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의 예언, ''더블딥''
"출구전략을 쓰면 재정이 어려워져서 디플레이션이 되고, 정치적 압력으로 출구전략을 안쓰면 인플레이션으로 문제가 생긴다. 출구전략을 쓰거나 안쓰거나 더블딥은 불가피할 거다."
''닥터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같은 비관론자들의 말이 아니다. 강만수 대통령경제특보가 13일 전경련 초청을 받아 행한 강연에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기사를 인용하며 한 말이다. 이렇게 하든 저렇게 하든, 더블딥이란 외통수에서 빠져나올 길이 없다는 얘기다. 그의 전망은 ''더블딥''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는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 등의 전망과는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강 특보의 ''비관론''은 자신이 재정부장관 시절에 ''고환율 정책'', ''재정경기부양'' 정책을 편 당위성을 강조하는 과정에 나왔다. 때문에 어찌 보면, 큰 비중을 주지 않아도 될 전망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간단히 ''강만수 자화자찬''의 산물 정도로 치부할 허튼 전망만도 아니다.
요즘 뉴욕이나 런던에서는 ''더블딥''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아니,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다고 해야 보다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재정 효과''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예로 중고차를 새차로 바꿀 때 재정지원을 해주던 미국 프로그램이 8월에 끝나자, 9월부터 다시 실업률이 급증하고 소비가 마이너스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오는 11월 중산층-서민에 대한 주택지원이 끝나면 또다시 주택경기가 급랭하고 특히 상업용부동산 거품 파열이 가속화하면서 제2 금융위기가 도래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뿐이 아니다. ''하이퍼인플레이션(초인플레)''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오바마 미정부가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약한 달러''를 용인하면서 이런 우려가 급속히 커지고 있다. ''약한 달러'' 정책이 당장은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고, 재정적자 원리금 상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반대급부가 있게 마련이다. 그것은 바로 인플레다. 달러가 휴지값이 되면 수입물가가 급등할 것이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미국에선 급등하는 물가에 대한 미국민들의 불만이 빠르게 높아가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런 악순환이 미국내 문제로 그치지 않으리라는 데 있다. 미국은 소비가 GDP의 70%를 차지하는 나라다. 인플레가 발생하면 내수가 치명타를 입는다. 그러면 한국 등 세계각국이 후폭풍에 휘말려들게 된다. 아무리 미국경제가 쇠락기를 맞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까지 미국은 세계 GDP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엄연한 세계최대 경제강국이자 소비시장이기 때문이다.
짐 로저스는 상품투자의 귀재다. ''헤지펀드 제왕'' 조지 소로스와 함께 퀀텀펀드를 만들어 투기적 공세로 세계시장을 유린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하이퍼인플레이션'' 도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그는 최근 뉴욕에서 강연을 통해 "다음에 거품이 터질 곳은 미국 국채시장"이라며 미국채를 팔고 상품에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그는 "어떤 상품시장도 향후 10~20년 동안 공급이 충분히 유지될 수는 없는 마늠 상품 붐은 끝나지 않을 것이고, 수년 동안 강세도 계속될 것"이라며 "금값이 달러화 가치 급락과 향후 높은 인플레 상승률 등을 감안할 때 온스당 2300달러를 넘어서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또 "농산물 재고는 수십년 만에 최저수준"이라며 "예컨대 최근 설탕값이 28년 반 만에 최고치로 급등했지만 앞으로 10년간은 더 상승할 것"이라고 농산물값 폭등을 예견했고, 국제유가에 대해서도 배럴당 150~2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요약컨대 멀지 않은 미래에 범세계적 규모의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발발할 것이란 예언이었다. 그의 주장은 자신이 배팅한 상품의 수익률을 극도로 끌어 올리려는 ''아나운서 효과''를 노린 과장화법인 측면도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그와 비슷하게 향후 세계경제의 대혼란을 전망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런 충격이 발발한다면 세계경제는 다시 더블딥에 빠져들 것이다. 그것도 리먼브러더스 사태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큰 충격에 빠져들 게 분명하다.
그럴 때 문제는 우리나라다. 원유는 한 방울도 안 남고, 식량자립률은 20%대 초반에 불과하며, 수출 빼고는 먹고살 길이 없는 우리에게 ''하이퍼인플레이션'' 도래란 대재앙일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나라는 부동산, 주식 등에 자산거품이 잔뜩 끼어있는 나라다. 미국발 금융위기 과정에 부동산거품 등을 많이 뺀 다른 나라들보다 상황이 더 나쁘다. 거품이 격렬한 형태로 터진다면 통제불능의 상태로 빠져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국가생존 전략 차원의 대응이 시급한 시점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런 노력도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거품을 경고하던 한은마저 최근엔 금리동결을 상당기간 끌고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래서 더 걱정이다.
