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와 모래와 바람의 아주 특별한 만남

한국의 NT 후보지 2 - 충남 태안군 신두리 해안사구

지역내일 2001-09-06
충청남도 태안군 원북면 신두리 바닷가, 저만치 물이 빠진 해변에 얼룩말 무늬처럼 선명한 ‘연흔(漣痕)’이 끝없이 이어진다. ‘전사구’(바닷가 가까이 형성된 모래언덕) 뒤로는 모래가 쌓여 언덕을 이룬 사막과 같은 풍광이 눈에 들어온다.
신두리는 해안을 따라 길이 4킬로미터, 폭 500미터 이상 넓게 펼쳐져 있는 우리나라 최대의 사구지대이다. 빙하기 이후 약 1만 5000년 전부터 형성되기 시작한 이곳 사구에는 ‘해당화’를 비롯한 다양한 사구식물들이 자연군락을 이루어 서식한다.
우리나라 자연사구의 모습을 잘 간직한 이곳은 지난 8월 23자로 문화재청의 천연기념물 가지정을 받은 상태이나 해안사구 일대가 대부분 사유지여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남쪽 사구와 해안에는 해수욕장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북쪽 해안에는 일부 주택건설 사업까지 시작되었다. 현재 이 지역 토지 소유자들은 곳곳에 “토지소유주 의사 무시한 보전지역 지정을 저주한다” 등의 섬뜩한 구호를 적은 플래카드를 내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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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사구(coastal dune)와 모래해안(해빈 : sand beach)은 ‘밀물과 썰물’보다는 ‘파도와 바람’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해안에 나타나는 지형으로 외해(外海)로 연한 해안지역에 발달한다.
특히 겨울철 순간풍속 17미터/sec 정도의 강한 북서풍에 바닷가 모래가 육지로 날아들고, 이 모래가 오랜 세월에 걸쳐 쌓여 모래언덕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모래가 바람에 날리고 파도에 밀려서 형성되는 사구와 해빈 사이에는 퇴적물의 교환현상이 왕성하게 일어난다. 두 지형은 이어져 있지만 해빈은 파도의 영향을 많이 받는 해양생태계에 가까운 반면, 사구는 바람에 의해 조정되고 육상생태계에 훨씬 가깝다.
이러한 생태계 전이지역에는 바다나 육지 생태계와는 또다른 독특한 식생대가 발달하고, 고유종들이 서식하는 경우가 많다. 그 반면 경관이 수려하고 개발이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에 해수욕장이나 규사광산 등으로 개발되어 제대로 보존된 곳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2002년 세계 꽃박람회 행사장인 안면도 ‘꽃지 해안사구’는 수년 동안의 규사 채취로 이미 거대한 사구가 사라졌고 그나마 남아 있는 사구에는 콘도나 주차장 같은 각종 구조물과 시멘트 옹벽 등이 설치되었다.
만리포 천리포 몽산포 학암포 등 태안반도에 있는 대부분의 해안사구는 해수욕장 개발로 본래의 모습을 잃어버렸다. 전북 고창군의 ‘장호·용정 사구지대’는 해안을 따라 곰솔(해송)이 식재되어 있으며, 전남 임자도의 ‘대광리 사구지대’도 해수욕장 개발과 방파제 축조로 원형이 크게 훼손되고 말았다.
특히 바다와 사구지역의 경계에 있는 모래언덕(전사구) 위에 직접 건물을 짓는 경우, 모래의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사구 환경이 크게 악화된다. 일부지역은 주변 해안을 매립하거나 방파제를 쌓은 후 해안선 변화에 따른 해류의 변화로 해안침식이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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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두리 해안사구는 그 규모와 함께 우리나라 해안사구 지형이 구성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지형이 존재한다는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가치를 갖는다.
이렇게 다양한 지형이 나타나는 것은 이 일대가 90년대 초까지 군사보호구역으로 묶여 원주민을 제외한 외부인들의 방문이 오랫동안 차단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도 사구의 형성이 진행되고 있는 북서부 구역에서는 사구식생이 그 분포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상태이다.
이 사구지대의 식생을 구성하는 주요 식물종은 ‘갯그령’ ‘통보리사초’ ‘갯완두’ ‘해당화’ ‘갯메꽃’ ‘좀보리사초’ 등인데, 이들은 긴 지하경(땅속뿌리)으로 모래언덕이라는 건조하고 척박한 환경을 이겨낸다. 지하경은 수평 혹은 수직으로 생장하는데 상황에 따라 수직 혹은 수평생장을 적절히 조절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한다. 식생이 잘 발달한 곳에서는 대규모 해당화 군락이 형성되어 있다.
환경부 생태계조사단실의 서종철(지리학) 박사는 “신두리 해안사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사구이며, 자연상태의 전형으로 볼 수 있는 점에서 시급한 보존대책이 필요하다”며 “특히 사구 형성이 시작되는 전사구를 보존하고 대규모 규사 채취를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박스 기사="">

