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살리기 대구 · 부산을 1급수로]예천에서 상주, 구미, 대구까지

대구경북 하수관로 건설비용만 6조원 소요

지역내일 2009-11-20
구미 지나면 2급수로 전락 … “하수관거 예산 없어 민간투자방식으로 건설”

흔히 강을 ‘한반도의 젖줄’이라고 표현하지만 강은 젖줄이 아니라 ‘핏줄’이다. 백두대간을 비롯한 산줄기들이 한반도의 골격이라면, 강줄기는 구석구석 물을 공급해주는 핏줄이다. 낙동강의 수질이 중요한 것은 이 일대 1300만 사람들의 식수원이기 때문이다.
경북 예천군 풍양면 삼강리(三江里)는 낙동강과 내성천, 금천이 만나는 곳이다. 이 세 줄기 강의 뿌리는 모두 백두대간이다. 낙동강 본류는 백두대간 싸리재(1268m·태백시)에서, 내성천은 구룡산(1345m·봉화군)에서, 금천은 대미산(1115m·문경시)에서 발원한다.
세 강의 합수지점인 백포나루 삼강주막 옆으로는 용궁과 삼강을 잇는 큰 다리가 놓였지만 다리 아래 낙동강 물빛은 여전히 맑다. 강변 모래도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빛~’ 그대로다.
삼강리를 지난 낙동강은 상주시 사벌면 퇴강리에서 백두대간 속리산 문장대(1033m)에서 발원한 영강을 만난다. 낙동강 옆의 비옥한 충적지대 평야를 끼고 있는 상주는 낙동강 하류의 조세창고에서 한양으로 세곡을 실어나르던 뱃길의 최상류 종착지점이었다. ‘낙동강 뱃길 700리’라는 말이 생긴 것도 이 때문이다. 상주 일대 낙동강은 그래도 맑은 편이고 수질도 연평균 1급수를 유지한다.
영강은 문경 일대의 폐광지역을, 낙동강 본류는 태백과 석포, 안동을 거쳐 내려왔고, 내성천도 영주와 예천을 통과했는데 어떻게 이렇게 맑은 물빛을 유지할까? 수많은 오염원들을 거쳐왔지만 풍부한 모래톱과 습지를 지나는 동안 낙동강은 ‘자정작용’을 통해 스스로를 맑게 지켜온 것이다.

강에는 물과 함께 모래도 흐른다

낙동강 상류권인 안동 예천 상주 지역에는 이런 금빛 모래톱이 풍부하다. 강에는 강물만 흘러가는 것으로 알지만 하상의 모래도 강물과 함께 끊임없이 흘러내려간다. 강 바닥에 쌓인 모래를 지나는 동안 강물이 맑아지는 원리는 쉽게 얘기하면 수돗물을 만드는 과정과 같다. 우리가 마시는 수돗물도 다 모래로 만든다. 염소 소독을 빼면 모든 공정이 모래 여과로 이루어진다.
이렇듯 소중한 모래톱이건만 낙동강 중·상류권에는 지자체마다 모래채취 사업이 한창이다. 모래채취장이 보이는 곳을 지나면 물빛은 영락없이 시퍼렇게 멍이 들어 있다.
과도한 골재채취는 안정된 수생 수변 동식물들에게 혼란을 일으키는 생태계 교란의 주범이다. 아무리 자정능력이 뛰어난 모래라고 강물과 함께 진공흡입기로 빨아들여서 토해놓으면 머금었던 오염물질을 토해놓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물속에서 골재를 퍼올리면 강바닥에 깊은 웅덩이가 생기면서 오염된 퇴적물들이 흘러내려가지 못하고 쌓인다. 여기에 강물의 속도까지 느려지면 최악의 조건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상주를 지난 낙동강은 1·2·3·4공단으로 둘러싸인 구미로 내려온다. 구미공단 최종 방류수는 구미하수처리장을 거쳐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 2.3ppm(2007년 연평균 수질·환경부 측정자료) 수준으로 하루 289만톤 배출된다.
구미시 상수원 취수장까지 낙동강은 2008년 연평균 BOD 1ppm(강정)으로 1급수를 유지하지만 구미를 지난 뒤부터는 1.5ppm(구미), 2급수 수준으로 떨어진다. 왜관에서 1.8ppm으로 더 떨어진 수질은 대구시 취수원인 달성 지점에서는 2.3ppm으로 악화된다. 금호강(3.6ppm)을 만난 낙동강은 3.0ppm(화원나루)까지 악화된다.

