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고-전달양 해양민명구조연구소장

지역내일 2010-03-15 (수정 2010-03-15 오전 6:15:12)
“더 이상 바다에서 목숨 잃는 사람 없었으면”
바다에서 구조활동 30년, 389명 목숨 구해
구조장비·시스템 개발 … 예방활동에도 주력


“해수욕장에서만큼은 더 이상 수난사고가 없었으면 합니다. 이미 30년을 바다에서 인명을 구조하며 보냈습니다. 남은 생도 힘이 닿는 한 바다에서, 바다를 즐기는 사람들의 안전을 지키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전달양(50) 해난인명구조연구소장은 바다에서 생명을 구하는 일을 평생 자신의 업으로 삼고 산다. 한 푼 대가도 없이 벌이는 자원봉사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바다를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 없다. 적어도 대천에 피서를 왔다가 목숨을 잃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는 소박한 동기에서 시작한 일이다. 바다에서 소중한 생명을 구했을 때의 희열, 간발의 차이로 아까운 목숨을 구하지 못해 생기는 자괴감. 아무런 대가도 없이 해변을 누비게 만드는 이유였다.

◆ 30년간 389명 목숨 살려 = 수난구조대나 자원봉사자라는 단어조차 익숙하지 않았던 1980년, 전 소장은 대천해수욕장에서 수난구조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엔 해수욕장에서 구조대원 옷을 입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우쭐해하던 20대였습니다. 하지만 죽어가는 생명을 보고, 또 소중한 목숨을 구하다 보니 제겐 이 일이 천직처럼 여겨졌습니다.”
그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인명구조 자원봉사를 시작한 지 13년 만인 1993년에 전국 최초로 대한적십자사 해양구조대를 창단했다. 초대 대장도 맡았다. 그 후로도 충남도내 7개 해양구조대를 그의 손으로 직접 만들고 연합대장도 역임했다. 스물 둘 젊은 나이에 시작한 일이 올해로 벌써 30년이 됐다. 1157번 긴급출동해 389명의 소중한 목숨을 구했다. 그의 손으로 건진 익사자 수도 127명이나 된다.
또 지난해 여름에는 해양조사원 조사 자료에도 나타나지 않은 대천해수욕장의 와류현상을 오랜 조사 끝에 발견해 냈다. 전 소장은 이를 토대로 정부와 자치단체에 물 흐름 재조사를 촉구했으며, 안전요원들에게 조류의 흐름과 와류현상 정보를 정확하게 알려줘 신속 정확한 인명구조가 가능하도록 했다.
전 소장은 보다 많은 인명을 구하기 위해 1985년 스쿠버다이버와 수색잠수 자격증을 시작으로 수상인명구조(1993년), 응급처치강사와 소형선박조종사, 심폐소생술강사(이상 1994년), 무선종사자(1997년) 등 인명구조와 관련한 숱한 자격증도 취득했다.

◆ 인명구조 관련 특허도 여러 건 = 전 소장은 30여년간 수난구조 현장에서 얻는 노하우를 통해 해양수난사고(해수욕장 사고)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장비와 프로그램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이미 그가 만든 다양한 장비와 프로그램들이 바다에서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데 톡톡히 한 몫을 하고 있다.
물놀이용 고무튜브에 안전고리를 달아 물속에서 놓치더라도 쉽게 잡아당길 수 있도록 한 ‘안전 고리 튜브’도 그가 발명해 특허를 낸 것이다. 사람들이 해수욕장에서 물에 빠졌을 때 정확한 위치를 파악해 초등조치가 가능하도록 부표에 번호를 표기하는 ‘수난인명구조 부표’를 개발한 것도 전 소장이다. 이 역시 특허를 받았다.
바다에서 많은 사람들이 사고를 당했을 때 한꺼번에 구조하기 위해 줄로 연결된 타원형 튜브를 단 '인명구조줄'도 오랜 경험에서 얻는 값진 결과다. 한 두 명의 구조대원이 여러 명의 인명을 한꺼번에 구할 수 있다.
특히 그는 이 같은 자신의 특허를 사익을 위해 사용하지 않았다. 배타적 소유권을 포기하고 발명에 관한 모든 정보를 공개해 상용화되도록 했다. 현재 특허권은 희망제작소에 모든 권리를 기부한 상태다.
그는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 2004년 소방방재청으로부터 대한민국안전대상 특별상을 받기도 했다.

◆ 사재 털어 장부 구입 = 전 소장은 30여년이나 인명구조 활동을 벌이면서 외부 지원을 거의 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효율적인 구조활동을 위해 1993년 1월부터 지금까지 1억5000여만원의 사재를 들여 인명구조 장비를 구입했다. 수난인명구조선과 긴급차량는 물론 다양한 구조장비를 직접 구입해 사용하고 있으며, 구조대원들의 식비와 연료비 등도 직접 마련하는 등 순수 자원봉사 활동에 전념해 왔다.
전 소장은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사고예방활동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1990년부터 충남도내 경찰과 민방위대원, 학생 등에게 수난인명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구조와 응급처치 교육을 실시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 모두 536회(4만6909명)에게 이런 교육을 했다. 수난안전 예방 홍보물 6만3000여장도 자비를 들여 제작, 배부했다. 직접 집필한 ‘인명구조 현장에서’라는 책도 만들어 충남의 초·중·고 학생들에게 무료로 배포했다. 물놀이 안전사고의 생명지킴이인 구명동의 착용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15년간 구명동의 착용 생활화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 밖에도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수난구조 및 예방활동을 홍보하는 데도 열을 올리고 있다.
그리고 지난
전 소장은 “해수욕장에서 더 이상 아까운 목숨을 잃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게 최고의 소원”이라며 “단 한 명의 목숨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남은 삶도 바다와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령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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