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지역내일 2010-01-08
유해 발굴, 남북 공동으로
^올해는 6·25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이다. 동족상잔의 비극으로부터 두 세대가 흘러간 세월의 의미는 적지 않다.
^그 사이 우리는 세계 최빈국에서 선진국 클럽이라는 OECD에 가입하였고, 그 중에서도 못 사는 나라를 돕는 유엔 개발원조위원회(DAC) 회원국이 되었다. 북한도 핵무기 개발과 배타적인 독자노선으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나라가 되었으니, 한반도의 60년은 다른 나라의 그 것과 비교하기 어려운 세월이다.
^그러나 그 전쟁의 뒤처리는 너무 소홀하여, 국민의 가슴에 든 피멍울을 키웠다. 바로 국군 전사자 유해 발굴과 국군포로 문제다. 나라를 지키기 위하여 전쟁에 나가는 것은 국민의 신성한 의무다. 마찬가지로 그 전쟁의 전몰자와 전상자, 또는 포로 같은 피해자 희생에 보답하는 것은 나라의 의무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그 마땅한 의무에 너무 소홀하였다. 6·25 전사자 유해 발굴사업이 전쟁 발발 50주년인 2000년에야 겨우 시작되었으니, 이런 부끄러움이 또 있겠는가. 그나마 북한지역이나 비무장 지대는 대상으로 삼을 마음도 먹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이 2010년 신년사에서 북한지역 국군유해 발굴사업을 언급한 것은 그런 의미에서 만시지탄(晩時之歎)을 금할 수 없다. 새해 벽두 국정연설에서 “6·25 전쟁 60주년을 맞아 북한과 대화를 통해 (6·25 전쟁에서 전사한) 국군용사 유해 발굴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한 것은 너무 늦었지만,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국방부도 대통령의 언급에 부응하여 북한지역 국군 유해 발굴사업을 대북지원과 연계하여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오랜 기간 막대한 비용을 들여 북한지역 유해 발굴사업을 벌여 온 미국의 사례를 의식한 방침으로 보인다. 어떤 방법이 되었건, 현실적으로 유효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많은 성과를 올려 주기를 기대한다. 북한도 자기네 유해 발굴에 무관심할 수 없을 터이니, 서로 협조하여 함께 추진하면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 근래에 남북 정상회담에 관한 기대가 부풀고 있다. 지난해부터 물밑에서 회담 성사를 위한 접촉이 활발한 모양이고, 최근에는 최고 책임자들 입에 정상회담 이야기가 오르내리고 있다. 이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장소와 관련한 기자단 질문에 “콘텐츠가 문제”라는 말로 서울 답방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북한도 신년 공동사설을 통하여 매우 유연한 자세를 드러냈다.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격렬한 비난을 쏟아내던 종전의 태도와는 달리, 한국과 미국에 대한 비난이 한 줄도 없었다. <노동신문> <조선인민군> <청년전위> 3개 매체에 실린 신년사설은 “남조선 당국은 북남공동선언을 존중하고 북남대화와 관계개선의 길로 나와야 한다”고 강조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조선반도의 공고한 평화체제를 마련하고, 비핵화를 실현하려는 우리의 입장은 일관하다”고 밝혔다.
^2005년 중단된 미군유해 발굴사업의 재개를 원하는 미국 측 희망에 대하여, 전 유엔 주재 북한대사 김명길이 관련 청문회에서 “그것은 미국의 결정에 달렸다”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You are not forgotten."(우리는 당신을 잊지 않습니다)
^미국 합동 전쟁포로·실종자 확인사령부(JPAC)가 모토로 삼는 이 글귀에는 전사자와 전쟁포로를 지극히 존중하는 국가철학이 오롯이 깃들어 있다. ‘그들이 모두 돌아올 때까지’ 지구 끝까지 뒤져서, 유해라도 조국에 봉안하여 영웅으로 떠받들겠다는 나라가 미국이다.
^미국은 1996년부터 10년 동안 33회에 걸쳐 유해발굴단을 북한에 파견하였다. 그렇게 발굴한 유해가 124구, 북한이 발굴해 보낸 것이 208구였다. 거기에 들어간 사업비가 무려 2800만 달러였다.
^우리는 어떤가. 정부 차원의 발굴사업 착수가 겨우 2000년이었다. 10년간 국내에서 발굴한 것이 겨우 3367구에 불과하다.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이나 고위급 회담에서 말도 꺼내지 보지 못 하였다. 뒤늦게나마 대통령이 나서고, 북한이 호응할 때 60년 묵은 숙제를 깨끗하게 처리했으면 좋겠다.
( 문 창 재 논설고문 )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