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경북르네상스 시대]낙동정맥 트레킹길로 오세요
산림자원 활용해 미래 개척 … 고산수목원 휴양림 등 자산 풍부
수도권 기업들이 ‘기업하기 좋은 도시’ 경북도로 몰려들고 있다. 2006년부터 2009년 7월까지 모두 10조3237억원의 투자유치를 약속받았으며,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한 109개 기업 가운데 94개 기업이 사업에 착수했다. 가히 경북르네상스시대라 부를 만하다.
기업과 사람이 몰려오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한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경북도는 낙동강프로젝트와 동해안 프로젝트를 가동해 황무지였던 경북 북부권과 동해안을 새로운 성장지역으로 만들었다. 경북의 문화, 그리고 강과 산을 콘텐츠로 한 문화관광기반조성사업은 미래를 내다본 성장동력사업으로 주목받는다.
경북도의 민선 4기 후반기를 맞아 그동안의 활동을 평가하고 앞으로의 발전상을 내다본다.
경북도가 산림을 자원화하고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40여년에 걸친 산림녹화사업 성공을 기반으로 산림산업의 3차산업화에 시동을 걸고 있다.
◆산림면적 전국 2위, 산림녹화 중심 = 경북도는 지리적으로 백두산에서 시작된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이 감싸고 있다.
백두대간은 우리나라의 산줄기를 1대간, 1정간, 13정맥으로 구체화된 산맥체계 중 한반도 등뼈이자 핵심 산줄기다. 백두산에서 시작, 금강산 설악산 태백산 소백산 속리산 덕유산, 지리산까지 총길이가 약 1400km다. 남한의 경우 강원도 고성군 향로봉에서 경남 산청군 지리산 천왕봉까지 684km가 6개도 32개 시군에 걸쳐 있다. 경북지역 백두대간은 봉화 영주 예천 문경 상주 김천 6개 시군 315km 구간이다.
백두대간은 대륙의 야생 동식물이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이동통로로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전체 식물종 33%인 1326종이 분포하고 이 중 109종이 한국 고유수종으로 생물종 다양성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한반도의 생태축으로 주요 명산들이 자리잡고 있고 5대강 발원지가 있는 원초적 중심지이다.
또 천연림이 많이 분포하는 대표적인 산림지대이자 산림자원의 비축기지로 농림업과 휴양관광 생태관광 등의 산업기반이기도 하다. 때문에 백두대간은 보전과 이용을 두고 상호충돌하거나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곳이다.
경북도에는 6개 시군에 4만7841ha가 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이는 백두대간 전체 보호지역 면적 18%이고 경북도 산림면적 3.5%에 해당한다.
경북도는 우리나라의 산림녹화의 중심에 서 있다. 조림을 위한 사방기술이 가장 발달했고 사방기술인력도 가장 많이 배출했다. 경북도의 사방기술은 100년을 자랑한다.
우병윤 경북도 해양환경산림국장은 “경북도을 제외하고 산림녹화 사업을 논하기 어려울 정도로 경북도는 산림녹화사업를 주도한 지역이었다”며 “경북도는 산림의 양과 질에서도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삼림청 임업통계연보에 따르면 2008년말 기준 경북도의 산림면적은 135ha로 경북도 전체면적의 70.7%에 달한다. 전국 시도 가운데 137만ha인 강원도에 버금가는 산림면적을 보유하고 있다.
경북도의 나무총량은 1억2933만㎥로 ha당 96.2㎥나 된다. 도내에는 해발 1000m 이상되는 산이 73개나 되고 100대 명산만 14개가 있다.◆연중 만원 이루는 휴양림 = 풍부하고 수려한 산림자원을 활용한 자연휴양림사업은 이제 국민휴양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경북도는 1997년 청송군 부남면 대전리 청송자연휴양림 개장을 시작으로 13개의 자연휴양림을 운영중이다.
목재생산을 목적으로 한 산림자원화정책의 방향을 바꿔 산림활용과 이용으로 접근한 첫 시도이다.
휴양림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일부 휴양림은 연중 만원에 가까울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2007년 말 개장한 구미 옥성자연휴양림은 2008년 한해동안 6만여명이 이용했다. 상주 성주봉, 칠곡 송정, 학가산 우래 등의 자연휴양림은 5만여명 안팎의 휴양객이 다녀갔다.
