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미술여행-백남준

비디오 아트의 시조

지역내일 2001-08-29

20세기는 과거 수천년 동안 활동했던 작가들보다 더 많은 작가들이 등장하여 다양한 사조와 활동을 펼쳤던 100년이었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미술'이라는 장르에 대한 고정관념들도 많이 깨어지기 시작했다. 전시회장에 가만히 놓여있기만 한 작품은 이제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는 조금 부족한 느낌이 든다. '백남준'이라는 작가로 우리에게 익숙해진 비디오아트도 전혀 새로운 시도로 그 장을 열었다. 미국의 저명한 미술전문지 아트뉴스는 '지난 1세기 동안 가장 영향력 있는 예술가 25인'을 선정했다. 피카소 칸딘스키 달리 뒤샹 앤디워홀 등과 함께 생존작가로 백남준이 그 25명 안에 선정되었다. 말로만 듣던 세계적인 미술 거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또한 아트뉴스는 백남준이 25년 후에도 여전히 손꼽히는 작가 일거라고 예견하기도 했다. 우리가 미술시간에 인상파를 배우고 자라왔듯이 다음 세기의 아이들은 백남준의 텔레비젼 로봇을 배울지도 모를 일이다. 백남준은 비디오 아트의 시조로 유명하다. 그러나 현대미술의 거장 백남준은 정식으로 미술교육을 받은 적은 없다. 백남준은 193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당시 태창방직을 경영하던 섬유업계의 대부이자 무역상인 아버지 백낙승과 어머니 조종희의 3남 2녀중 막내인 그의 예술입문은 음악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수재들만 모이는 경기중학에 입학하여 음악교사 신재덕 교사(전 이화여대 음대학장)를 통해 작곡 성악 피아노 등 다양한 음악교육을 받는다. 그의 나이가 18세 되던 해 6.25가 터지고 그의 가족은 일본으로 이주하게 되었다. 그는 훌륭한 사업가가 되기를 바라는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리고 동경대 미대에 진학하여 예술가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졸업 후에는 곧바로 현대음악의 메카인 독일로 유학가서 뮌헨에서 음악사 수업을 받는다. 그때까지 주요 관심사가 현대음악이던 백남준은 작곡 수업을 받는다. 그리고 국제현대음악페스티벌에서 백남준은 57년에 전자음악가 슈톡하우젠을 만나고 그 다음해에는 전위음악가인 존 케이지와 운명적인 만남을 이룬다. 두 거장은 50·60년대 유럽에서 소위 튀는 예술가집단인 플럭서스 그룹의 주요멤버였다. '플럭서스'란 끊임없는 변화, 움직임을 뜻하는 라틴어로 1960년대에서 1970년대에 걸쳐 주로 독일의 여러 도시들을 중심으로 일어난 국제적 전위예술운동이다. 다다이즘이나 초현실주의와 같이 하나의 양식이 아니라 하나의 심리 상태에 더 가깝다. 공동 목표를 위해 협력하는 조직적 화가 집단이라기보다는 예술 시장과는 거리가 먼 예술가와 아웃사이더들이 모인 지극히 자유로운 집단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이러한 전위 예술가들과의 예술적 교류를 통해 새롭게 시작된 백남준의 예술세계는 음악도 그림도 아닌 바로 비디오에서 싹트게 되었다. 작품 'TV침대'(사진)는 도상적 기호가 갖는 영향력을 다루고있다. 백남준은 공장에서 제조한 것처럼 매끄럽고 윤이 나는 작품을 만들고자 애쓰지 않는다. 백남준의 'TV침대'는 수제품처럼 그들이 지시하는 바로 확실히 알려주는 형태로 배치되는데 모니터를 통해 관람자들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다. 즉 작품에 직접성과 즉각성을 주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그의 다른 작품에서는 위트가 묻어난다. 세 개의 목조 부처가 TV 모니터 앞에 앉아 명상대신 서양의 기술과 문명을 즐기는 '시게코의 부처들'을 지나치는 관람객은 하나같이 웃음을 참지 못한다. 그의 유머와 위트에는 전 세계인이 공감한다. 그것은 예술가가 가질 수 있는 재능 중에서도 최고의 덕목이 아닐까.
고유나 리포터 yn12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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