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내 이웃을 위한 기부

지역내일 2009-10-14
내 이웃을 위한 기부
전대환 (대구참여연대 공동대표 구미 안디옥교회 목사)

목사와 신부와 랍비가 길을 가다가 금화를 한 주머니 주워서, 사이좋게 셋이 똑같이 나누었다. 모두 성직자인지라, 공돈이 생겼으니 헌금을 바치는 것은 당연한 일.
목사가 먼저 나서서 땅에 동그라미를 하나 그리고는 금화를 공중으로 던졌다. 원 안으로 떨어지는 것은 하나님께, 원 밖으로 떨어지는 것은 자기가 가지겠다는 것.
그 다음, 신부는 땅에다가 직선을 하나 그어 놓고는 금화를 공중으로 던졌다. 한 쪽으로 떨어지는 것은 자기 것이고, 다른 쪽으로 떨어지는 것은 하나님의 것으로 하겠다는 것.
마지막으로 랍비가 금화를 던졌다. 그는 땅에 아무것도 그리지 않은 채 금화들을 그냥 공중으로 던졌다. 그러면서 “하나님이 계시는 하늘로 날아가는 것은 하나님의 것이고, 내가 사는 땅으로 떨어지는 것은 내 것으로 하겠다”는 것이었다.
성직자들뿐 아니라 종교인들에게는 ‘헌금을 얼마나 해야 하나’ 하는 것이 언제나 고민거리다. 꼭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요즘은 어딘가 뜻 있는 곳에 자기 수입의 일부를 기부하지 않으면 사회적 신분에 걸맞지 않은 것 같아 찜찜하다.
그러면 우리 수입 가운데 어느 정도를 이웃을 위한 예산으로 책정하는 것이 좋을까. 성경에서는 자기 수입의 10분의 1로 하라고 권고한다. 이것이 십일조다. 고대 이스라엘에서 십일조는 신성불가침의 율법이었다.
그런데 그들도 이 법을 썩 잘 지킨 것 같지는 않다. 예언자들이 수시로 백성들에게 호통을 치는 것이 그 반증이다.

사회취약계층에 눈을 돌려야
“사람이 하나님의 것을 훔치면 되겠느냐? 그런데도 너희는 나의 것을 훔치고서도 ‘우리가 주님의 무엇을 훔쳤습니까?’ 하고 되묻는구나. 십일조와 헌물이 바로 그것이 아니냐!”(말라기서 3:8).
그러면 십일조는 어디다가 어떻게 써야 하는가. 성경의 답은 이렇다. “당신들의 모든 소출에서 열의 하나를 따로 떼어서, 그것을 레위 사람과 외국 사람과 고아와 과부에게 나누어 주고, 그들이 당신들이 사는 성 안에서 마음껏 먹게 하십시오”(신명기 26:12).
모세의 말인데, 그 당시 모세의 말은 곧 하나님의 법이었다. 우리 식으로 말하자면 십시일반(十匙一飯)이다. 성경은 ‘너희 가운데서 가난한 사람이 없게 하라’고 누차 강조한다. 그러니까 십일조는 사회 취약계층의 생존을 위하여 일반 시민이 내는 복지헌금인 셈이다.
십일조의 혜택을 받아야 하는 ‘레위 사람과 외국 사람과 고아와 과부’는 지금도 우리와 함께 살고 있다.
‘레위 사람’이란 농사지을 땅 한뙈기 없이 오로지 공익을 위하여 성전 일을 하던 사람들이다. 요즘으로 치면 가난한 성직자들이나,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시민단체 또는 복지기관의 활동가들이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외국사람’이란 돈 많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아니라, 자기 나라에서 도저히 먹고 살 길이 없어서 굶어죽지 않으려고 이리저리 다니다가 이스라엘까지 흘러들어온 떠돌이들이다. 이주노동자들이다.
복지기관이 없던 그때의 ‘고아’들은 이웃들이 보살피지 않으면 살 수 없는 미성년자들이다. 지금이야 고아원이 있어서 부모 없는 아이들을 잘 보살펴주지 않느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 곁에는 부모 잘못 만나서 가난을 대물림 받지 않으면 안 되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수입 10%는 가난한 이웃에게
모세 시대에는 ‘과부’가 아이를 키우며 혼자 사는 것이 불가능했다. 21세기의 대한민국에는 남자 못지않은 수입과 유·무급 휴가를 합쳐 충분한 출산휴가를 확보하고 사는 여성들, 본인의 선택으로 혼자 사는 ‘골드미스’들도 많다. 그러나 남편이 남편 구실을 못하는 ‘생과부’도 많고, 변변한 직장 없이 혼자 생계와 출산과 육아의 짐을 져야 하는 여성들도 즐비하다.
위에서 말한 랍비의 견해처럼, 어차피 우리가 얻는 수입은 내 손 안에 있다. 그렇지만 종교인이든 아니든 적어도 자기 수입의 10% 정도는 가난한 이웃을 위해서 쓰면 어떨까. 나라에 내는 세금(稅金) 말고, 기부할 곳을 스스로 정해서 하는 헌금(獻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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