박태견(<뷰스앤뉴스> 편집국장)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뷰스앤뉴스>파이낸셜타임스>
"출구전략을 쓰면 재정이 어려워져서 디플레이션이 되고, 정치적 압력으로 출구전략을 안쓰면 인플레이션으로 문제가 생긴다. 출구전략을 쓰거나 안쓰거나 더블딥은 불가피할 거다."
''닥터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같은 비관론자들의 말이 아니다. 강만수 대통령경제특보가 13일 전경련 초청을 받아 행한 강연에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기사를 인용하며 한 말이다. 이렇게 하든 저렇게 하든, 더블딥이란 외통수에서 빠져나올 길이 없다는 얘기다. 그의 전망은 ''더블딥''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는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 등의 전망과는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강 특보의 ''비관론''은 자신이 재정부장관 시절에 ''고환율 정책'', ''재정경기부양'' 정책을 편 당위성을 강조하는 과정에 나왔다. 때문에 어찌 보면, 큰 비중을 주지 않아도 될 전망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간단히 ''강만수 자화자찬''의 산물 정도로 치부할 허튼 전망만도 아니다.
요즘 뉴욕이나 런던에서는 ''더블딥''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아니,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다고 해야 보다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재정 효과''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예로 중고차를 새차로 바꿀 때 재정지원을 해주던 미국 프로그램이 8월에 끝나자, 9월부터 다시 실업률이 급증하고 소비가 마이너스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오는 11월 중산층-서민에 대한 주택지원이 끝나면 또다시 주택경기가 급랭하고 특히 상업용부동산 거품 파열이 가속화하면서 제2 금융위기가 도래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뿐이 아니다. ''하이퍼인플레이션(초인플레)''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오바마 미정부가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약한 달러''를 용인하면서 이런 우려가 급속히 커지고 있다. ''약한 달러'' 정책이 당장은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고, 재정적자 원리금 상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반대급부가 있게 마련이다. 그것은 바로 인플레다. 달러가 휴지값이 되면 수입물가가 급등할 것이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미국에선 급등하는 물가에 대한 미국민들의 불만이 빠르게 높아가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런 악순환이 미국내 문제로 그치지 않으리라는 데 있다. 미국은 소비가 GDP의 70%를 차지하는 나라다. 인플레가 발생하면 내수가 치명타를 입는다. 그러면 한국 등 세계각국이 후폭풍에 휘말려들게 된다. 아무리 미국경제가 쇠락기를 맞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까지 미국은 세계 GDP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엄연한 세계최대 경제강국이자 소비시장이기 때문이다.
짐 로저스는 상품투자의 귀재다. ''헤지펀드 제왕'' 조지 소로스와 함께 퀀텀펀드를 만들어 투기적 공세로 세계시장을 유린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하이퍼인플레이션'' 도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그는 최근 뉴욕에서 강연을 통해 "다음에 거품이 터질 곳은 미국 국채시장"이라며 미국채를 팔고 상품에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그는 "어떤 상품시장도 향후 10~20년 동안 공급이 충분히 유지될 수는 없는 마늠 상품 붐은 끝나지 않을 것이고, 수년 동안 강세도 계속될 것"이라며 "금값이 달러화 가치 급락과 향후 높은 인플레 상승률 등을 감안할 때 온스당 2300달러를 넘어서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또 "농산물 재고는 수십년 만에 최저수준"이라며 "예컨대 최근 설탕값이 28년 반 만에 최고치로 급등했지만 앞으로 10년간은 더 상승할 것"이라고 농산물값 폭등을 예견했고, 국제유가에 대해서도 배럴당 150~2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요약컨대 멀지 않은 미래에 범세계적 규모의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발발할 것이란 예언이었다. 그의 주장은 자신이 배팅한 상품의 수익률을 극도로 끌어 올리려는 ''아나운서 효과''를 노린 과장화법인 측면도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그와 비슷하게 향후 세계경제의 대혼란을 전망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런 충격이 발발한다면 세계경제는 다시 더블딥에 빠져들 것이다. 그것도 리먼브러더스 사태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큰 충격에 빠져들 게 분명하다.
그럴 때 문제는 우리나라다. 원유는 한 방울도 안 남고, 식량자립률은 20%대 초반에 불과하며, 수출 빼고는 먹고살 길이 없는 우리에게 ''하이퍼인플레이션'' 도래란 대재앙일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나라는 부동산, 주식 등에 자산거품이 잔뜩 끼어있는 나라다. 미국발 금융위기 과정에 부동산거품 등을 많이 뺀 다른 나라들보다 상황이 더 나쁘다. 거품이 격렬한 형태로 터진다면 통제불능의 상태로 빠져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국가생존 전략 차원의 대응이 시급한 시점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런 노력도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거품을 경고하던 한은마저 최근엔 금리동결을 상당기간 끌고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래서 더 걱정이다.
박태견(<뷰스앤뉴스> 편집국장)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뷰스앤뉴스>파이낸셜타임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