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한패인가 반대패인가

지역내일 2010-01-29
한패인가 반대패인가
이국영 (성균관대 교수·정치경제학)

세종시 문제에 직접 이해관계가 없거나 큰 관심이 없는 다수 국민들은 정부·여당 내부에서 나오는 파열음에 식상하고 있다. 실업자가 400만에 육박하고 영세 자영업자의 몰락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여야 간 대립보다 더 격렬하게 보이는 여당 내의 분쟁이 대다수 국민들에게는 자기들만의 이전투구로 보일 것이다.
학계에서는 일반적으로 1987년 민주화 이후 한국의 정당정치가 별로 발전하지 못했던 원인이 정당정치의 제도화가 진전되지 못했던 탓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현재 여권 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정세가 이를 입증한다. 인터넷 백과사전을 보면 여당의 여(與)는 ‘한패’라는 뜻으로서, 여당은 ‘정부와 한패가 되는 정당’으로 뜻풀이되어 있다. 즉 여당은 정부의 입장을 옹호하거나 정부 정책을 통해 자신들의 정치이념을 구현하는 반면, 야당은 반대입장에서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거나 견제함으로써 차기 정권획득을 위한 정치투쟁을 전개한다.
여권의 치열한 투쟁을 일부 언론에서는 현존권력과 미래권력 간의 알력으로 보고 있지만, 이러한 견해는 지금부터 특정인을 차기 집권자로서 상징적으로 조작하는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있거나 민주정치의 의의를 망각하는 사유방식의 발로이다.
민주정치 시대에서는 왕조시대와는 달리 차기 대통령은 다음 선거 이전에 확정될 수 없다. 왕조시대에도 황태자나 왕세자가 폐위되는 일이 종종 있어 왔다.
비록 한 유력 정치인이 차기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더라도, 차기 집권자가 되기 위한 절차는 ‘미래권력 운운’할 정도로 간단한 일이 아니다. 아마도 현재권력의 핵심인사들은 미래권력이 아니라 과거권력의 잔영과 싸우는 기분일 것이다.

현존권력과 미래권력의 불화
여당 내의 맹렬한 계파투쟁을 두고 항간에는 분당설이 널리 퍼져 있다. 보수진영의 브레인들은 ‘보수정권 재창출 실패’를 걱정하여 분당을 우려하지만, 한국정치의 발전을 위해 한나라당의 분당이 바람직할 수 있다.
세종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투표를 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지만, 세종시 현안은 국민투표 실시 요건인 헌법에 명시된 국가안위와는 다른 문제이다. 걸핏하면 국민투표로 정치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은 정당정치의 발전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
한나라당 일부에서는 분당은 친이·친박 양대계파의 공멸을 초래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여기고 있지만, 이런 생각은 유권자를 기만하는 것일 수 있다.
정당정치가 발전하려면 정당, 특히 여당이 더욱 정당다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당은 과거와 같이 고작 유력한 대선주자의 득표조직으로서만 기능할 것이다.
비록 한나라당이 현존 최장수 정당이긴 하지만, 아직도 지역패권정당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다. 많은 당원들이 힘든 야당 10년 세월을 견디면서 당명을 지켜왔기 때문에 그 이름에 많은 애착을 가지고 있겠지만, 한나라당호 그 자체는 아무런 정치이념이나 가치 또는 비전을 표현하지 못한다는 분석도 있다.
차기 대선후보 여론조사의 선두주자는 지난 총선에서 보았듯이 당의 깃발과는 관계 없이 이미 동부지역에서 확고한 기반을 가지고 있고 충청권에서도 탄탄한 지반을 다지고 있다. 이 정도의 기세라면 지역주의 정당이라는 낙인이 찍혀 있는 한나라당 간판이 오히려 거추장스럽지 않느냐는 해석도 가능하다.
MB 정부가 비록 일자리 확대를 국정의 최고 목표로 삼고 있지만, 정책기조로 보아 실업대란을 해결하기는 힘들 것이다. MB 정부의 실패는 한나라당의 차기 대선주자에게도 악영향을 줄 것이고, 성공은 한나라당의 주류에게 좋은 기회를 줄 것이다.

완전고용비전의 보수신당
지난 총선과 같은 공천후유증이 또다시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도 재현되길 기다리는 것보다는 비주류는 신당을 추진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될 수도 있다.
신당의 명칭도 완전고용과 고도성장을 구현한 과거 공화당을 계승한다는 의미에서 ‘21세기 공화당’ ‘새천년 공화당’ 또는 유행하는 신(新)자 돌림으로 ‘공화신당’을 생각해볼 수 있다.
지역주의 정당이 아닌 고도성장과 완전고용을 비전으로 내세우는 신당은 서부지역의 상당부분도 포섭할 수 있을 것이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