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

지역내일 2010-02-11
유럽發 재정위기, 한국은 안녕한가

^세계 경제가 또 홍역을 치르고 있다.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막대한 재정을 쏟아 부은 후유증으로 재정위기라는 중병을 앓고 있다. 유럽 일부 국가에서 발병한 재정위기의 충격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올들어 중국의 긴축조치와 미국의 금융규제 강화로 한국을 비롯한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경제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올랐다.
^진원지는 그리스다. 지난해 그리스의 재정적자는 GDP의 12.7%로 유로존 국가들 평균치 6.45의 두 배나 된다. 정부부채 비율도 112%에 이른다. 국가부도위기에 몰린 것이다.
^재정적자위기는 그리스에 그치지 않는다. 남유럽의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도 그리스에 못지않게 위험수준에 이르렀다. 이른바 ‘돼지들’(PIGS)이 공통으로 겪고 있는 재앙이다. 금융위기 극복과정에서 재정을 마구 퍼부은 결과 재정이 바닥이 나 빚으로 나라살림을 꾸려온, 경기부양책이 부메랑이 되어 금융위기보다 더 무서운 재정위기의 덫에 걸린 셈이다.
^그리스 등의 부도위기를 방치할 경우 유럽 전체가 도미노처럼 무너질 것이기 때문에 비교적 형편이 좋은 독일과 프랑스 등이 ‘돼지들 구하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러나 단기간에 근본적 재정적자 해소가 쉽지 않고 경기회복 강도가 약해 긴축과 증세정책을 펴기도 어려워 위기의 전이 가능성은 높다. 미국 일본 영국 등 선진국도 재정정적가 심각한 수준이어서 국제 공조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스터 둠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미국과 일본도 재정적자 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경고했다.
^한국은 안녕한가. 정부는 “우리나라 재정은 건전하다. 문제 없다”며 자신한다. 지난해 재정적자는 GDP대비 2.3%, 구가채무는 35.6%로 유럽연합 회원국 평균(6.9%, 73%)을 훨씬 밑돌고 있으며 외환보유액과 국제수지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안심할만 하다며 낙관하고 있다.
^그러나 결코 방심하거나 안심할 수 없다.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얘기다. 외환위기 직후 93조6000억원이던 국가부채가 지난해 362조원으로 10년 사이에 4배나 늘었다. 올해엔 40조원 이상 더 늘어 407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2008년 52조원이던 국채발행액도 지난해 63.4%가 증가해서 85조원을 기록했다. 대형 국책사업과 고령화, 통일비용도 앞으로 재정약화의 복병이다. 문제는 이처럼 국가부채 증가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국가부채 증가속도는 OECD 국가 중 가장 빠르다.
^국가부채 뿐아니라 그림자 부채인 공기업부채도 눈덩이처럼 부풀고 있다. 24개 공기업부채는 2008년 177조원에 달했다. 증가세도 국가부채 뺨치게 빠르다. 공기업 부채를 포함한 국가부채는 올해말 584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GDP의 51.8%에 이르게 된다. 국민주택기금 예금보험기금 같은 공적금융기관 부채까지를 더하면 공공부문 부채는 700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GDP의 70% 가까운 규모다.
^정부는 공기업부채와 국가부채는 다르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공기업은 국가를 대신해서 국책사업을 벌인다. 손실을 입게 되면 정부가 메워주어야 한다. 엎어치나 매치자 국가부채다. 다만 국가부채로 표시되지 않고 숨겨져 있는 것이 다를 뿐이다. 정부 빚을 공기업에 떠넘기고 국가부채가 적다고 안심하라고 한다고 해서 국민이 믿지 않는다. 불신만 자초할 뿐이다.
^나라만 빚더미에 올라 앉은 것이 아니라 가계도 빚더미에 올라 앉았다. 가계부채는 2008년 688조원에서 지난해 3분기에 712조원으로 증가했다. 경기회복 길목에 도사린 폭발력 강한 뇌관이다. 이 같은 양대 부채로 인해서 국가신인도가 하락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신인도 추락은 대외 의존형인 한국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그런데도 정부는 문제 없다. 안심해도 된다고 주장한다. 문제 없다고 할 때마다 국민들은 오히려 더 불안을 느낀다. 외환위기 직전에도 정부는 펀더멘털을 주문처럼 외웠다. 입에서 침이 마르기도 전에 걱정 없다던 외환위기를 맞았다.
^외환위기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슬기롭게 넘길 수 있었던 것은 재정이 튼튼했기 때문이었다. 재정건전성을 소홀히 한 나라는 재정적자 위기와 더불딥 위험에 노출되고 재정을 튼튼히 한 나라는 경제위기에서 빠르게 벗어났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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