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이 1년에 한번하는 국정감사장을 텅 비웠다. 대부분 28일 실시되는 재보선 유세장으로 달려갔다. 부실국감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재보선 선거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15일. 전국 국감장은 곳곳에서 빈 자리가 발견됐다. 의원들은 서둘러 질의를 한 뒤 답변을 듣는 둥 마는 둥 하고 자리를 빠져나왔다. 그들이 간 곳은 전국 5곳에서 펼쳐지는 재보선 유세장.
이날 오후 경남 양산 중앙동 이마트 앞에서 치러진 한나라당 박희태 후보 유세장에는 정몽준 대표를 비롯 허태열 공성진 박순자 송광호 최고위원과 장광근 사무총장, 김성조 정책위의장, 주성영 조윤선 이주영 정양석 안효대 의원 등 10명을 훌쩍 넘는 의원들이 대거 출동했다. 전직 당 대표를 돕기 위한 발걸음이었다. 이들은 오후 6시가 되기 전부터 속속 모여들어 두시간 이상 유세를 함께했다.
이들 의원 가운데 상당수는 이날 국감을 사실상 포기해야했던 것으로 보인다. 유세장에서 만난 한 의원은 “오늘 국감에선 동료의원들의 양해를 얻어 질의를 먼저하고 왔다”며 “솔직히 지도부는 당연하고 나머지 의원들 상당수는 국감을 뒤로한 채 유세장으로 향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유세장에서 온 중앙당 당직자는 “국감과 재보선이 우연찮게 겹치는 바람에 의원들이 어쩔 수 없이 국감장을 자주 비우게 될 것”이라며 “국감일정을 조정하지 않 는한 어쩔 수 없다”고 항변했다.
의원들의 유세장행은 야당도 마찬가지다. 재보선 승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민주당도 의원과 보좌진에게 유세장으로 향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 국회 보좌진 후보 캠프에 파견도= 자료준비를 위해 하루를 쉰 지난 14일 민주당 의원들은 접전지역인 수원장안과 안산상록을로 달려갔다. 조를 짜 후보자와 후보배우자와 함께 경로당, 사회복지시설 등을 누볐다. 국감기간 내내 의원들의 정책질의를 준비했던 보좌진을 후보 캠프에 파견해 상주시키는 의원도 있다. 전통적 지지층인 수도권 ‘호남향우회’ 공략을 위해 재외공관 국감에 참여한 의원에게 귀국을 권유하기도 한다.
일부 의원은 국감 불참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 위해 자신 질의 때만 참석한 후 현장으로 옮기기 위해 일정조정에 애를 먹기도 한다.
이는 재보선이 국정감사 기간과 겹치면서 이미 예고된 사안이다. 특히 수도권 2곳을 포함해 호남을 제외한 각 지역에서 벌어지는 선거라서 ‘미니총선’으로 통할 만큼 당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당 관계자는 “당에서 특별히 강조하지 않아도 이번 재보선의 중요성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상임위별 현지 방문 국감이 주를 이뤄 관심도가 낮아져 부처 본부 국감이 시작되는 22~23일전 까지는 재보선 정국”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현실적 인식 뿐만 아니라 ‘국회 본연의 역할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한 중진의원은 “정국 현안을 외면할 수는 없지만 당 전체가 재보선에 집중한다는 인상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회에서 잘하면 재보선 현장에 가는 것 보다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한 초선의원은 “첫 국감이라 의욕에 넘쳐 준비했지만 재보선 현장에 안 나가 볼 수도 없는 형편”이라며 “앞으로라도 국감과 재보선 일정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솔직히 재보선 핑계로 국감을 소홀히 해 부실국감을 만드는 것은 우리 정치의 수준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엄경용 이명환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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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경남 양산 중앙동 이마트 앞에서 치러진 한나라당 박희태 후보 유세장에는 정몽준 대표를 비롯 허태열 공성진 박순자 송광호 최고위원과 장광근 사무총장, 김성조 정책위의장, 주성영 조윤선 이주영 정양석 안효대 의원 등 10명을 훌쩍 넘는 의원들이 대거 출동했다. 전직 당 대표를 돕기 위한 발걸음이었다. 이들은 오후 6시가 되기 전부터 속속 모여들어 두시간 이상 유세를 함께했다.
이들 의원 가운데 상당수는 이날 국감을 사실상 포기해야했던 것으로 보인다. 유세장에서 만난 한 의원은 “오늘 국감에선 동료의원들의 양해를 얻어 질의를 먼저하고 왔다”며 “솔직히 지도부는 당연하고 나머지 의원들 상당수는 국감을 뒤로한 채 유세장으로 향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유세장에서 온 중앙당 당직자는 “국감과 재보선이 우연찮게 겹치는 바람에 의원들이 어쩔 수 없이 국감장을 자주 비우게 될 것”이라며 “국감일정을 조정하지 않 는한 어쩔 수 없다”고 항변했다.
의원들의 유세장행은 야당도 마찬가지다. 재보선 승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민주당도 의원과 보좌진에게 유세장으로 향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 국회 보좌진 후보 캠프에 파견도= 자료준비를 위해 하루를 쉰 지난 14일 민주당 의원들은 접전지역인 수원장안과 안산상록을로 달려갔다. 조를 짜 후보자와 후보배우자와 함께 경로당, 사회복지시설 등을 누볐다. 국감기간 내내 의원들의 정책질의를 준비했던 보좌진을 후보 캠프에 파견해 상주시키는 의원도 있다. 전통적 지지층인 수도권 ‘호남향우회’ 공략을 위해 재외공관 국감에 참여한 의원에게 귀국을 권유하기도 한다.
일부 의원은 국감 불참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 위해 자신 질의 때만 참석한 후 현장으로 옮기기 위해 일정조정에 애를 먹기도 한다.
이는 재보선이 국정감사 기간과 겹치면서 이미 예고된 사안이다. 특히 수도권 2곳을 포함해 호남을 제외한 각 지역에서 벌어지는 선거라서 ‘미니총선’으로 통할 만큼 당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당 관계자는 “당에서 특별히 강조하지 않아도 이번 재보선의 중요성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상임위별 현지 방문 국감이 주를 이뤄 관심도가 낮아져 부처 본부 국감이 시작되는 22~23일전 까지는 재보선 정국”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현실적 인식 뿐만 아니라 ‘국회 본연의 역할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한 중진의원은 “정국 현안을 외면할 수는 없지만 당 전체가 재보선에 집중한다는 인상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회에서 잘하면 재보선 현장에 가는 것 보다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한 초선의원은 “첫 국감이라 의욕에 넘쳐 준비했지만 재보선 현장에 안 나가 볼 수도 없는 형편”이라며 “앞으로라도 국감과 재보선 일정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솔직히 재보선 핑계로 국감을 소홀히 해 부실국감을 만드는 것은 우리 정치의 수준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엄경용 이명환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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