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지구에 이어 2차 보금자리주택 청약도 양극화가 심했다. 2차 역시 강남권 쏠림현상과 수도권 미달사태가 빚어졌다.
18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7~17일까지 실시한 2차 보금자리주택 특별공급(3자녀·노부모·신혼부부·생애최초) 최종 마감결과 9206가구 공급에 1만9319명이 신청해 평균 2.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유형별로는 △3자녀 1.4대 1 △노부모부양 0.9대 1 △신혼부부 2.9대 1 △생애최초 2.2대 1이었다.
지역별로는 강남 쏠림현상이 심했다. 동시에 진행한 3자녀·노부모부양 특별공급 사전예약은 서울내곡과 세곡2는 각각 7.6대 1, 8.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경기지역 4곳은 구리갈매만이 1.3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을 뿐 나머지 3곳은 미달됐다.
신혼부부 특별공급 역시 큰 차이가 없었다. 서울내곡과 세곡2지구는 평균 24.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모든 유형이 마감됐다.
그러나 경기권 4곳은 0.6대 1(시흥 은계)~1.6대 1(구리갈매)의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생애최초 특별공급도 서울내곡·세곡2지구는 평균 23.7대 1의 경쟁률을 나타낸 반면, 경기권 4곳은 모두 미달됐다.
보금자리주택 청약 양극화가 계속되는 것은 같은 보금자리단지라도 입지와 투자가치에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경기권에서 공급되는 보금자리주택은 여타 민간주택에 비해서는 입지와 가격면에서 경쟁력이 있지만 강남권 보금자리단지와는 비교가 안 된다는 얘기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보금자리주택이라도 수도권 일부지역은 입지와 투자가치 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수도권 외곽에 공급되는 보금자리주택은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공급규칙이 변경된 것도 강남권 쏠림현상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서울 뿐 아니라 수도권(경기·인천) 거주자들도 서울 청약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당첨확률이 높은 순위의 수도권 청약자들은 강남쪽 단지에 대거 청약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경기지구 분양가가 다소 높게 책정됐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 내곡과 세곡2지구는 주변시세의 60% 수준으로 책정된 반면, 경기권은 750만~990만원이어서 인근 시세보다 크게 낮지 않다게 업계의 시각이다. 가격 면에서 큰 이득은 없는 반면, 전매제한과 의무거주 등의 제약이 있다 보니 매력이 떨어진다는 것.
이충재 국토부 공공주택건설본부 단장은 “우리도 보금자리주택 청약 양극화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시장상황을 좀 더 지켜본 뒤 대책마련 여부를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수요자, 경기 비인기주택 노려라 = 특별공급이 마감됨에 따라 18일부터 일반인에 대한 청약이 실시된다. 일반공급 역시 양극화가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내곡과 세곡2지구의 경우 대기수요가 많고, 분양가도 주변 시세보다 낮아 일반공급에서도 경쟁자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3차 보금자리주택에는 강남권 물량이 없어 두 지역에 대한 청약 쏠림현상은 더욱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첨 커트라인은 청약저축 불입액이 1700만~1800만원 선 정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권은 사실상 강남권에 비해 입지여건이 떨어지고, 부동산 시장 장기침체로 주변시세는 떨어진 반면, 예상 분양가는 기대보다 높게 책정돼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청약납입금액은 적지만 내집 마련을 원하는 실수요자들은 경기권을 노려보는 것이 좋다. 경기권은 청약 불입액은 인기지역인 구리의 경우 700만~800만원 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지영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일반공급도 강남권 쏠림현상이 심하게 나타날 것”이라며 “내집 마련 실수요자, 특히 해당 지역 거주자가 아닌 사람은 경기권 비인기 주택형을 적극 공략하는 것이 당첨확률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병국 기자 bg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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