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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내일 2009-11-09
다시찾고 싶은 경북의 가을


한가지 소원은 들어주는 소원명소 ‘팔공산 선본사 갓바위’
매년 수능시험 막바지엔 기도열기 절정 전국에서 하루 수천명 몰려

“소원성취하세요~”
경북지역에는 한가지 소원은 꼭 들어준다는 소원명소가 많다.
신비로운 전설이 전해 내려오는 기도처에서 평소 소망했던 소원이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도 하고 여행도 한다는 ‘소원여행’이라는 관광상품이 나와 인기를 끌고 있을 정도다.
경산시 팔공산 선본사 갓바위를 비롯 350년 역사를 지닌 신비한 돌로 유명한 영천시의 돌할매, 사랑하는 사람이 소원을 빌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울진군의 사랑바위(미륵바위), 조선시대 과거길로 잘 알려진 문경 새재, 은해사 거조암, 운문사 사리암 등에는 사시사철 기도객들로 북적인다.
팔공산 선본사 갓바위는 경북의 소원명소중에서 으뜸이다. 해발 850m의 고지에 자리잡고 있어 가는 길이 수행길과 같지만 정성껏 기도하면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준다는 소문이 나면서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온다. 매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임박해지면 수험생을 둔 학부모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오는 12일 대입수능을 앞둔 9일 오후 갓바위를 찾았다.
갓바위는 팔공산 동남쪽 해발 850m의 관봉 정상에 있다. ‘관봉석조여래좌상’(보물 제 431호)이 정확한 명칭이다. 불상의 머리에 갓을 쓴 듯한 넓적한 돌이 올려져 있어 갓바위로 불려지고 있다.
갓바위로 가는 길은 크게 두가지. 대구쪽과 경산쪽에서 가는 두가지 길을 가장 많이 이용한다. 이날 오른 길은 대구쪽. 경산쪽의 선본사와 약사암으로 오르는 길보다 훨씬 힘든 코스다.
팔공산자연공원 관리사무소 갓바위지구관리실에서 출발했다. 이정표엔 갓바위까지 2km로 1시간 안팎이면 도착할 수 있다는 게 갓바위지구 관리실 직원의 설명이다.
◆“팔공산 단풍구경 늦지않았어요”
평탄하고 완만한 경사의 등산로를 따라 30분 정도 오르면 관암사가 보인다.
관암사 가는 등산로 주변에는 늦가을 단풍이 아직 볼 만하다. 샛노랗거나 새빨간 단풍잎이 마지막 가을 빛을 발하고 있다. 등산로 곳곳에 늦가을 단풍을 즐기려는 쌍쌍의 연일들이 추억을 만들고 있는 모습이 정겹다. 가장 한가하다는 월요일 오후지만 등산객과 기도객들이 삼삼오오 무리지어 오르내리는 모습이 목격됐다.
관암사는 대한불교태고종판의 사찰로 신라시대 창건됐으나 조선시대 폐사됐다가 1965년 10월 복원된 사찰로 한때 갓바위를 관리하기도 했다. 목을 축일 수 있는 약수터와 화장실을 이용하기 좋다.
관암사 경내를 통과하면 가파른 돌계단길이 나온다. 수십m만 올라가도 숨소리가 거칠어지고 연신 흘러내리는 땀을 훌치느라 정신이 없을 정도다. 한참을 올라온 것 같아 쉴자리를 찾아보니 세심정이 보인다. 여기서부터 갓바위까지는 600m. 세심정에서 잠시 숨을 고른 후 끊임없이 이어진 급경사 돌계단이 이내 심장박동수를 높여 준다. 주변 경치를 볼 새도 없이 땅만 보고 올라야 하는 길이다. 세심정에서 마음을 씻어냈듯이 무념무상으로 올라가 다시 쉰 곳이 팔관정이다. 한참이나 올라왔다고 생각했는데 이정표엔 아직 500m를 더 가야한다고 표시돼 있다. 팔관정을 지나 수능철을 맞아 엿가지와 각종 차를 파는 매점에 이르니 갓바위 불경소리가 은은하게 들린다. 이제 거의 정상부근에 다다랐다는 생각에 다시 힘을 냈다.
그러나 섣불리 오르다간 위험할 정도의 절벽같은 등산로가 다시 숨을 차게 한다.
도를 닦는 수양의 길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엄마손을 잡은 어린아이부터 떡보자기와 공양미를 이고 진 수험생 부모, 지팡이에 의지해 한발 한발 내딛는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수행자처럼 보인다.
앞사람 발뒷꿈치만 보고 20여분 남짓 오르니 갓바위 부처의 근엄한 표정이 눈에 들어왔다.
◆수능시험 대박효험 팔공산 갓바위, 막바지 합격기원 열기 후끈
관봉 정상에 병풍처럼 둘러쳐진 암벽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좌불상인 갓바위 부처는 둥글고 풍만하며 탄력있어 보이는 얼굴형상을 가졌지만 눈꼬리가 약간 치켜 올라가 있어 자비로운 미소를 지닌 모습은 아니다. 오히려 근엄하게 느껴졌다.
9일 월요일 오후인데도 갓바위 부처앞 약 260㎡ 노천법당은 수백명의 인파가 좁은 공간에 서 기도에 열중하고 있다. 수험생을 둔 학부모들이 평일에는 3~4000여명이 찾고 있다고 한다. 지난 8일 일요일에는 1만여명의 인파가 몰려 좁은 노천법당을 가득 메웠다.
수능 100일을 앞둔 지난 8월초부터는 전국에서 몰려온 학부모들이 갓바위 노천법당으로 찾아와 기도하고 있다고 한다.
경북 안동에서 온 주부 권모씨(45)는 “고 3인 아들이 수능시험을 잘보게 하기 위해 불공을 드리러 왔다”면서 “모든 학부모들이 그렇겠지만 엄마로서 도리를 다하기 위한 정성을 보이기 위해힘든 산길을 올라와 기도했다”고 말했다.
대구시 동구에 사는 이모씨(여 44)도 “지난 8월부터 거의 매일 갓바위에서 불공을 드리고 있다”며 “갓바위 부처가 정성을 다해 기도하면 한가지 소원은 들어준다고 해서 오고 있다”고 말했다.
갓바위부처를 관리하는 선본사 관계자는 “매년 250만명 이상의 참배객이 갓바위를 찾고 있으며 특히 수능시험을 전후해서는 하루 수천명에서 1만명이상의 인파가 몰려 노천법당이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복잡하다”고 말했다.
선본사측은 수능시험 당일인 12일 수능시험 시간에 맞춰 법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법회에는 법열스님, 재무스님, 원산스님, 송우스님, 효운스님 등 5명의 스님이 나와 학부모들의 소원을 기원할 예정이다.

대구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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