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 문제지 유출’ 수사확대

지역내일 2010-01-19
학원관계자 학부모 소환조사 … 강남 다른학원도
미 대입 수험생들 사이 ‘공공연한 비밀’이 사실로

미국 대입시험인 SAT 전문 학원 강사가 시차를 이용해 문제지를 빼돌린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이번주 내로 학원 관계자와 학부모 등을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또 강남 일대의 SAT 전문 학원을 대상으로 시험문제 유출관련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18일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해 1월 문제지를 미리 입수해 자신이 가르친 김 모(19)군 등 2명에게 보내 성적을 올려준 혐의(업무방해)로 강남 역삼동 E어학원 강사 김 모(37)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는 전세계에서 치러진 SAT 시험날 태국이 미국보다 12시간 시차가 빠르다는 점을 악용해 태국에서 문제지를 입수해 답을 달아 이메일로 미국에 있는 김군 등에게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군 등은 2008년 방학 때 한국에 와 김씨로부터 문제풀이식 SAT 수업을 들은 학생들이다. 수서경찰서 관계자는 “김군 등은 방학 때 1회에 30여만원짜리 수업을 10회 이상 수강할 정도로 경제력이 상당한 집안의 자제들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서경찰서는 김군 등 2명 외 20여명이 같은 수업을 들은 것으로 파악하고 다른 학생들에게도 이메일이 전송됐는지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이메일을 전송받은 학생들이 김씨에게 금품을 건넸는지 여부도 조사 중이다.
수서경찰서는 김모씨의 혐의 사실을 학원장이나 강사 등 학원 관계자들이 미리 알았는지 혹은 같은 범죄를 저질렀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학원장의 경우 이같은 행위를 저지르도록 암묵적으로 김씨에게 강요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수서경찰서 관계자는 “김씨가 밀린 임금 6000여만원을 받지 못해 학원장에게 달라고 요구했을 때 학원장이 성적을 올리라면서 ‘다른 학원 강사들은 어떻게 한다더라’고 이야기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이에 압박을 받은 김씨가 이같은 행위를 저질렀을 수 있다는 얘기다.
수서경찰서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에 대해서도 소환 조사를 할 방침이나 대학생이 된 김군 등은 미국에 체류 중이라 조사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수서경찰서 관계자는 “지난해 여름방학 때부터 학생들을 조사하기 위해 학부모들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학생들은 소환에 응하지 않았다”면서 “학부모에 대해서는 ‘문제지를 건넨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진술을 김씨로부터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SAT 문제지를 미리 입수해 고득점을 올린다’는 미국 대입 수험생과 학원가의 소문이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서경찰서 관계자는 “다양한 경로로 수사하는 과정에서 ‘(시험지를 유출하지 않으면) 방학 때 몇 번 한국에 와 수업을 듣는 것만으로 어떻게 성적이 오르겠냐’는 말도 들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SAT 대비 학원 대부분이 이렇게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수험생과 학원가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셈이다.
실제로 김씨는 태국에서 문제지를 유출하는 데 크게 어려움을 겪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가 태국인에게 건넨 돈은 50바트로 한화로 1만 5000원 정도이며 이는 태국에서도 그리 크지 않은 금액이다. 수서경찰서 관계자는 “수요가 있으니까 태국에서도 그 만큼 공급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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