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모든 열정, 핸드백 안에서 숨쉰다

내일이 만난 사람 핸드백 사업가 정환희 대표

지역내일 2010-06-13 (수정 2010-06-13 오후 12:16:44)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핸드백이 있다. 그리고 여성들은 자신의 지위 및 개성을 나타내는 아이템으로 나만의 백(bag)을 선택한다. ‘여자의 자존심은 핸드백이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여성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는 핸드백. 이러한 여성들의 마음을 빼앗는 특별한 핸드백을 만드는 이가 있다. 바로 GIC 정환희 대표(48·송파동)다. GIC의 핸드백 브랜드는 ‘우노치안또’와 ‘IWB 1963’. 여느 명품브랜드와 견주어 디자인과 품질에서 뒤지지 않아 가치를 알아본 단골 층이 두텁다. 또한 일본에서도 많이 팔려나간다. 소소한 가방가게에서 출발해 일본 수출로 발판을 다진 결과, 건실한 기업 수준의 매출고를 올리고 있는 GIC 정 대표의 인생을 들여다봤다.




시골 처녀, 125만원 쥐고 서울로 오다
  경북 김천이 고향인 정환희 대표는 외국에 대한 동경심이 많은 시골 소녀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듬해 외국에 가서 성공해야 한다는 욕심 하나로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다. 방안에서 1년여를 박혀 일본어 교재를 통째로 외웠다.
  “처음엔 영어와 일본어를 같이 했었어. 그런데 며칠 지나고 보니 두 언어가 뒤죽박죽돼서 제대로 공부가 되지 않는 거야. 그래서 영어를 접고 일본어만 팠지. 교재를 그대로 외우고 쓰다 보니 연습한 종이로 방을 도배할 정도였어. 외울 내용을 방 안의 벽, 천장에 빼곡하게 붙여놓고 무조건 외웠어. 지금 돌아보면 학교 다닐 때보다 더 독하게 공부했던 것 같아.”
  그의 나이 25세. 취업할 요량으로 125만원을 손에 쥐고 고향을 떠나왔다. 그래서 찾아간 곳이 서울관광통역학원이다. 구직 의뢰가 학원을 통해 들어오던 시절이라 일단 3개월 학원비를 선납하고 학원에 나갔다.
  정 대표는 “한 교실에 학원생이 바글바글해서 여기서 취업추천을 받으려면 뭔가 방법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그래서 매일 저녁마다 취업담당 선생님께 편지를 썼어”라고 기억을 더듬었다. 편지글에는 ‘시골에서 꿈을 안고 서울에 왔다. 취업 못하면 고향집으로 다시 갈 수도 없다. 꼭 취직시켜줘야 한다 ’등 절박한 심정을 담았다. 특별한 노력 덕분인지 2달 만에 김포공항 근처에 있는 준 면세점에 취직이 됐다.
  부지런함, 손님의 마음을 꽤 뚫는 기술이 있어서일까. 첫 직장에서 최고 매출액의 일등 공신으로 인정을 받았다. 더 큰 꿈을 위해 2년 후 독립했지만 현재의 기반을 만든 첫 번째 인연이었다.




내 파트너는 핸드백 뿐
  직장을 그만둔 후 그는 송파동 오금동에 자신의 매장을 냈다. 처음부터 국내 판매보다 일본수출에 중점을 두고 가죽 핸드백을 만들었다. 사업은 탄탄대로를 걸었다. 2003년에는 더 넓은 시장을 보기위해 잠시 일을 접고 캐나다로 영어 연수도 다녀왔다. 사업 확장을 위해 외국어 마스터는 필수요건이었기 때문이다.
  6년 전부터 그의 브랜드는 강남일대 부띠끄에서 판매되고 있다. 특히, 악어·낙타·타조·뱀 가죽을 사용한 특수피 핸드백 브랜드인 ‘우노치안또’는 상류층 고객에게 반응이 좋다. 그래서 그의 단골고객 중에는 대기업 안주인, 기업체 사장, 연예인, 전문직 종사자 등이 많다.
  “단골 관리…난 안한다. 내 제품에만 정성을 쏟을 뿐 다른 건 필요 없다. 단골에게 굽실거리는 것, 내 성격에도 맞지 않아. 제품이 좋아서 내 물건을 쓰게끔 하는 것이 맞지 않겠나. 내가 만든 백이 내 새끼인 만큼 난 내 제품에 대해 떳떳하다.”
  그래서 현재 송파동에 매장 겸 사무실이 있지만 별다른 광고를 하지 않는다. 손님에게 친절하게 이것저것 설명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의 가게에는 찾아오는 손님이 늘 많다.
  힘든 시기도 물론 있었다. 가까이 지내던 이에게 사기를 당해 억대의 돈을 한 순간 날려서 최근까지 그 빚을 정리했다. 정 대표는 “삶을 되돌아보면 인생은 굴곡이 있는 것 같아. 좌절, 고통을 겪고 나니 이것도 내 인생에 도움이 되겠구나 싶어”라면서 “이 일로 내가 좀 더 겸손해질 수 있었고, 앞으로 신중하게 사업할 수 있는 기반이 되겠지”라고 했다.




내 인생의 계획표는 적중 한다
  정 대표는 지금의 자신을 ‘킬리만자로의 표범’에 비유했다. 시장조사, 디자인 기획?스케치, 제조의뢰?관리, 판매, 영업, 해외사업 등 핸드백이 완성돼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전 과정을 관여하다보니 쉴 틈이 없다. 국제피혁박람회도 나가 이태리, 프랑스 등 패션 일번지의 유행흐름도 직접 파악한다.   
  내년 계획은 송파지역에 자신의 브랜드만 취급하는 대형 핸드백 전문점을 여는 것이다. 핸드백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매장을 만들 거다. 올 초, 소가죽과 양가죽을 사용한 대중 브랜드 ‘IWB 1963''을 런칭 한 것도 미래를 위한 준비였다.
   “최종 목표. 벌여 들인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야. 내가 가진 에너지를 핸드백 만드는 데 쏟다보니 보너스로 돈까지 따라 온 거잖아. 모두 돌려주고 싶어.”
김소정 리포터 bee4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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