환경선진국의 철저한 사구관리

해외 선진국에서는 일찍부터 사구보호 관리에 절대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미국 뉴저지 주립공원 아일랜드 비치의 경우, 수십 킬로미터에 이르는 해변 모래언덕에 울타리를 쳐 사람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사구 위에 콘크리트 건물을 짓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며, 해변으로 가는 통로는 목도를 놓아 모래를 밟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대도시의 고층빌딩 숲을 마주한 사구지역도 모두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대서양에 접한 스페인의 해안사구 지대는 유럽대륙에서 마지막 남은 ‘시라소니’ 서식지로 배후지역 수킬로미터까지 국립공원 및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지난 8월부터 해안사구 보전에 나섰다. 공단은 우선 태안해안국립공원 내 11개 사구, 36개 지점에 표주를 설치해 높이의 변화를 정기적으로 측정하고 있으며, 해일이나 태풍 등의 경우에도 높이를 관찰, 퇴적이나 침식에 대한 모니터링을 시작했다.
또 앞으로 모래 이동이 활발한 계절이 오면 모래퇴적을 유도하기 위한 샌드트랩을 설치, 효과를 측정하기로 했다. 공단은 주요 사구에 대해 훼손방지시설을 연차적으로 설치하고 사구식물의 인공증식과 이식도 추진할 계획이다.

제 2회 NationalTrust 후보지 콘테스트

(사)내셔널트러스트운동(공동대표 고 은, 김상원, 김성훈)은 국내 자연 및 문화유산 보전지역을 발굴하는 제2회 "내셔널 트러스트 후보지 콘테스트"를 개최한다.
산, 강, 갯벌, 습지와 문화유적 등 보전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곳의 정보와 사진을 인터넷에 직접 올리거나, 양식을 다운받아 우편접수를 하면 된다. 이번 행사의 대한 자세한 안내는 내셔널트러스트 후보지 콘테스트 홈페이지(www.ntrust.or.kr)에 소개되어 있다.
올해부터는 웹 상으로만 접수를 받던 방법에서 벗어나 우편접수도 동시에 실시하여 홈페이지 제작이나 인터넷에 대해서 잘 모르는 참가자(어린이, 중·장년 층)의 폭넓은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1차 심사를 통과한 참가팀 중에 교육부장관상(1팀), 환경부장관상(2팀), 산림청장상(2팀), 문화재청장상(2팀)과 입선(4팀) 총 11팀을 선발하여 푸짐한 부상이 주어진다.
수상작들은 영어로 번역, 웹사이트로 구축되어 해외에도 우리나라의 소중한 자연, 문화 유산을 소개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또한 실제로 보전 가치가 높은 후보지의 경우에는 공식적으로 내셔널트러스트 후보지로 지정한다.
팀이나 개인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접수는 9월 30일까지, 수상자 발표는 12월 10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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