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같은 단체장’은 싫다

격식깨고 주민·직원 곁으로 … 서울 구청장, 친서민 행보

지역내일 2010-07-22
“업무시간 이외에는 관용차를 이용하지 않는다.” “구청장실을 대폭 줄여 부족한 사무공간을 확보한다.” “1주일에 하루는 주민들을 직접 만난다.”
민선5기 서울 구청장들이 소탈하고 친서민적인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지역사회의 작은 제왕으로 군림하던 ‘관행’을 버리고 주민들과 구청 직원들 곁으로 성큼 다가서고 있다.

◆지나친 ‘의전’은 그만 = 주민이 뽑은 단체장을 주민 위에 군림하게 했던 ‘과도한 의전’이 사라지고 있다. 크게는 업무실 규모 축소부터 작게는 행정용어 바꾸기까지 다양하다.
이 성 구로구청장은 89㎡인 집무실을 절반 이하로 줄여 위화감을 없애는 동시에 부족한 사무공간을 확보할 계획이다. 구청 인근에서 셋방살이를 하고 있는 3개 과 가운데 적어도 1개 과는 들여온다는 방침이다. 구 관계자는 “처음에는 ‘책상만 있으면 된다’며 10㎡로 줄이라고 해서 담당부서에서 고심했다”며 “지나친 의전도 비효율적이라며 구청 내부를 둘러볼 때는 수행비서를 대동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집무실 1/3 가량을 줄여 ‘참여와 소통의 방’을 만들었다. 부서에서 해결 못하는 민원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도다. 일상적 격식이 딱딱한 조직문화로 이어진다고 판단, 격식 깨기도 시도하고 있다. 구청과 산하기관 경비들 제복과 모자를 벗기고 구청장실 경비를 없앴다. 공무원들만 알아듣는 행정용어를 순화하는 작업도 그 중 하나. ‘훈시’ ‘순시’ 등 딱딱한 용어가 ‘인사말씀’ ‘행정방문’으로 바뀌었다.
‘업무보고’로 일관되던 회의문화도 달라지고 있다. 일방적 지시와 보고가 아닌 상호 토론으로 정책방향을 결정하자는 의도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월 2회 ‘생활구정 수요 포럼’을 연다. 조찬과 함께 전문가를 초청해 분야별 강의를 듣고 이를 구청 상황에 맞출 방안을 논의한다. 간부회의도 현안업무 중심 토론으로 방향을 틀었다. 차성수 금천구청장 역시 모든 회의를 토론식으로 바꾸었다. 차 구청장은 관용차량 이용도 ‘업무시간 내’로 스스로 제한했다. 출·퇴근길에는 마을버스를 이용한다.
박춘희 송파구청장은 직원들에게 딱딱한 넥타이와 정장에서 탈피하라고 주문했다. 아주 공식적인 행사 외에는 착용하지 말도록 했다. 불필요한 초과근무나 야간근무도 금물이다. 구 관계자는 “가족과 함께 하거나 자기계발에 시간을 투자하라고 해서 직원들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고질적 민원 직접 듣는다 = 주민들을 만나고 의견을 듣는 데는 보다 열성적이다. ‘집단민원’ ‘떼민원’이라 해서 기피하기 일쑤인 재개발지역 주민 등을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해결방안을 함께 찾겠다는 것이다.
성장현 용산구청장과 유덕열 동대문구청장,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특정 요일을 정해 주민들과 지역현안을 논의한다. 성장현 구청장과 유덕열 구청장은 목요일을 ‘소통하는 날’로 정해 구청장에게 할 얘기가 있는 주민을 만난다. 문석진 구청장은 수요일을 ‘지역 순방의 날’로 잡고 1개 동씩 찾아간다. 문 구청장은 특히 개미마을 홍제촉진지구 등 뉴타운·재개발 현장을 방문해 지역 주민들을 만날 계획이다.
소통 속도는 빨라진다. 김성환 노원구청장, 유종필 관악구청장, 진익철 서초구청장은 트위터를 개설해 주민과 소통 중이다. 노원구 관계자는 “형식적이던 동 업무보고도 돌발질문이나 건의사항을 기탄없이 듣는 자연스러운 주민과의 대화의 장으로 바뀌었다”며 “조직문화가 바뀌고 있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고 전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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