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릿보일러 바람 부는 경북 상주·문경 경계 ‘한농마을’

“화석연료 안쓰는 마을 만들어야죠”

지역내일 2010-04-12
117가구에 보일러 설치 … 연료비도 줄이고 환경도 지키고 ‘1석2조’

“펠릿보일러 지원 사업, 딱 우리 마을을 위해 실시하는 것 같아요.”
경북 문경·상주의 한농마을 이장을 맡고 있는 김재훈(33)씨는 펠릿보일러 예찬론자다. 친환경농업을 위해 귀농한 사람들이 모여 만든 이 마을은 최근 목재 펠릿용 보일러 교체가 한창이다.
전체 361가구 중 38가구가 이미 지난해 화목 또는 석유 보일러를 펠릿보일러로 바꿨다. 올해도 79가구가 추가로 펠릿보일러를 설치한다. 조만간 마을 전체의 30%가 넘는 117가구가 펠릿보일러를 사용하게 된다.

◆마을 30%가 펠릿보일러 설치 = 목재펠릿은 목재 가공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과 ‘숲 가꾸기’에서 나온 잡목 등을 톱밥으로 파쇄한 후 압축해 만든 청정 연료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하나로 지난해부터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다.
한농마을은 마을의 여건과 정부정책이 절묘하게 들어맞은 곳이다. 이 마을은 친환경농업을 위해 귀농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 경북 상주시와 문경시 경계에 위치해 있다. 모두 6개 마을 361가구가 모여 살고 있으며, 인구도 660여명이나 된다.
이 마을은 그동안 가스, 석유, 화목 등 다양한 연료를 이용한 보일러를 사용해왔다. 중앙집중식 화목보일러를 사용하는 농가도 40여 가구가 넘는다. 개별적으로 나무를 땔감으로 하는 화목보일러를 사용하는 농가도 상당수다.
정부가 펠릿보일러 보급 지원에 나서면서 상주시에 배정된 53대 중 35대가 이 마을에 설치됐다. 문경시에 배정된 3대 역시 모두 이 마을에서 가져왔다. 올해도 상주시에 배정된 60대 중 59대를, 문경시에 배정된 35대 중 20대를 가져왔다.
이 마을에 사는 배재호(45)씨도지난해 펠릿보일러를 설치했다. 그 전에는 화목보일러와 기름보일러를 번갈아 사용했다. 20평 남짓한 단독주택의 한 달 연료비가 30만원을 넘었다. 하지만 펠릿보일러로 바꾼 뒤에는 연료비 지출이 한 달 18만~20만원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배씨는 “(펠릿보일러를 사용하면서) 연료 공급과 A/S 등이 걱정됐는데 마을이 집단적으로 펠릿보일러를 사용하면서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었다”며 “지금은 펠릿보일러 사용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마을에 사는 김숙례(64)씨 역시 펠릿보일러 사용에 만족해하고 있다. 그 전까지 기름 보일러를 사용해온 터라 난방비 부담이 컸다. 하지만 펠릿보일러로 바꾸고부터 부담이 한결 줄었다. 김씨는 “연료비 걱정 없이 난방을 할 수 있으니 좋다”며 “이장이 연료를 집까지 배달해주니 전혀 불편함 없이 보일러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펠릿보일러 집단화 마을 늘려가야 = 이 마을에 펠릿보일러가 집중적으로 보급되는데는 30대 젊은 이장 김재훈씨의 공이 컸다. 일찌감치 화목보일러 등 산림바이오메스에 관심을 가져온 탓에 정부의 펠릿보일러 보급사업은 구미가 당기는 일이었다.
김 이장은 마을의 공동 농기계 창고를 펠릿 저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지게차 등 마을 공동 소유의 장비들을 이용해 각 가정까지 연료 운반도 해준다. 다른 연료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료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일이다. 간단한 정비 등 보일러 관리도 이장 몫이다.
김 이장은 처음부터 펠릿보일러의 집단화에 주목했다.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아직까지는 펠릿 보일러가 보편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연료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를 많이 보아왔다. 그는 “앞으로 펠릿보일러 보급을 더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석유나 가스 등 화석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마을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농마을 사례는 펠릿보일러를 집단적으로 설치하려는 마을에 좋은 모델이 되고 있다. 펠릿보일러 보급에 앞장서고 있는 산림청도 여기에 주목하고 있다.
산림청 목재생산과 권장현 사무관은 “이 마을은 펠릿보일러 사용을 집단화해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라며 “효율성을 더 높이기 위해 마을 가까운 지역에 펠릿 생산시설을 만드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사무관은 또 “이 마을 사례를 분석해 앞으로 집단화가 가능한 농어촌뉴타운, 녹색마을, 산촌생태마을 등에 우선 보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상주 =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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