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에서 여성만 골라 태운 뒤 살해한 택시기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택시기사는 금품을 빼앗고 성폭행도 저질렀다. ‘자신의 욕구’를 풀고 나서 생면부지 여성을 아무이유 없이 살해했던 것. 현재 드러난 범행만 세 차례다. 지난 2007년 8월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서울 홍대앞 여성회사원 납치살해사건’과 판박이다. 당시에도 택시기사였던 범인들은 귀가하던 여성회사원만 골라 택시에 태운 뒤 몹쓸짓을 했다. 그리고 똑같이 시체를 유기했다. 택시기사 채용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또 들끊고 있다. 여성들에게 택시타기가 두려운 일이 되고 있다. 3년전처럼. (편집자 주)
청주 택시기사 부녀자 연쇄살인 ‘충격’(어깨)
“시신 트렁크에 싣고 버젓이 영업”
지난해 9월 40대, 2004년 20대여성도 성폭행뒤 살해
경찰 추가범행 추궁
“숨진 여성을 차 트렁크에 실은 채 승객 두어 명을 태워 버젓이 영업했다”
지난 28일 검거된 청주지역 부녀자 연쇄 살인용의자의 엽기 행각이 경찰 수사 결과 속속 드러나고 있다.
30일 대전 대덕경찰서에 따르면 청주지역 택시기사인 안 모(41)씨는 지난 26일 오후 11시쯤 청주시 남문로에서 친구 생일파티를 마치고 귀가하려던 송 모(24·여)씨를 태웠다.
안씨는 여성 승객을 성폭행하고 돈을 빼앗을 목적으로 미리 흉기와 노끈, 청테이프를 준비해 택시 안 수납장소에 숨겨놓고 여성승객이 탑승하기만을 기다리던 중이었다.
안씨는 송씨가 승차해 뒷좌석에 앉자마자 “학생이세요, 직장인이세요”라며 직업을 물었다.
안씨는 학생은 돈이 없을 것으로 생각해 범행대상에서 제외하고 직장인이라고 대답하면 범행대상으로 삼을 생각이었다.
택시에 탄 송씨는 택시기사 안씨의 질문에 “최근 인턴사원으로 취업했다”고 답했고, 결국 안씨의 범죄 대상이 되고 말았다.
안씨는 송씨를 인적이 드문 골목길로 데려가고 나서 흉기로 위협해 현금 7000원과 현금카드가 든 손가방을 빼앗은 뒤 송씨를 성폭행했고, 송씨의 양팔목과 발목을 노끈으로 묶고 청테이프로 얼굴을 7~8차례 꽁꽁 감은 뒤 택시 트렁크에 감금했다.
안씨는 27일 오전 4시쯤 1시간 30여분 동안 차를 몰고 돌아다니다 자동입출금기에서 돈을 찾으려고 현금카드를 넣고 비밀번호를 눌렀으나 오류가 생겼고, 다시 송씨에게 비밀번호를 물으려고 트렁크를 열고 송씨 얼굴에 감겨 있던 테이프를 풀었지만, 송씨는 이미 질식해 숨진 상태였다.
이에 안씨는 송씨의 시신을 트렁크 안에 그대로 둔 채 집으로 가서 잠을 잤고, 27일 오후 2시부터 오후 11시까지 평상시처럼 택시영업을 했다.
이후 안씨는 대전 대덕구 신탄진으로 진입해 28일 오전 1시 34분쯤 대덕산업단지 인근에 송씨의 시신을 유기한 뒤 도주했다가 주변 폐쇄회로TV(CCTV)에 범행 모습이 찍히면서 탐문에 나선 경찰에 의해 검거됐다.
경찰관계자는 “안씨는 손님을 기다리다가 남자가 오면 자리를 옮길 생각이었고, 직장인인지 학생인지 물어봐 직장인이면 범행하려 했다고 진술했다”며 “여성 직장인을 범행 목적으로 했고, 빚이 1600만원 정도여서 생활비 때문에 범행했다고 진술하고 있지만, 성폭력이 주요 범행의도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안씨 진술로는 트렁크에 송씨의 시신을 실은 채 손님을 태웠다고 말하고 있다”며 “송씨를 성폭행한 직후 돈을 찾으러 다닐 때도 두세 명의 손님을 더 태웠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안씨의 범행은 그러나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안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 9월 26일 오후 5시30분쯤 청주 무심천 장평교 아래 하천가에서 숨진 채 발견된 김 모(당시 41 여)씨도 자신이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또 경찰이 안씨의 유전자를 채취해 미제 사건 기록과 대조해 본 결과 안씨의 유전자가 지난 2004년 10월 6일 충남 연기군 전동면 송성리 조천변 도로에서 숨진 채 발견된 전모(당시 23 여 경기여주)씨 사건의 용의자 DNA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나 피해자는 모두 세 명으로 늘었다.
