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초중학교 조기유학생 수 감소 원인 분석

강남지역 조기유학생 수 3년 연속 감소 추세

경기침체, 저출산, 고교입시 내신 강화 등 다양한 요인 작용…감소세 계속될 듯

지역내일 2010-05-25




불과 3~4년 전까지만 해도 강남지역(강남구, 서초구) 초등학교 학생 100명 중 4명꼴로 조기유학을 떠나, 4~5학년 때 1~2년 정도 단기유학을 보내는 것이 유행일 정도였다. 중학교 역시 한 학년이 올라갈 때마다 30~40여명의 학생들이 유학을 가는 학교가 많았다. 하지만 한국교육개발원(KEDI)과 서울시교육청이 집계한 ‘1995년~2009년 초중고 조기유학생 수’ 자료에 따르면 강남지역 초중학교 조기유학생 수가 지난 2006년 이후 연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강남 학생 수 감소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어
강남지역의 초중학교 조기유학생은 2006년 2천517명, 2007년 2천336명, 2008년 2천282명, 2009년 1천614명으로 3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초등학생은 2006년 1천270명, 2007년 1천149명, 2008년 1천250명, 2009년 1천64명으로, 중학생은 같은 기간 1천247명, 1천187명, 1천32명, 550명으로 줄었다.
초중학생 모두 2008년과 2009년 사이의 유학생 수 감소폭이 가장 큰 것이 특징이다. 2006년~2009년 강남지역 전체 학생 대비 유학생 비율도 초등학생은 2.2%, 2.1%, 2.5%, 2.1%였지만 중학생은 3.2%, 3.2%, 2.8%, 1.5%였다.

서울 전체 초중학교 유학생 수나 전국의 조기유학생 수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유독 강남지역 조기유학생 수 감소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것은 강남권이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조기유학 붐의 진원지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강남지역 조기유학생 수 감소의 원인을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을까? 우선 강남지역 초중학생 수의 변화부터 살펴보자. 서울시교육청 통계자료 ‘학년 및 연령별 학생 수’에서 강남교육청 관내 초등학생 수는 2006년 5만5천764명, 2007년 5만4천727명, 2008년 5만2천639명, 2009년 4만9천961명으로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중학생 수도 같은 기간 3만7천889명, 3만7천275명, 3만6천560명, 3만6천55명으로 줄고 있다. 따라서 초중학생 수가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이 조기유학생 수 감소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한다. 이에 대해 강남교육청 관계자는 “비록 취학아동 수 감소로 인해 강남지역 초등학교 1, 2학년 학생 수는 줄었지만 4학년 이상 고학년의 경우 여전히 전입이 늘고 있어 전체적인 학생 수 감소폭은 그다지 크지 않은 편이다”라고 전했다.


강남 중산층의 경제력 약화가 요인
전반적인 경기침체도 큰 요인으로 손꼽힌다. 와이즈멘토 조진표 대표이사는 “강남 부유층은 여전히 유학을 보내고 있지만 중산층의 경제력이 약화되면서 그들이 보내지 않는 만큼 강남 조기유학생 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영어권 국가에서 1년 정도 유학하면서 특목고 입시 준비를 하는 관리형 유학이나 부모 동반 유학 등 어떤 방식으로든 조기유학을 보내는 것이 대세처럼 인식 되면서, 무작정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서 유학을 보내는 경우도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비교적 빠듯하게 유학을 보냈던 중산층 부모들이 비용적인 면에서 너무 힘들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더 이상 섣불리 조기유학을 선택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조 대표이사는 “조기유학을 보내는 이유가 미국대학 진학이 목표인 경우가 많았는데 국내 고교에서도 미국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준비 방법이 다양해지는 등 충분한 여건이 조성된 것” 또한 하나의 요인으로 분석했다. 그동안 외고나 민사고 국제반 학생들 중 해외대학 진학생 수가 많았던 만큼 학부모들이 굳이 조기유학을 보내지 않더라도 국내 고교에서 공부한 후 미국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방법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고교입시 내신 강화도 감소세에 한몫
조기유학 붐이 막 시작되었던 2000년대 초에 초등학교 고학년 자녀를 둔 부모들은 영어가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해 너나없이 조기유학에 관심이 높았다. 하지만 최근 강남에는 2~3년간 영어유치원에 다니면서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영어를 익히거나, 해외 거주 경험으로 영어가 이미 기본이 돼 버린 아이들이 많다보니 조기유학에 대한 관심도 그만큼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조기유학의 결과가 속속 드러나면서 유학을 보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인식을 하게 된 것도, 대부분의 강남 부모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또한, 외고입시에서 내신 비중이 높은 전형이 늘어난 것도 조기유학생 감소세에 한몫을 했다. 조기유학을 다녀와도 영어실력이 얼마나 늘었는지 쉽게 입증이 안 되는데 반해, 다른 과목에서 뒤처지는 것은 바로 드러나 잃는 것이 더 많을 수도 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된 것이다. (주)하늘교육 임성호 기획이사는 “초등학교 고학년 때 조기유학을 다녀온 학생들이 중1 첫 중간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영어도 중요하지만 정규교과를 따라가기 위한 선행학습의 중요성이 더 부각되었다. 고교선택이 다양화되고 고교입시에서 내신 비중이 강화되면서 앞으로 부모들이 더 조기유학을 못 보내게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장은진 리포터 jkumeu@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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