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아파트가 넘쳐나고, 주택매매가 1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주택가격은 크게 내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다소 약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올 들어 예년보다 매매가격이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전국의 주택가격은 하루가 다르게 아파트 가격이 오르던 2007년 초보다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기 전보다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토해양부가 집계한 주택매매가격 종합지수(2008. 12 =100)에 따르면 전국 주택매매가격은 올해 6월(102.4)이 2005년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과 서울도 모두 올 3월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택매매가격 종합지수는 국민은행 부동산연구소에서 매월 조사하는 것으로, 정부 공식통계로 활용되고 있다.
2005년 이후 ‘전국’ 주택매매가격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기 전인 2008년 9월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2005년 1월 80.8이었던 지수가 101.2까지 올랐다. 이후 2009년 초까지 약세를 보였으나 다시 5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다. 그 결과 올해 5, 6월 102.4로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
수도권도 상황이 비슷하다.
2005년 이후 매년 초 일시적인 약세를 제외하고는 2008년 9월(101.2)까지 상승세를 이어왔다.
이후 지난해 초 3개월간 주춤하더니 다시 오르기 시작해 지난해 12월 101.5를 기록, 2005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올 초 다시 주춤하던 지수는 3월 101.5로 고점을 찍은 뒤 △4월 101.4 △5월 101.1 △6월 100.7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05년부터 3년 9개월간 꾸준히 상승하더니 2008년 9월(101.9)을 고점으로 한풀 꺾여 지난해 1분기까지 약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2분기부터 다시 강세로 돌아서 올해 3월(103.1)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3개월간 약세를 보이고 있다.
구체적인 실거래가를 보더라도 아파트 가격이 상승한 곳을 여럿 확인할 수 있다.
부산 해운대 명장SK의 전용 85㎡ 경우 2007년 3월 1억4700만원(10층)에 거래됐으나 올 4월에는 1억7400만원(25층)에 매매가 이뤄졌다. 2007년 2월 1억9500만원에 거래됐던 대전시 유성구 대우푸르지오(85㎡, 5층)는 올 4월 2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서울시 도봉구 레미안도봉(60㎡)도 2007년 2월 2억4000만원(3층)에 거래됐으나 올해 5월엔 3억800만원(13층)에 팔렸다.
다만 강남3구를 포함한 ‘버블세븐’ 지역은 가격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제공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버블세븐 지역 아파트값이 고점을 찍었던 2007년 초에 비해 평균 7.8% 빠졌다. 지역별로는 용인이 -11.4%로 가장 큰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어 △송파(-9.7%), △평촌(-9.1%), △양천(-9.0%) △분당(-8.2%) △강남(-3.8%), △서초(-2.2%) 등의 순이었다.
스피드뱅크는 강남, 서초구 등은 올 초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면서 하락폭이 적었던 반면, 용인과 신도시 등 수도권 지역은 대규모 신규 입주물량이 쏟아진데다, 보금자리주택이라는 직격탄을 맞으면서 상대적으로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진현환 국토부 주택정책과장은 “최근 약세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수나 실거래가격을 보더라도 일부지역을 제외하고는 아파트 가격이 크게 떨어진 것은 아니다”며 “다만 거래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급격한 아파트 가격하락이 올 수도 있어 이를 걱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국 기자 bg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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