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되면 모두 쫓겨난다”

지역내일 2009-09-30
“재개발되면 모두 쫓겨난다”
‘인천판 뉴타운’ 예정지마다 주민 집단반발
인천시 “보상가 노린 선동세력 있다” 일축

“1억5000만원 추가부담금을 내든지 아니면 동네를 떠나야 한다.” “앞이 막막하다. 주민들 모두 그래서 나왔다.”
인천시가 인천판 뉴타운사업인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개발 예정지 주민들이 집단 반발하며 잇따라 공청회를 무산시키고 있다. 지난달 제물포역세권 공청회가 무산된 데 이어 29일 예정된 가좌나들목 재정비촉진지구 공청회도 주민들 반대로 무산됐다.

◆“추가부담금 못내면 결국 떠나야” =
인천시는 최근 동구 동인천역과 남구 제물포역 주변, 서구 경인고속도로 나들목 가좌지구 등 3곳의 재정비촉진지구에 총 1만9618가구의 아파트를 분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1만3100가구(93.1%)가 전용면적 85㎡ 이상이다.
29일 가좌 나들목 재정비촉진지구 공청회가 예정된 인천 서구 가좌동 성린교회. 오후 3시경 1000여명이 넘는 주민들이 교회를 에워쌌다. 아파트별 동네별로 모인 이들이다. ‘재정비촉진지구 결사반대’라는 피켓과 현수막이 넘쳐났다.
주민들은 “제물포나 인천역 일대와 달리 비상대책위도 꾸려지지 않았고 며칠 전 서로 연락했을 뿐인데 이만큼 모였다”며 절박함을 호소했다. 결국 인천시청 도시재생국 관계자들은 공청회장에 입장하지 못했다.
주민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이유는 간단하다. 보상금에 비해 분양가가 너무 높다는 점이다. 교회 앞에서 만난 유 모(39)씨는 “현재 받을 수 있는 보상금은 잘 해야 1억5000만원인데 개발 후 들어설 아파트는 85㎡형이 최소 3억원이 넘는다”며 ”추가부담금을 내든지 아니면 우리 동네를 떠나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인천시 계획에 따르면 가좌지구는 분양물량 3889가구 전부가 85㎡를 초과하는 대형주택. 임대주택은 1651가구(29.8%)다.
인천시가 주민 의견을 듣지 않고 밀어붙이기를 하고 있다는 원성도 높다. 주민 최 모(44)씨는 “인천시 입장이 뭔지 시장이 주민 대표들과 직접 만나 공개 토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물포역과 인천역 주변 재개발 예정지 주민들은 이미 비상대책위원회까지 꾸리고 조직적으로 반대운동에 나서고 있다. 이 지역 주민들 역시 “결국 인천에서 쫓겨나게 될 것”이라며 “차라리 재개발을 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조효섭 제물포 주민비상대책위원장은 “주민참여가 사실상 봉쇄됐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나마 유일한 절차가 공청회. 그러나 주민들은 공청회 역시 형식적으로라도 개최만 하고 나면 다음 절차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봉쇄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조규철 인천역세권 주민비상대책위원장은 “일본 등 외국에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할 때는 주민들과 10년 이상 논의를 진행한다”며 “인천시는 무조건 ‘따라오라’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 “주민과 토론할 계획 없다” =
주민 반대에도 인천시는 도시재생사업을 그대로 추진할 뜻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시 관계자는 “높은 보상가를 노리는 일부 선동세력이 공청회를 무산시키고 있다”며 “신·구도심 격차를 메우기 위해서는 계획대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공기업이 참여해 최대한 보상금과 분양가 차이를 메울 것”이라며 “임대아파트 등을 제공하면 재정착률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과의 토론절차 역시 계획에 없다. 이 관계자는 “대표성도 확실하지 않은데다 법적인 추진절차가 명확하기 때문에 법대로 하겠다”고 말했다.
인천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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