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도요타딜러숍, 기아차딜러숍
*사진설명 = 25일(현지시간) 조지아주 도요타 딜러숍은 고객 주차장이 한산한 반면 기아차 딜러숍은 손님으로 분주했다.
(어깨)도요타 사태 한 달 … 조지아주 딜러숍 돌아보니
“아직은 싼 차 이미지 벗지 못해”
도요타 교체문의 많지만 정작 바꾸는 일 드물어
도요타 사태가 본격화한지 한 달째, 미 조지아주의 딜러숍들은 희비가 교차하는 분위기였다. 도요타 매장은 신규구매자가 뚝 떨어진 반면 현대·기아차 매장은 교체·구매 문의가 쇄도하고 있었다. 그러나 한국차를 파는 딜러들은 지금의 호조에도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현대·기아차가 여전히 “싼 차 이미지를 벗지 못하고 있다”며 도요타의 장벽을 높게 느끼고 있었다.
◆한국차 매장 ‘도요타 반사효과’ =
25일(현지시각) 미 조지아주 둘루스 프레젠트힐에 위치한 도요타 딜러숍은 한산했다. 고객용 주차장이 텅 비어 있었다. 매장 안에는 서비스를 받기 위해 방문한 손님 7~8명 정도가 커피를 마시며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딜러숍은 한 달 전만 해도 월 350대의 도요타를 팔아치웠다. 그러나 지금은 신규구매자의 발길이 끊어진 상태였다. 판매대수가 16%가량 줄었다는 설명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김종천 매니저는 “신규구매문의가 현격히 줄었다”며 “현지 언론에 이번 사태에 대한 자료를 제공했지만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맥빠진 모습을 보였다.
그는 “비수기인 연초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게 불행중 다행”이라며 성수기 전까지 수요가 회복되길 기대했다.
도요타 사태로 현지에 진출한 한국차 브랜드는 반사효과를 보는 듯 했다. 인근 GM 딜러숍에 파리가 날리는 것과 달리 뷰포드에 위치한 기아 딜러숍은 전화와 방문객이 이어져 분주했다. 혼다 미니밴을 몰던 패트릭 코나로씨는 원래 도요타를 구입하려다 리콜 사태 후 혼다와 기아차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었다. 그는 “최근 슈퍼볼 광고와 조지아주 공장 설립 때문에 기아차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매장 안의 모든 차종을 시승했다. 포드 퓨전을 몰고 온 데보라 페럴 부부도 “도요타는 관심이 떨어졌고 혼다는 기아차보다 보증 조건이 나빠서 기아차를 구입하려 한다”고 말했다. 딜러 스캇 윤씨는 “평소보다 30% 정도 구매문의 전화가 늘었다”며 “가격·보증·평판 면에서 다른 차에 비해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싼 차 이미지 여전” 반짝효과 우려도 =
그러나 현지 한국차 딜러들은 지금의 판매호조가 얼마나 지속될 지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특히 도요타가 그동안 쌓아 온 이미지에 비하면 아직은 ‘저소득층용’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지금의 반사효과는 일시적일 수도 있다는 것.
조지아주에서 현대차 판매 실적이 가장 뛰어난 ‘판매왕’ 한스 정씨는 “월 100대 정도의 현대차를 혼자서 팔지만 이 중 대부분은 한인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싼 차’ 이미지가 강해 제네시스를 비롯해 럭셔리카 판매 비중은 아직 높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도요타 사태 이후 교체 문의전화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일은 아직 드물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미 중고차 사이트인 ‘www.kbb.com’의 도요타의 중고차 가격은 평균 2000달러 정도 떨어졌다. 그러나 도요타 보유자들은 대부분 낙폭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고차값은 평판과 비례한다.
기름값이 떨어지면 연비가 우수한 소형차 중심의 한국 브랜드가 오히려 빅3에 밀릴 가능성도 점쳐졌다. GMC 딜러점의 존 킴씨는 “미국인들은 기본적으로 대형차와 픽업트럭에 대한 로망이 강하다”며 “유가가 내리면 도요타에서 빠져나간 고객이 다시 미국차로 돌아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지인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도요타의 툰드라와 렉서스를 갖고 있다는 할 주니어씨는 “현대차는 하급 브랜드”라며 “일본차와는 차이가 많이 난다”고 말했다. 현대차 딜러숍에서 만난 전직 엔지니어 얼터너씨는 “현대·기아는 성능과 스타일이 비약적으로 향상됐다”면서도 “그러나 도요타처럼 좋은 차라는 인식을 얻기까지는 많은 세월이 필요할 것”이라고 평했다.
정씨는 “도요타는 미국 진출 초기 전 직원이 고객들을 찾아다니며 무상수리를 해 주는 등 고객관리에 철저했지만 초심을 잃었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벌어졌다”며 “한국차는 도요타를 타산지석 삼아 고객관리에 초심을 잃지 않아야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애틀랜타 =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사진설명 = 25일(현지시간) 조지아주 도요타 딜러숍은 고객 주차장이 한산한 반면 기아차 딜러숍은 손님으로 분주했다.
