이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는 신호탄이다.
◆ “한은 입장에 숨통 트일 것” = 호주의 금리인상은 일찌감치 연내 인상 가능성을 내비친 한국은행의 향후 행보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호주가 금리인상의 주요 배경으로 부동산 과열 가능성을 꼽은 점이 한은의 경기인식과 비슷한 맥락이라 더 주목을 받고 있다.
호주 중앙은행은 저금리로 최근 6개월간 주택가격이 눈에 띄게 상승했고 모기지대출도 확대됐다고 분석하면서 “이제는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책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갈 때”라고 밝혔다. 호주는 올 들어 물가, 실업률, 대출증가율 등이 뚜렷하게 상승하거나 개선되지 않았는 데도 주택가격만은 1~8월 중 7.9%나 올랐다.
낮은 금리로 시중자금이 부동산으로 쏠리면서 자산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자 거품 형성을 막기 위해 선제적 금리인상으로 대응한 것이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그간 여러차례 주택담보대출 급증세와 주택가격 상승 현상에 경고성 발언을 되풀이했다. 지난 달 금통위 직후에는 “주식과 부동산쪽에 경제논리로 설명하기 어려운 거품이 발생하고 있는 지를 살펴야 한다”면서 “지금은 금리를 일부 인상해도 여전히 금융완화 상태라고 판단할 수 있다”고 해 조기에 정책금리를 인상할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그는 “통화정책의 최종 판단과 결정은 결국 한은의 몫이고 국제공조도 마찬가지”란 말까지 했다.
이런 가운데 나온 호주의 금리인상은 연내 금리인상에 무게를 두고 있는 한은의 입장을 강화시켜 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손 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그동안 G20에서 금리를 올린 나라가 한 곳도 없고 정부도 G20 공조를 거론하며 금리인상에 부정적이라 한은이 상당한 부담을 가졌을 것”이라며 “이제는 금리인상 논의가 활발해져 한은의 입장에 상당히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3분기 성장 플러스면 연내 인상 가능성” = 한은 내부에서도 조기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발언들이 부쩍 잦아지고 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향후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으로 내년 더블딥 가능성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는 데, 이 경우 금리가 어느 정도 오른 상태에 가 있어야 금리인하를 정책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간부는 “금리인상 시기를 놓고 견해가 엇갈리고 있지만 과거와 달리 이제는 경기사이클이 짧아졌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앙은행이 경기회복을 확인한 뒤에 금리인상에 나서면 ‘뒷북치기’에 그쳐 효과를 기대할 수 없으므로 미리 대응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손 욱 교수는 이와 관련 “금리인상은 선제적이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기준금리가 올라 금융시장을 움직이고 그 영향이 소비자, 기업을 거쳐 경제성장률이나 인플레이션에 닿는 데 평균 1년 가량의 시간이 걸리는 만큼 금리인상은 1년 뒤의 금융상황, 경제상황을 조절하는 수단이니 사전조치로 단행되어야 한다는 게 손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금통위가 금리를 올릴만큼 내년 경기회복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판단을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에 대해 “올 3분기 성장률이 전기대비 1% 이상이 되면 2개 분기 연속 1% 성장이 이뤄지는 것이라 경기회복이 본격화한다는 논리가 서게 된다”며 “이 경우 한은은 연내 금리인상을 단행하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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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가 6일 세계 주요 20국(G20) 가운데 가장 먼저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경기부양을 위해 그동안 시중에 공급했던 유동성을 거둬들이겠다는 것으로 출구전략에 착수한 것이다.
지난 9월 G20 정상회의에서 출구전략 시기상조론이 선언됐지만 호주 중앙은행은 독자적 판단에 따라 시장의 예상보다 한달 정도 빠르게 금리인상에 나섰다. 글로벌 차원의 출구전략이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는 신호탄이다.
◆ “한은 입장에 숨통 트일 것” = 호주의 금리인상은 일찌감치 연내 인상 가능성을 내비친 한국은행의 향후 행보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호주가 금리인상의 주요 배경으로 부동산 과열 가능성을 꼽은 점이 한은의 경기인식과 비슷한 맥락이라 더 주목을 받고 있다.
호주 중앙은행은 저금리로 최근 6개월간 주택가격이 눈에 띄게 상승했고 모기지대출도 확대됐다고 분석하면서 “이제는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책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갈 때”라고 밝혔다. 호주는 올 들어 물가, 실업률, 대출증가율 등이 뚜렷하게 상승하거나 개선되지 않았는 데도 주택가격만은 1~8월 중 7.9%나 올랐다.
낮은 금리로 시중자금이 부동산으로 쏠리면서 자산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자 거품 형성을 막기 위해 선제적 금리인상으로 대응한 것이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그간 여러차례 주택담보대출 급증세와 주택가격 상승 현상에 경고성 발언을 되풀이했다. 지난 달 금통위 직후에는 “주식과 부동산쪽에 경제논리로 설명하기 어려운 거품이 발생하고 있는 지를 살펴야 한다”면서 “지금은 금리를 일부 인상해도 여전히 금융완화 상태라고 판단할 수 있다”고 해 조기에 정책금리를 인상할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그는 “통화정책의 최종 판단과 결정은 결국 한은의 몫이고 국제공조도 마찬가지”란 말까지 했다.
이런 가운데 나온 호주의 금리인상은 연내 금리인상에 무게를 두고 있는 한은의 입장을 강화시켜 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손 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그동안 G20에서 금리를 올린 나라가 한 곳도 없고 정부도 G20 공조를 거론하며 금리인상에 부정적이라 한은이 상당한 부담을 가졌을 것”이라며 “이제는 금리인상 논의가 활발해져 한은의 입장에 상당히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3분기 성장 플러스면 연내 인상 가능성” = 한은 내부에서도 조기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발언들이 부쩍 잦아지고 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향후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으로 내년 더블딥 가능성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는 데, 이 경우 금리가 어느 정도 오른 상태에 가 있어야 금리인하를 정책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간부는 “금리인상 시기를 놓고 견해가 엇갈리고 있지만 과거와 달리 이제는 경기사이클이 짧아졌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앙은행이 경기회복을 확인한 뒤에 금리인상에 나서면 ‘뒷북치기’에 그쳐 효과를 기대할 수 없으므로 미리 대응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손 욱 교수는 이와 관련 “금리인상은 선제적이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기준금리가 올라 금융시장을 움직이고 그 영향이 소비자, 기업을 거쳐 경제성장률이나 인플레이션에 닿는 데 평균 1년 가량의 시간이 걸리는 만큼 금리인상은 1년 뒤의 금융상황, 경제상황을 조절하는 수단이니 사전조치로 단행되어야 한다는 게 손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금통위가 금리를 올릴만큼 내년 경기회복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판단을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에 대해 “올 3분기 성장률이 전기대비 1% 이상이 되면 2개 분기 연속 1% 성장이 이뤄지는 것이라 경기회복이 본격화한다는 논리가 서게 된다”며 “이 경우 한은은 연내 금리인상을 단행하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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