경찰 조사 결과 안씨는 지난 2000년에도 감금 및 성폭력 혐의로 청주지법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받고 2년6개월을 복역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출소 후 대리기사 등으로 일하다 지난해 7월부터 택시 영업을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택시기사가 된 안씨는 생활비 마련 등을 위해 여성 승객만을 골라 금품을 빼앗고 성추행한 뒤 살해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대전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2007년 ‘홍대앞 여회사원 납치살해 사건’은
귀가 직장여성 범행대상으로 물색
택시 태운 뒤 성폭행-살해-유기
“사회인복귀 의심” 무기징역 선고
지난 2007년 8월 택시기사가 낀 범인 3명이 20대 여성 회사원 2명을 납치해 살해한 사건이다. 경찰에 따르면 전직 택시 운전사였던 박 모(당시 35)와 송 모(38) 이 모(30) 3명은 서울 서교동 홍익대 근처에서 도급용 택시로 귀가하던 여성 두 명을 태운 뒤 흉기로 위협해 경기 파주시 근처에서 성폭행하고 가양대교 근처에서 손으로 목 졸라 살해했다.
이들은 택시로 이동해 숨진 여성들을 김포대교 위에 유기한 뒤 숨진 여성의 카드로 현금 100만원을 인출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또 서울 강남역 근처에서 또다른 20대 직장여성을 같은 택시로 납치한 뒤 팔당댐 근처에서 운동화 끈으로 목 졸라 살해하고 강변북로에서 한강으로 사체를 유기했다. 이들은 밤늦게 귀가하는 여성을 상대로 성폭행한 뒤 금품을 빼앗는 범행계획을 세운 뒤 홍익대 근처에서 범행대상을 물색했던 것으로 당시 경찰은 전했다.
한편 이들은 재판에서 1심은 물론 항소심 모두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직접 살인하지 않은 두 피고인이 주범인 송씨와 같이 무기징역을 받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두 사람 모두 처음부터 스스로 범행에 적극 가담해 그 죄가 중하다”며 “이들이 유기형만을 복역한 뒤 건전한 사회의 일원으로 복귀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워 엄히 처벌한다”고 설명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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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택시기사 부녀자 연쇄살인 ‘충격’(어깨)
“시신 트렁크에 싣고 버젓이 영업”
지난해 9월 40대, 2004년 20대여성도 성폭행뒤 살해
경찰 추가범행 추궁
“숨진 여성을 차 트렁크에 실은 채 승객 두어 명을 태워 버젓이 영업했다”
지난 28일 검거된 청주지역 부녀자 연쇄 살인용의자의 엽기 행각이 경찰 수사 결과 속속 드러나고 있다.
30일 대전 대덕경찰서에 따르면 청주지역 택시기사인 안 모(41)씨는 지난 26일 오후 11시쯤 청주시 남문로에서 친구 생일파티를 마치고 귀가하려던 송 모(24·여)씨를 태웠다.
안씨는 여성 승객을 성폭행하고 돈을 빼앗을 목적으로 미리 흉기와 노끈, 청테이프를 준비해 택시 안 수납장소에 숨겨놓고 여성승객이 탑승하기만을 기다리던 중이었다.
안씨는 송씨가 승차해 뒷좌석에 앉자마자 “학생이세요, 직장인이세요”라며 직업을 물었다.
안씨는 학생은 돈이 없을 것으로 생각해 범행대상에서 제외하고 직장인이라고 대답하면 범행대상으로 삼을 생각이었다.
택시에 탄 송씨는 택시기사 안씨의 질문에 “최근 인턴사원으로 취업했다”고 답했고, 결국 안씨의 범죄 대상이 되고 말았다.
안씨는 송씨를 인적이 드문 골목길로 데려가고 나서 흉기로 위협해 현금 7000원과 현금카드가 든 손가방을 빼앗은 뒤 송씨를 성폭행했고, 송씨의 양팔목과 발목을 노끈으로 묶고 청테이프로 얼굴을 7~8차례 꽁꽁 감은 뒤 택시 트렁크에 감금했다.