(어깨)도요타 사태 한 달 … 조지아주 딜러숍 돌아보니
“아직은 싼 차 이미지 벗지 못해”
도요타 교체문의 많지만 정작 바꾸는 일 드물어
도요타 사태가 본격화한지 한 달째, 미 조지아주의 딜러숍들은 희비가 교차하는 분위기였다. 도요타 매장은 신규구매자가 뚝 떨어진 반면 현대·기아차 매장은 교체·구매 문의가 쇄도하고 있었다. 그러나 한국차를 파는 딜러들은 지금의 호조에도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현대·기아차가 여전히 “싼 차 이미지를 벗지 못하고 있다”며 도요타의 장벽을 높게 느끼고 있었다.
◆한국차 매장 ‘도요타 반사효과’ =
25일(현지시각) 미 조지아주 둘루스 프레젠트힐에 위치한 도요타 딜러숍은 한산했다. 고객용 주차장이 텅 비어 있었다. 매장 안에는 서비스를 받기 위해 방문한 손님 7~8명 정도가 커피를 마시며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딜러숍은 한 달 전만 해도 월 350대의 도요타를 팔아치웠다. 그러나 지금은 신규구매자의 발길이 끊어진 상태였다. 판매대수가 16%가량 줄었다는 설명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김종천 매니저는 “신규구매문의가 현격히 줄었다”며 “현지 언론에 이번 사태에 대한 자료를 제공했지만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맥빠진 모습을 보였다.
그는 “비수기인 연초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게 불행중 다행”이라며 성수기 전까지 수요가 회복되길 기대했다.
도요타 사태로 현지에 진출한 한국차 브랜드는 반사효과를 보는 듯 했다. 인근 GM 딜러숍에 파리가 날리는 것과 달리 뷰포드에 위치한 기아 딜러숍은 전화와 방문객이 이어져 분주했다. 혼다 미니밴을 몰던 패트릭 코나로씨는 원래 도요타를 구입하려다 리콜 사태 후 혼다와 기아차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었다. 그는 “최근 슈퍼볼 광고와 조지아주 공장 설립 때문에 기아차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매장 안의 모든 차종을 시승했다. 포드 퓨전을 몰고 온 데보라 페럴 부부도 “도요타는 관심이 떨어졌고 혼다는 기아차보다 보증 조건이 나빠서 기아차를 구입하려 한다”고 말했다. 딜러 스캇 윤씨는 “평소보다 30% 정도 구매문의 전화가 늘었다”며 “가격·보증·평판 면에서 다른 차에 비해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싼 차 이미지 여전” 반짝효과 우려도 =
그러나 현지 한국차 딜러들은 지금의 판매호조가 얼마나 지속될 지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특히 도요타가 그동안 쌓아 온 이미지에 비하면 아직은 ‘저소득층용’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지금의 반사효과는 일시적일 수도 있다는 것.
조지아주에서 현대차 판매 실적이 가장 뛰어난 ‘판매왕’ 한스 정씨는 “월 100대 정도의 현대차를 혼자서 팔지만 이 중 대부분은 한인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싼 차’ 이미지가 강해 제네시스를 비롯해 럭셔리카 판매 비중은 아직 높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도요타 사태 이후 교체 문의전화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일은 아직 드물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미 중고차 사이트인 ‘www.kbb.com’의 도요타의 중고차 가격은 평균 2000달러 정도 떨어졌다. 그러나 도요타 보유자들은 대부분 낙폭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고차값은 평판과 비례한다.
기름값이 떨어지면 연비가 우수한 소형차 중심의 한국 브랜드가 오히려 빅3에 밀릴 가능성도 점쳐졌다. GMC 딜러점의 존 킴씨는 “미국인들은 기본적으로 대형차와 픽업트럭에 대한 로망이 강하다”며 “유가가 내리면 도요타에서 빠져나간 고객이 다시 미국차로 돌아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지인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도요타의 툰드라와 렉서스를 갖고 있다는 할 주니어씨는 “현대차는 하급 브랜드”라며 “일본차와는 차이가 많이 난다”고 말했다. 현대차 딜러숍에서 만난 전직 엔지니어 얼터너씨는 “현대·기아는 성능과 스타일이 비약적으로 향상됐다”면서도 “그러나 도요타처럼 좋은 차라는 인식을 얻기까지는 많은 세월이 필요할 것”이라고 평했다.
정씨는 “도요타는 미국 진출 초기 전 직원이 고객들을 찾아다니며 무상수리를 해 주는 등 고객관리에 철저했지만 초심을 잃었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벌어졌다”며 “한국차는 도요타를 타산지석 삼아 고객관리에 초심을 잃지 않아야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애틀랜타 =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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