칠곡 송정과 구미 옥성, 군위 구수곡 등은 숙박시설 가동률이 50% 이상까지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자연휴양림은 최근 복합자연휴양시설로 거듭나고 있다. 숲속 수련장과, 트레킹 코스, 문화공연장뿐만 아니라 치유의 숲과 같은 건강증진센터도 갖추고 있다. 구미 옥성자연휴양림에는 치유의 숲이 조성돼 조만간 개장을 앞두고 있다.
한명구 경북도 산림녹지과 경관휴양담당은 “목재생산 중심의 산림자원화사업이 성공했다는 평가는 받지 못했지만 40여년만에 일궈낸 울창한 숲을 활용한 산림의 3차산업화는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명구 담당은 “앞으로 자연휴양림은 단순 숙박기능에서 벗어나 휴양과 건강증진 및 치료를 겸한 다기능 복합휴양시설로 변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도는 2010년에 팔공산과 청도 비슬산에 치유센터를 갖춘 자연휴양림을 건립하는 등 56개의 휴양림을 조성할 계획이다.
◆백두대간 프로젝트는 미래성장 동력 = 경북도에는 현재 미래성장동력산업이 될 대형 프로젝트가 준비돼 있다.
국립백두대간 고산수목원과 국립백두대간 테라피단지, 그리고 낙동정맥 트레킹로드 조성 등의 프로젝트가 바로 그 것.
경북 봉화군 춘양면 일원에 들어서는 ‘고산수목원’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동안 조성되는 국가 프로젝트사업이다. 도는 국비 2300억원을 지원받아, 5000ha규모에 기후변화지표식물원 식물종자저장소 백두대간생태박물관 등을 세울 계획이다.
경북도와 산림청은 수목원 예정지를 지정 고시하고 기본계획과 설계 등을 거쳐 늦어도 2011년 1월에는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백두대간 테라피 조성사업도 현재 속도를 내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의료보건목적의 산림휴양수요 증가에 따라 규제와 소외의 산물인 백두대간의 풍부한 산림과 자연환경을 활용해 국민건강증진 터전으로 만들어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추진됐다.
영주시 봉현면과 예천군 상리면 옥녀봉 일대에 2009년부터 2014년까지 3500ha로 조성된다. 전액 국비사업으로 3266억원이 투입되며 산림테라피 연구원과 인증원, 산림치유양성센터, 숲보건의료센터, 요양의 숲, 치유자원개발원등이 들어선다.
경북도는 2009년 20억원을 확보해 기본계획을 짜고 있으며 2010년에도 105억원 예산을 요청했다. 내년 상반기중 KDI의 간이예타과정을 거치면 사업이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낙동정맥 트레킹길 조성사업은 낙동정맥의 산림자원과 역사문화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숲길을 조성하고 자연친화형 산악스포츠시설과 휴양시설을 조성하는 것으로 올해 안해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2009년 착수해 2013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지선을 포함 400km의 트레킹 코스를 조성하는 것으로 약 2000억원이 들어갈 전망이다.
이 트레킹길은 봉화의 청옥산 자연휴양림에서 검마산, 영양, 청송 등을 거쳐 포항 내연산 보경사까지 남북으로 이어진다. 경북도는 이미 브랜드화된 제주 올레, 제주오름트레킹, 지리산길 등과 같이 경북의 새로운 브랜드로 부상시킬 계획이다.
은종봉 경북도 산림녹지과장은 “경북도와 산림청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고산수목원, 테라피단지, 낙동정맥 트레킹로드조성 등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공약과 지난해 광역경제권 선도사업에 포함돼 한층 더 탄력을 받아 추진되고 있다”고 자신했다. 은 과장은 “산림자원은 이제 휴양과 건강증진이라는 산림 3차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지금 경북도는 그 전환점을 마련하는 계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휴식에서 건강증진까지
치유기능 갖춘 구미 옥성자연휴양림
경북 구미시 옥성면 주아리에는 경북도가 자랑하는 자연휴양림이 있다.
속칭 ‘형제봉’ 산중턱에 자리잡은 옥성자연휴양림은 지난 2007년 11월 개장한 신설 휴양림이지만 연간 6만여명이 이용할 정도로 인기다. 산업도시 구미에 자리잡고 있어 접근성과 휴양수요가 많은데다 다양한 숲체험 코스와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서다.