대구에서만 하루 40.4톤 BOD 배출

국립환경과학원의 ‘낙동강수계 시·군별 배출부하량’ 자료에 따르면, 대구시의 BOD 배출부하량은 하루 40.4톤에 이른다. 인구나 도시 규모에서 차이가 있긴 하지만 태백시의 BOD 배출부하량이 1.2톤, 공단이 밀집해 있는 구미시가 12.3톤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부하량이다.
근래 들어 대구 금호강 수질은 상당히 개선되고 있다. 금호강 최하류 강창교 지점의 수질은 2008년 연평균 3.6ppm을 기록했다. 111ppm까지 올라갔던 80년대와 비교하면 정말 대단한 변화다.
이같은 긍정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구미와 대구를 지나면 낙동강 수질이 왜 나빠질까? 문제는 하수처리를 거치지 않고 낙동강으로 들어가는 오염된 지천들이다. 구미나 대구시의 하수처리율은 90% 이상이고 방류수질도 나쁘지 않지만 이런 수치는 공식적인 통계에 불과하다.
경주 포항 영덕 울진 등 동해안 수계를 제외하고 낙동강으로 하수를 배출하는 경북 지자체들의 하수관거 보급률은 65%, 대구광역시는 86.8% 수준이다.(2008 환경부 하수도통계)
환경부가 현재 계획하고 있는 경북도의 하수관거 연장은 8190km, 대구시는 5963km에 이른다.
비용은 얼마나 들까? ‘하수도계획시 경제성평가’(2008.11)에서 환경부는 1km당 하수관거 평균건설비용을 4억4820만원으로 계산했다. 이 단가를 대입하면 경북도는 3조6700억원, 대구시는 2조6726억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대구경북의 하수관거 건설비용만 6조3426억원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경북도 수질보전과 하수처리계 담당자는 “하수도 보급률을 1% 높이는 데 평균 1200억원이 든다”며 “68.8%인 경북도의 하수도 보급률을 100%로 높이려면 3조7000억원이란 천문학적인 예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결국 예산이 없어 민간투자 방식으로 조금씩 하수관거 시설을 늘려나가고 있다”며 “오염된 하수부터 제대로 처리해야 낙동강 살리기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백 봉화 안동 = 글·사진 전호성 남준기 최세호 기자 hsjeon@naeil.com

“낙동강사업의 핵심은 좋은 물 확보하는 것”
[인터뷰]김관용 경북도지사

-.낙동강 공사를 시작했는데 수질개선 대책은
우선 낙동강 사업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물그릇을 키우고 좋은 수질을 확보하는 것이다.
2급수를 확보하는 것이 당초 목표였는데 3년 앞당길 것으로 본다.
핵심은 처리되지 않은 폐수가 강으로 흘러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도는 2009년부터 10년 동안 7400억원을 들여 56개 하수처리장과 8개 공단폐수종말처리시설, 7개소의 가축분뇨처리설 등을 설치해 낙동강의 오염원을 근본적으로 차단한다.
도민건강과 직결되는 식수문제 해결을 위해 사업에 영향을 받는 예천풍양, 상주도남, 구미해평, 구미선산취수장은 정부와 협의하여 최적의 취수원을 마련 중이다.

-.낙동강 공사중 수질악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
공사 중 수질오염예방 매뉴얼을 만들어 현장에 적용할 것이다. 지난 10월 28일에는 수질오염의 사전예방 및 사후방제를 전담할 수질오염방제센터가 출범했다.
수량이 많은 경우에는 선박을 이용한 진공 흡입식 준설을, 수량이 적은 경우에는 가물막이, 오탁방지막을 설치하여 시공한다.
단기적으로는 탁수 등의 발생우려가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오염토양제거, 환경시설 확충으로 수생태계 여건이 향상된다. 좋은 물 비율이 2009년 75%에서 사업이 끝나는 2012년에는 85%로 개선된다.(국립환경과학원 분석결과)

-.낙동강 사업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나
경북의 낙동강 사업비는 5조4000억원으로 4대강의 32%, 낙동강 56%를 차지하는 4대강 사업의 핵심이다. 도 직접 발주공사도 전국최고인 7133억원에 달한다.
도는 지역 건설업체가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법률개정과 사업구역을 분할한다.
지역 업체가 50%이상 참여하여 2조원 이상 수주가 예상된다.
9만7000천명의 일자리 창출과 10조4800억원에 달하는 생산유발효과를 볼 것이다.

-. 경남 함안 등 낙동강 주변 주민들과 환경단체 반발이 거세다. 도민 및 범국민 공감대 형성이 필요한 것 아닌가
지난 9월 30일 4대강사업의 최대 이해관계인인 농민, 환경단체 등 지역 민간 주도로 ‘낙동강 살리기 운동본부’가 출범 ‘낙동강사업 성공기원 범도민 결의대회’를 열었다.
명품 낙동강을 탄생시킬 국책 사업의 성공적 완공을 위하여 전력을 다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도민들과 함께 힘을 모을 것이다.

-.사업 후 낙동강은 어떤 모습으로 변하나
낙동강을 따라 경북 산업지도가 바뀔 것이다. 문명의 근원인 강을 따라 경제와 문화의 미래 성장축이 형성될 것이다. 경북도에서 추진중인 ‘3대문화권사업, 낙동강 프로젝트를 연계시킬 계획이다. 21세기 문화 실크로드 녹색성장 시대의 주역으로 15개 시·군이 연결된 멀티레포츠 밸리를 형성하여 다양한 수상레저활동 기반을 마련하고 지역 상징물을 설치해 강변 트레킹, 습지탐방 등 관광자원이 조성된다.
최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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