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이후 국민 재테크 필수상품으로 자리잡았던 주식형펀드는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며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반토막 펀드에 우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펀드투자에 대한 불신과 오해가 생긴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수익률 및 위험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면 최선의 재테크는 주식형펀드라고 조언한다. 물론 장기분산투자라는 기본에 충실한 투자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주식형펀드는 지난 5년 수익률은 107.28%에 달한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꾸준히, 달걀을 여러 바구니에 담는’ 장기분산이라는 기본에 충실한 펀드투자야말로 돈 버는 지름길인 셈이다. /편집자주
주식형펀드, 7년 수익률 279.0% … 인내심이 종자돈
펀드투자도 단타 유행, 수익률은 미미
"장수리스크 대비하는 장기투자 필요"
이달 들어 펀드환매가 또다시 심상치 않다. 국내 주식형 펀드 사상 최대 환매를 기록했던 지난 4월 이후 잠잠해지는 듯했지만 다시 환매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는 것.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순유출규모는 1조6649억원에 달한다. 지난 5월에 순유입된 1조 7114억원이 고스란히 빠져나간 것이나 마찬가지다.
◆단기환매의 유혹 =
최근의 펀드 환매 추세는 주가가 1700선을 돌파하면서 시작됐다. 지난 15일 코스피지수가 1700선에 다가서자 환매규모는 10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다음날에도 1125억원이 순유출되더니 17일부터는 순유출규모가 2000억원대로 올라섰다.
전문가들이 최근 환매의 이유로 짚는 것은 일단 코스피지수 1700선에 펀드에 들어왔던 투자자들의 본전 확보 욕구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1700~1750 선에 들어온 자금은 지난 4월까지 거의 환매완료됐지만 그 위에서 유입됐던 자금은 환매대기중이다. 현대증권 분석에 따르면 1750~1800선에서 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3조원 수준으로 이 중 본전을 회복하고 나간 자금은 4.6% 수준에 불과하다. 배성진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1750을 돌파하면 대기하고 있던 자금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해 환매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하나의 이유로 짚을 수 있는 부분은 펀드단기투자자의 급증이다. 개별종목을 단타투자하듯이 펀드 단기투자자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한 자산운용사의 간부는 “펀드에 대한 신뢰감이 없어지고 있는데다 요즘엔 펀드투자도 주식단타하듯이 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지수가 조금 올랐다 하면 3~5% 정도의 수익을 바라보고 환매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본전 찾았다고 금방 환매를 해버리든, 약간의 이익을 보고 단기간에 환매를 하든 문제는 투자자들이 수익률 측면에서 그리 짭짤한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펀드 환매자금을 또 어딘가에 투자해야 하는 투자자들은 또다른 변동성에 노출된다는 점도 있다. 전문가들은 증시의 변동성에 일희일비하지 마음 편하게 장기투자하는 것이 오히려 높은 수익을 볼 수 있다고 조언하는 이유다.
◆1년 투자하면 7%, 10년 투자하면 262% =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으로 설정액 100억원 이상 주식형펀드의 1년 누적수익률 평균은 7.40%다. 1년 전에 펀드에 가입해 꾹 참고 견뎠을 경우 누릴 수 있는 수익률이 7.40%라는 이야기다. 최근 은행들의 정기적금의 1년 금리가 3%라는 점을 고려하면 2배 이상의 수익을 누릴 수 있는 셈이다.
시간을 좀 더 늘려잡으면 수익률은 더 높아진다. 5년 누적수익률은 107.28%로 훌쩍 뛰고, 7년일 경우에는 279.00%, 10년일 경우에는 262.56%를 기록했다.
문제는 이같은 고수익은 섣불리 돈을 빼지 않고 꾹 참았을 때에만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펀드 단타 성향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우려된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실제 수치를 통해 인내했을 때 달콤한 열매(수익률)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면서 장기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창희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장도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너무 오래 사는 위험이라는 장수리스크를 안게 됐다”면서 “노후대비를 위한 펀드투자의 경우에는 10년 이상을 바라보는 장기투자가 기본”이라고 조언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
한국투자자, 짦은 기간 투자하고 기대치만 높아
기대수익률 연 26%, 투자기간은 20개월
“우리나라에 장기분산투자 문화가 확산되지 않는 데는 기대수익률이 너무 높다는 점도 한 원인이에요. 기대치가 높다 보니 금방 실망해서 펀드를 환매해버리는 겁니다.”
장기분산투자 전도사격인 강창희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장의 말이다. 실제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문화에는 장기분산투자보다는 단기몰빵투자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JP모간자산운용과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3월 비슷한 시기에 한국투자자들의 펀드투자행태에 대한 보고서를 각각 내놓았다. 이 두가지 보고서를 보면 한국투자자들의 단기몰빵투자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JP모간자산운용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펀드투자자들의 평균 투자기간은 20개월에 불과하다. 3년 이상 투자한다는 투자자는 17.0% 정도였다. 평균투자기간은 점점 더 짧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조사결과에서는 평균투자기간이 22개월로 나타난 바 있다.
기대수익률은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같은 조사에서 한국 펀드투자자들이 기대하는 1년 기대수익률 평균은 26.4%였다. 연30% 이상의 수익률을 원하는 투자자는 16.8%, 연50%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투자자도 8.5%에 달했다.
