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임대주택 임대료 못 낼만큼 힘겨워”

지역내일 2010-02-22
“영구임대주택 임대료 못 낼만큼 힘겨워”

1만여 가구가 생활고에 체납해
“보다 적극적인 복지 정책 필요”

서울의 한 영구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김미숙(가명 48)씨는 두달째 임대료와 관리비 가스비를 내지 못했다. 자녀 두명과 함께 살아가는 김씨에게 한달에 청구되는 임대료는 50만원. 관리비는 전기를 거의 안 쓰며 절약해 7만여원이 나온다. 겨울에도 난방을 거의 안 틀고 추위를 견뎌 가스비는 6만 5000여원으로 절약한다.
그러나 전부 합해 70여만원이 되다 보니 가족 중 누구도 뚜렷한 직장이 없어 기초생활수급비 70여만원으로 생활하는 김씨 가족으로선 밀리기 일쑤다.
사실 임대료가 처음부터 이렇게 비싼 것은 아니었다. 원래 내야 하는 임대료는 15만여원. 그러나 김씨 가족이 이곳에 살기 시작한 2005년부터 임대료 관리비 등이 밀리자 관리사무소가 2008년부터 밀린 임대료를 분할 상환하라고 해 금액이 늘었다.
김씨는 “처음에 살기 시작할 때 자녀들이 중고등학생으로 어리다 보니 ‘임대료를 내라’고 하고 식당일을 나와도 자녀들이 잊어버리고 내지 않곤 했다”면서 “처음엔 안 내려고 한 것이 아닌데 지금은 내라는 돈이 너무 커서 낼 수가 없다”고 말했다.
2005년에만 해도 식당일 파출부일 등을 하며 한달에 70여만원 가까이 돈을 벌었던 김씨는 현재 천식이 심해 전혀 일을 할 수 없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큰 딸(22)은 일자리가 없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자기 용돈벌이를 할 뿐이다. 생계가 막막하자 아들(20)은 고등학교를 마치고 군대에 갔다. 김씨는 “관리사무소 직원들은 돈을 못 낸다고 윽박지르기만 할 뿐 사정을 들어주지 않는다”면서 “생활이 너무 힘들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서울의 영구임대주택에 거주하는 가구 중 1만여가구가 임대료를 제때 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지난 10일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한국토지주택공사와 SH공사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09년 10월을 기준으로 서울의 영구임대주택에 사는 4만5000여가구 중 1만여 가구가 임대료를 체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담당하고 있는 영구임대주택 거주 가구 2만3628호 중 임대료 체납가구는 4702호로 19.9%이며 체납액은 5억2424만6000원에 달한다.
체납기간 별로는 체납가구 중 1개월~3개월은 4267호로 전체 체납가구 중 90.7%를 차지했고, 4개월~6개월은 435호(9.3%), 7~12개월은 121호(2.6%)다. 13개월 이상 체납한 가구도 16호(0.3%)에 달한다.
임대료 체납으로 인해 강제퇴거나 가옥 명도소송을 당한 가구도 있다. 2가구는 임대료 체납으로 강제퇴거를, 346가구는 명도소송을 당했다.
이런 사정은 SH공사에서 담당하고 있는 영구임대주택 거주 가구도 마찬가지다. 전체 2만2370호 중 임대료 체납가구는 4426호로 20%이며 체납액은 5억7914만1379원에 이른다. 지역적으로 살펴보면 강서구 1685가구, 노원구 1233가구, 중랑구 708가구 등이다.
임대료 관리비 미납으로 강제퇴거된 가구는 44가구이며 명도소송을 당한 가구도 44가구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저소득층 임대아파트 입주민의 경우에는 하루벌이가 급급한 영세민이나 정부보조금으로 살아가는 고령자나 장애인들이 많은데, 그 적은 수입에서도 지출의 우선순위가 식비와 아이들 교육비와 같은 데 있다 보니 아파트 임대료와 관리비를 내기에 버거운 것 아닌가 싶다”면서 “정부가 좀 더 적극적인 복지정책을 펼쳐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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