특히 이 곳에는 경북도에서 시범 추진한 ‘치유의 숲’이 내년 1월 개장될 예정이어서 관심을 끈다. 2006년 8월 산림문화휴양에 관한 법률 제정으로 치유관련 시설에 대한 예산지원 근거가 마련된 이후 경북도가 처음 시도한 사업이다.
옥성휴양림내 5.3ha에 18억원을 들여 지었다. 내부 비품과 장비 등이 들어가면 바로 완공된다. 숲을 이용한 휴양활동을 발전시켜 일상에 지친 현대인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공간으로 기존 자연휴양림과 연계해 새로운 복합휴양시설로 선보인다.
‘옥성 치유의 숲’에는 방문자 센터, 테라피캐빈, 명상의 숲 등이 들어서 있다. 방문자센터에는 아로마향 등을 활용한 족욕시설, 음이온 체험, 스트레스 진단, 체지방 분석기, 안마기 등이 비치돼 있다.
테라피캐빈도 2인용 4동, 4인용 2동 등 모두 6동이 있다. 치유의 숲에 있는 모든 건물은 친환경 재료를 사용했다. 방문자센터 등의 벽과 바닥은 순수황토벽돌과 황토로 건축했으며 벽 등 내부 마감자재도 편백나무로 마감했다.
장지욱 구미시 산림경영과 계장은 “단순 휴양기능에 건강증진과 명상 등의 복합휴양공간으로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구미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기고]‘자연환경 맞춤형’ 관광프로그램 필요
이주희 대구대 교수
우리나라의 산림휴양 정책은 1988년부터 조성된 자연휴양림 제도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으며 연간 약 763만 명이 이용하는 자연휴양림은 명실상부하게 산림휴양 정책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산림휴양 정책은 소득의 증가, 주 5일 근무제에 따른 여가시간의 증가 및 ‘참살이 붐’ 등 친자연적 생활을 지향하는 생활패턴의 변화로 인해 증대된 국민적 수요에 적극적으로 부응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전체 면적의 70%가 산림인 경북도 북부지역은 자연환경과 더불어 이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적 사회·문화적 관광·휴양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백두대간을 둘러싼 경북 북부지역의 개발과 보존을 두고 상호갈등이 벌어지고 있지만 지방정부와 지역민의 입장에서는 관광개발이 낙후된 산촌지역발전을 위한 하나의 대안으로 인식되고 있다.
경북 북부지역의 생태관광을 활성화하고 효과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자연·문화·사회적 배경이 지역별로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자연환경에 맞는 맞춤형 관광개발 프로그램이 요구된다.
이러한 관광개발을 통해 산촌을 포함한 해당 지역개발, 소득증대, 지역문화의 정체성 확립과 홍보라는 효과와 함께 자연생태계의 중요성을 교육할 수 있는 좋은 학습장이 될 것이다. 환경 친화적 관광의 발전은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정신적으로 해당 지역사회를 강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한 산림은 일상에 지친 현대인의 고민을 풀어가는 새로운 건강증진 및 질병치유의 장소로 부각되고 있다.
일본은 2004년부터 산림 테라피 연구를 본격화했고 독일은 1840년께 높은 산악지대에서 천천히 걸으면서 요양하는 기후요법(Klimatherapie)을 시작으로 산간마을 단위로 수십 개의 자연건강 요양지를 조성·운영하고 있다. 독일은 특히 산림치유에 의한 휴양 활동을 국민건강보험으로 적극 지원하고 있다.
모든 선진사례의 벤치마킹이 그렇듯이 무조건적인 모방이 아닌 우리나라의 고유한 사회·문화적 자연·환경적 특성에 맞도록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며 보다 심층적인 연구와 접근이 필요하다.
경북의 백두대간을 산림치유의 메카로 만들기 위해서는 산림이 지닌 건강증진 및 질병 치유의 효능을 검증해 산림치유를 하나의 근거중심의학(Evidence Based Medicine)으로 자리 잡도록 과학적인 기작을 밝히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인력양성 및 법과 제도 정비는 그다음 과제다.
국책사업의 유치와 건립도 중요하지만 유지와 관리운영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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