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공기업부채 2012년 302조”
향후 4년간 39조 국가부담 … “국회 통제 벗어난 ‘그림자 예산’ 심각”
MB정부 5년, 공기업 부채 폭증 예고
한국전력 등 주요 공기업의 부채가 급증하면서 국가재정에 심각한 위협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김성식(한나라당) 의원은 12일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 자료에서 한국전력을 비롯 10대 사업성 공기업의 부채는 2008년 말 157조원으로 2007년에 비해 37조원 증가한 데 이어 2012년에는 30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10대 공기업의 부채총액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181조원, 연평균 36조원이 늘어나는 것이다.
이는 이명박정부 출범 첫해인 2008년 157조원에서 불과 5년 동안 92.4%가 늘어나는 것이다. 이 기간 동안 이들 공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이자부담만 총 45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최근 통합 발족한 토지주택공사의 부채가 2012년 전체 부채액 302조원의 절반이 넘는 160조원(53%)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김 의원은 전망했다.이처럼 주요 공기업의 부채가 급증하는 이유는 대규모 국책사업에 따른 것으로 토지주택공사의 경우 보금자리주택과 경제자유구역 사업 등에 투여되는 재원의 대부분이 차입을 통해서 이뤄질 전망이다.
수자원공사의 경우 4대강 사업과 경인운하 등의 사업으로 이 기간 동안 1조 9000억원의 부채규모가 14조 7000억원으로 7배 넘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공기업의 수익성 하락도 심각한 문제다.
통합 이전의 토지공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공기업 수익성이 매년 하락하고 있다. 주택공사는 임대사업의 매출원가율이 100%를 넘어 매출이 늘어날수록 손실이 커지는 상황을 맞고 있다.
김 의원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에 대한 12일 국감에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할 예정이다. 김 의원은 공기업 예산이 국가채무로 산정되지 않지만 실질적인 국가채무의 성격을 띠고 있는데도 국회의 예산통제권 밖에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 12일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국회의 통제를 받는 일반예산과 달리 공기업 예산은 통제권 밖에 있는 ‘그림자 예산’으로 IMF 등 국제기구도 한국의 공기업 부채를 주목하고 있다”며 “공기업의 부채비율 상한을 규제하거나, 국가재정운용계획에 포함시켜 관리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금융위기 당시 각종 파생상품 등 당국의 규제를 받지 않는 이른바 ‘그림자 뱅크’가 심각한 문제로 드러났다”며 “공기업에 대한 정부와 국회의 적절한 통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김 의원은 공기업 부채가 국가채무와 무관한 것이라는 정부의 주장에 대해서도 지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18조 7000억원이 공기업에 지원됐다는 점에서 국가재정과 동떨어 진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국가지원규모가 2009~2012년에는 39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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