분산투자 측면은 어떨까. 금융투자협회가 전국의 개인투자자 15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평균펀드보유개수는 2.05개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평균 펀드보유개수가 6.0개로 나타난 것과 비교하면 한국투자자들이 분산투자 측면에서도 약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그러나 전문가들은 수익률 및 위험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면 최선의 재테크는 주식형펀드라고 조언한다. 물론 장기분산투자라는 기본에 충실한 투자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주식형펀드는 지난 5년 수익률은 107.28%에 달한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꾸준히, 달걀을 여러 바구니에 담는’ 장기분산이라는 기본에 충실한 펀드투자야말로 돈 버는 지름길인 셈이다. /편집자주
주식형펀드, 7년 수익률 279.0% … 인내심이 종자돈
펀드투자도 단타 유행, 수익률은 미미
"장수리스크 대비하는 장기투자 필요"
이달 들어 펀드환매가 또다시 심상치 않다. 국내 주식형 펀드 사상 최대 환매를 기록했던 지난 4월 이후 잠잠해지는 듯했지만 다시 환매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는 것.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순유출규모는 1조6649억원에 달한다. 지난 5월에 순유입된 1조 7114억원이 고스란히 빠져나간 것이나 마찬가지다.
◆단기환매의 유혹 =
최근의 펀드 환매 추세는 주가가 1700선을 돌파하면서 시작됐다. 지난 15일 코스피지수가 1700선에 다가서자 환매규모는 10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다음날에도 1125억원이 순유출되더니 17일부터는 순유출규모가 2000억원대로 올라섰다.
전문가들이 최근 환매의 이유로 짚는 것은 일단 코스피지수 1700선에 펀드에 들어왔던 투자자들의 본전 확보 욕구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1700~1750 선에 들어온 자금은 지난 4월까지 거의 환매완료됐지만 그 위에서 유입됐던 자금은 환매대기중이다. 현대증권 분석에 따르면 1750~1800선에서 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3조원 수준으로 이 중 본전을 회복하고 나간 자금은 4.6% 수준에 불과하다. 배성진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1750을 돌파하면 대기하고 있던 자금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해 환매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하나의 이유로 짚을 수 있는 부분은 펀드단기투자자의 급증이다. 개별종목을 단타투자하듯이 펀드 단기투자자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한 자산운용사의 간부는 “펀드에 대한 신뢰감이 없어지고 있는데다 요즘엔 펀드투자도 주식단타하듯이 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지수가 조금 올랐다 하면 3~5% 정도의 수익을 바라보고 환매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본전 찾았다고 금방 환매를 해버리든, 약간의 이익을 보고 단기간에 환매를 하든 문제는 투자자들이 수익률 측면에서 그리 짭짤한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펀드 환매자금을 또 어딘가에 투자해야 하는 투자자들은 또다른 변동성에 노출된다는 점도 있다. 전문가들은 증시의 변동성에 일희일비하지 마음 편하게 장기투자하는 것이 오히려 높은 수익을 볼 수 있다고 조언하는 이유다.
◆1년 투자하면 7%, 10년 투자하면 262% =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으로 설정액 100억원 이상 주식형펀드의 1년 누적수익률 평균은 7.40%다. 1년 전에 펀드에 가입해 꾹 참고 견뎠을 경우 누릴 수 있는 수익률이 7.40%라는 이야기다. 최근 은행들의 정기적금의 1년 금리가 3%라는 점을 고려하면 2배 이상의 수익을 누릴 수 있는 셈이다.
시간을 좀 더 늘려잡으면 수익률은 더 높아진다. 5년 누적수익률은 107.28%로 훌쩍 뛰고, 7년일 경우에는 279.00%, 10년일 경우에는 262.56%를 기록했다.
문제는 이같은 고수익은 섣불리 돈을 빼지 않고 꾹 참았을 때에만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펀드 단타 성향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우려된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실제 수치를 통해 인내했을 때 달콤한 열매(수익률)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면서 장기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창희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장도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너무 오래 사는 위험이라는 장수리스크를 안게 됐다”면서 “노후대비를 위한 펀드투자의 경우에는 10년 이상을 바라보는 장기투자가 기본”이라고 조언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
한국투자자, 짦은 기간 투자하고 기대치만 높아
기대수익률 연 26%, 투자기간은 20개월
“우리나라에 장기분산투자 문화가 확산되지 않는 데는 기대수익률이 너무 높다는 점도 한 원인이에요. 기대치가 높다 보니 금방 실망해서 펀드를 환매해버리는 겁니다.”
장기분산투자 전도사격인 강창희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장의 말이다. 실제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문화에는 장기분산투자보다는 단기몰빵투자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JP모간자산운용과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3월 비슷한 시기에 한국투자자들의 펀드투자행태에 대한 보고서를 각각 내놓았다. 이 두가지 보고서를 보면 한국투자자들의 단기몰빵투자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JP모간자산운용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펀드투자자들의 평균 투자기간은 20개월에 불과하다. 3년 이상 투자한다는 투자자는 17.0% 정도였다. 평균투자기간은 점점 더 짧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조사결과에서는 평균투자기간이 22개월로 나타난 바 있다.
기대수익률은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같은 조사에서 한국 펀드투자자들이 기대하는 1년 기대수익률 평균은 26.4%였다. 연30% 이상의 수익률을 원하는 투자자는 16.8%, 연50%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투자자도 8.5%에 달했다.
분산투자 측면은 어떨까. 금융투자협회가 전국의 개인투자자 15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평균펀드보유개수는 2.05개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평균 펀드보유개수가 6.0개로 나타난 것과 비교하면 한국투자자들이 분산투자 측면에서도 약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