안씨는 27일 오전 4시쯤 1시간 30여분 동안 차를 몰고 돌아다니다 자동입출금기에서 돈을 찾으려고 현금카드를 넣고 비밀번호를 눌렀으나 오류가 생겼고, 다시 송씨에게 비밀번호를 물으려고 트렁크를 열고 송씨 얼굴에 감겨 있던 테이프를 풀었지만, 송씨는 이미 질식해 숨진 상태였다.
이에 안씨는 송씨의 시신을 트렁크 안에 그대로 둔 채 집으로 가서 잠을 잤고, 27일 오후 2시부터 오후 11시까지 평상시처럼 택시영업을 했다.
이후 안씨는 대전 대덕구 신탄진으로 진입해 28일 오전 1시 34분쯤 대덕산업단지 인근에 송씨의 시신을 유기한 뒤 도주했다가 주변 폐쇄회로TV(CCTV)에 범행 모습이 찍히면서 탐문에 나선 경찰에 의해 검거됐다.
경찰관계자는 “안씨는 손님을 기다리다가 남자가 오면 자리를 옮길 생각이었고, 직장인인지 학생인지 물어봐 직장인이면 범행하려 했다고 진술했다”며 “여성 직장인을 범행 목적으로 했고, 빚이 1600만원 정도여서 생활비 때문에 범행했다고 진술하고 있지만, 성폭력이 주요 범행의도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안씨 진술로는 트렁크에 송씨의 시신을 실은 채 손님을 태웠다고 말하고 있다”며 “송씨를 성폭행한 직후 돈을 찾으러 다닐 때도 두세 명의 손님을 더 태웠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안씨의 범행은 그러나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안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 9월 26일 오후 5시30분쯤 청주 무심천 장평교 아래 하천가에서 숨진 채 발견된 김 모(당시 41 여)씨도 자신이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또 경찰이 안씨의 유전자를 채취해 미제 사건 기록과 대조해 본 결과 안씨의 유전자가 지난 2004년 10월 6일 충남 연기군 전동면 송성리 조천변 도로에서 숨진 채 발견된 전모(당시 23 여 경기여주)씨 사건의 용의자 DNA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나 피해자는 모두 세 명으로 늘었다.
경찰 조사 결과 안씨는 지난 2000년에도 감금 및 성폭력 혐의로 청주지법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받고 2년6개월을 복역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출소 후 대리기사 등으로 일하다 지난해 7월부터 택시 영업을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택시기사가 된 안씨는 생활비 마련 등을 위해 여성 승객만을 골라 금품을 빼앗고 성추행한 뒤 살해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대전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2007년 ‘홍대앞 여회사원 납치살해 사건’은
귀가 직장여성 범행대상으로 물색
택시 태운 뒤 성폭행-살해-유기
“사회인복귀 의심” 무기징역 선고
지난 2007년 8월 택시기사가 낀 범인 3명이 20대 여성 회사원 2명을 납치해 살해한 사건이다. 경찰에 따르면 전직 택시 운전사였던 박 모(당시 35)와 송 모(38) 이 모(30) 3명은 서울 서교동 홍익대 근처에서 도급용 택시로 귀가하던 여성 두 명을 태운 뒤 흉기로 위협해 경기 파주시 근처에서 성폭행하고 가양대교 근처에서 손으로 목 졸라 살해했다.
이들은 택시로 이동해 숨진 여성들을 김포대교 위에 유기한 뒤 숨진 여성의 카드로 현금 100만원을 인출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또 서울 강남역 근처에서 또다른 20대 직장여성을 같은 택시로 납치한 뒤 팔당댐 근처에서 운동화 끈으로 목 졸라 살해하고 강변북로에서 한강으로 사체를 유기했다. 이들은 밤늦게 귀가하는 여성을 상대로 성폭행한 뒤 금품을 빼앗는 범행계획을 세운 뒤 홍익대 근처에서 범행대상을 물색했던 것으로 당시 경찰은 전했다.
한편 이들은 재판에서 1심은 물론 항소심 모두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직접 살인하지 않은 두 피고인이 주범인 송씨와 같이 무기징역을 받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두 사람 모두 처음부터 스스로 범행에 적극 가담해 그 죄가 중하다”며 “이들이 유기형만을 복역한 뒤 건전한 사회의 일원으로 복귀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워 엄히 처벌한다”고 설명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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