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기간 14일보다 더 가슴 졸인 14시간이었다.”
2일 오후 6시 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사무실은 ‘충격’에 휩싸였다.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한명숙 민주당 후보와의 격차가 불과 0.2%p에 불과했기 때문이었다. 최대 20%p까지 지지율이 벌어지면서 낙승을 예상했지만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었다. 오 시장은 물론 캠프 관계자들의 얼굴은 싸늘해졌다.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오 당선자가 앞선 것으로 나온) 케이블방송의 예측조사 결과가 신뢰성이 높은 것 아니냐”며 시대 썪인 이야기가 오가기도 했다.
방송3사 출구조사가 틀렸다는 이들의 이야기를 증명하듯 개표 초기 오 당선자는 여유 있게 앞서가기 시작했다. 잠시였지만 최대 20%p차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안심도 잠시. 오후 9시40분쯤 한명숙 후보에게 추월당하기 시작해 3일 오전 4시까지 단 한차례도 선두자리를 차지하지 못했다. 사무실에서 오 당선자의 지지자들끼리 몸싸움이 벌어질 정도로 분위기도 험악해졌다.
한명숙 후보 진영의 표정은 정반대였다. 출구조사 결과에 고무되고 오후 9시 앞서 나가기 시작하면서 서울광장에 500여명의 지지자가 모여들었다. ‘(시청사) 방빼’라는 구호가 적힌 종이를 흔들며 당선된 듯한 기쁨을 누렸다. 한 후보 캠프에서도 상징적인 서울광장에서 승리를 맞이하자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반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오전 4시15분쯤 400표 가량 앞서기 시작하며 오 당선자가 다시 1위를 탈환했다. 개표 초반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강북지역의 투표함이 집중적으로 열리면서 이어졌던 한 후보의 질주는 강남3구 개표가 본격화되면서 멈췄다. 오 당선자에게는 오전 8시를 조금 넘긴 시간에 ‘당선확정’ 소식이 전해졌다. 가슴졸인 14시간의 마지막 순간이었다. 오 당선자는 8시40분 소감문을 낭독했고, 50분에는 시청 출근을 위해 캠프를 떠났다.
오 당선자 캠프 관계자는 “개표를 지켜보는 동안 ‘낙선하면 뭐 먹고 사나’ 같은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며 “민심의 무서움을 읽었다”고 말했다.
오 당선자는 당선확정 직후 “장수들을 모두 잃어버린 대표 장수가 된 듯한 느낌”이라며 “참으로 어려운 선거를 치렀다”고 말했다. 그는 “저를 지지하지 않은 많은 분들의 뜻도 깊게 헤아려 균형 잡힌 시정이 이뤄지도록 항상 유념하겠다”고 덧붙였다.
허신열 기자 syheo@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2일 오후 6시 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사무실은 ‘충격’에 휩싸였다.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한명숙 민주당 후보와의 격차가 불과 0.2%p에 불과했기 때문이었다. 최대 20%p까지 지지율이 벌어지면서 낙승을 예상했지만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었다. 오 시장은 물론 캠프 관계자들의 얼굴은 싸늘해졌다.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오 당선자가 앞선 것으로 나온) 케이블방송의 예측조사 결과가 신뢰성이 높은 것 아니냐”며 시대 썪인 이야기가 오가기도 했다.
방송3사 출구조사가 틀렸다는 이들의 이야기를 증명하듯 개표 초기 오 당선자는 여유 있게 앞서가기 시작했다. 잠시였지만 최대 20%p차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안심도 잠시. 오후 9시40분쯤 한명숙 후보에게 추월당하기 시작해 3일 오전 4시까지 단 한차례도 선두자리를 차지하지 못했다. 사무실에서 오 당선자의 지지자들끼리 몸싸움이 벌어질 정도로 분위기도 험악해졌다.
한명숙 후보 진영의 표정은 정반대였다. 출구조사 결과에 고무되고 오후 9시 앞서 나가기 시작하면서 서울광장에 500여명의 지지자가 모여들었다. ‘(시청사) 방빼’라는 구호가 적힌 종이를 흔들며 당선된 듯한 기쁨을 누렸다. 한 후보 캠프에서도 상징적인 서울광장에서 승리를 맞이하자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반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오전 4시15분쯤 400표 가량 앞서기 시작하며 오 당선자가 다시 1위를 탈환했다. 개표 초반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강북지역의 투표함이 집중적으로 열리면서 이어졌던 한 후보의 질주는 강남3구 개표가 본격화되면서 멈췄다. 오 당선자에게는 오전 8시를 조금 넘긴 시간에 ‘당선확정’ 소식이 전해졌다. 가슴졸인 14시간의 마지막 순간이었다. 오 당선자는 8시40분 소감문을 낭독했고, 50분에는 시청 출근을 위해 캠프를 떠났다.
오 당선자 캠프 관계자는 “개표를 지켜보는 동안 ‘낙선하면 뭐 먹고 사나’ 같은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며 “민심의 무서움을 읽었다”고 말했다.
오 당선자는 당선확정 직후 “장수들을 모두 잃어버린 대표 장수가 된 듯한 느낌”이라며 “참으로 어려운 선거를 치렀다”고 말했다. 그는 “저를 지지하지 않은 많은 분들의 뜻도 깊게 헤아려 균형 잡힌 시정이 이뤄지도록 항상 유념하겠다”고 덧붙였다.
허신열 기자 syheo@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