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지방선거 현장에서
‘노무현 명함’ 급증
야권 후보들, 전직 대통령효과 기대 … 유권자, 관심반 우려반
서울 시의원 예비후보 최정묵씨는 최근 이력서 일부 내용을 굵은 글씨체로 바꿨다. 강조된 부분은 ‘노무현대통령 비서실 국정상황팀 행정관’ 경력이다. 주민과의 대화에서 ‘노무현’ 석자가 나오면 반응이 크게 달랐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생들은 지역을 도는 최씨를 힐끗 보고 지나가다 “노무현 대통령과 일했다”는 말에 뒤를 돌아봤다. 갑자기 뛰어와 “형님, 수고많으셨죠”라며 손을 꼭 잡기도 했다.
고양시장 예비후보 권오중씨는 출마 선언에서부터 ‘노무현 대통령이 키운 인사행정 전문가’를 타이틀로 내세웠다. 저서 제목도 ‘참여정부 인사검증의 살아있는 기록’이다.
부천시장 예비후보 김만수씨가 홈페이지 경력 코너에서 가장 앞으로 내세운 것도 ‘(참여정부) 청와대 대변인’이다. 등산복을 입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씨가 의자에 앉아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도 실었다.
명함을 바꾼 후보도 있다. 서울 동대문구청장에 도전한 서양호씨는 “출마선언 초기 일반 명함을 썼을 때 인지도가 5%였다”며 “노무현정부 행정관 경력을 넣었더니 인지도가 25%로 올라 명함 디자인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두루마기 차림의 노 전 대통령과 찍은 사진도 지역에서 인기를 끈다고 한다.
노무현 정신 계승과 인연을 강조하는 것은 비단 민주당 후보들만의 전략이 아니다. 참여당의 6개 광역단체장 후보는 10일 공동기자회견에서 “노무현처럼 일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참여당의 상징적 지역 후보들은 참여정부 고위직 출신이다. 경기도-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충북-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광주-이병완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다.
한편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권에서 ‘노무현 열풍’이 부는 것에 대한 유권자 반응은 관심반 우려반이다. 서울 동대문에 거주하는 자영업자 김 모(36)씨는 “참여정부에서 일했다는 후보들을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음료수라도 건넨다”며 “억울하게 돌아가신 분께 빚을 갚기 위해서라도 노무현의 후예들을 찍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거 한달여전이 서거 1주기라는 점을 강조하며 주변에도 투표를 독려할 계획이다.
반면 회사원 오 모(39)씨는 “야권 후보들이 지나치게 노 전 대통령에게 기대는 느낌”이라고 “‘노무현 효과’만으로는 30대∼40대 중도층 마음을 확실히 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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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명함’ 급증
야권 후보들, 전직 대통령효과 기대 … 유권자, 관심반 우려반
서울 시의원 예비후보 최정묵씨는 최근 이력서 일부 내용을 굵은 글씨체로 바꿨다. 강조된 부분은 ‘노무현대통령 비서실 국정상황팀 행정관’ 경력이다. 주민과의 대화에서 ‘노무현’ 석자가 나오면 반응이 크게 달랐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생들은 지역을 도는 최씨를 힐끗 보고 지나가다 “노무현 대통령과 일했다”는 말에 뒤를 돌아봤다. 갑자기 뛰어와 “형님, 수고많으셨죠”라며 손을 꼭 잡기도 했다.
고양시장 예비후보 권오중씨는 출마 선언에서부터 ‘노무현 대통령이 키운 인사행정 전문가’를 타이틀로 내세웠다. 저서 제목도 ‘참여정부 인사검증의 살아있는 기록’이다.
부천시장 예비후보 김만수씨가 홈페이지 경력 코너에서 가장 앞으로 내세운 것도 ‘(참여정부) 청와대 대변인’이다. 등산복을 입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씨가 의자에 앉아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도 실었다.
명함을 바꾼 후보도 있다. 서울 동대문구청장에 도전한 서양호씨는 “출마선언 초기 일반 명함을 썼을 때 인지도가 5%였다”며 “노무현정부 행정관 경력을 넣었더니 인지도가 25%로 올라 명함 디자인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두루마기 차림의 노 전 대통령과 찍은 사진도 지역에서 인기를 끈다고 한다.
노무현 정신 계승과 인연을 강조하는 것은 비단 민주당 후보들만의 전략이 아니다. 참여당의 6개 광역단체장 후보는 10일 공동기자회견에서 “노무현처럼 일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참여당의 상징적 지역 후보들은 참여정부 고위직 출신이다. 경기도-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충북-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광주-이병완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다.
한편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권에서 ‘노무현 열풍’이 부는 것에 대한 유권자 반응은 관심반 우려반이다. 서울 동대문에 거주하는 자영업자 김 모(36)씨는 “참여정부에서 일했다는 후보들을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음료수라도 건넨다”며 “억울하게 돌아가신 분께 빚을 갚기 위해서라도 노무현의 후예들을 찍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거 한달여전이 서거 1주기라는 점을 강조하며 주변에도 투표를 독려할 계획이다.
반면 회사원 오 모(39)씨는 “야권 후보들이 지나치게 노 전 대통령에게 기대는 느낌”이라고 “‘노무현 효과’만으로는 30대∼40대 중도층 마음을 확실히 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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