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에서 방출된 가스

냄새와 대장질환 연관성 미비

지역내일 2001-10-11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점잖은 자리에서 터져 나오려는 방귀를 참느라 당황하며 애쓴 경험이 누구나 한 두 번은 있을 것이다. 질병이 아닌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이라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지만 그래도 혐오감을 주는 것을 막을 수는 없는 일이다. 도대체 방귀는 왜 생기고 아무 곳에서나 시도 때도 없이 터져 나오며 냄새는 왜 그리 고약한 것일까?
보통 하루에 평균 13회 정도 방귀를 뀌게 되며 200∼1500㎖의 양이 항문으로 빠져 나온다. 방귀는 장내용물의 발효에 의해 생겨난 가스와 음식물과 함께 입을 통해 들어간 공기가 혼합된 것이다. 습관적으로 음식물을 삼킬 때 공기를 삼키기 쉬운 사람은 방귀량이 많고 음식물이나 변비 등으로 장내발효가 쉽게 일어나는 상태가 되면 방귀는 더 늘어난다. 또한 음식을 너무 급하게 많이 먹으면 방귀가 잦을 뿐만 아니라 트림도 많이 나온다. 음식물과 함께 입으로 들어간 공기의 대부분은 입으로 다시 올라와 트림으로 배출되는데 나머지 공기는 그대로 위를 거쳐 장으로 내려가서 방귀가 된다. 입으로 들어가는 공기가 많으면 많을수록 트림이나 방귀도 많아지는 것이다. 다행히 이런 종류의 방귀는 소리는 요란하지만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방귀는 장관내의 가스가 배출되는 것으로 장내에는 150∼200㎖ 정도의 가스가 있어 연동운동을 돕고 있다. 장내 가스는 장의 내용물이 발효하여 기체가 된 것으로서 음식물의 종류에 따라 양이나 냄새가 달라진다. 독특한 냄새는 음식물의 소화로 생겨난 인돌이나 스카톨과 같은 물질에서 주로 나는 것이다. 고기와 치즈는 창자 속에 구린 가스를 만들기 때문에 냄새가 심해지고 야채는 섬유가 많이 있어 창자가 열심히 소화시켜야 하기 때문에 가스의 양은 많아 소리는 크지만 방귀 냄새는 그렇게 고약하지 않다. 정상적인 장에서는 상당량의 가스가 매일 생기기 때문에 누구도 방귀가 전혀 안 나올 수는 없다. 참고로 스컹크나 족제비 등의 동물은 항문선에서 분비되는 특수한 악취를 방출함으로써 적을 격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것은 방귀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방귀를 방출할 때 나는 소리는 주로 항문괄약근의 진동 때문이며 어느 정도는 의지로 조절할 수 있다. 방귀 소리는 배출되는 가스의 양이나 압력 치질과 같은 항문질환 등 가스 배출통로에 영향을 주는 항문 주위의 해부학적 이상에 의해 결정된다. 같은 힘을 줄 때 통로가 좁을수록 소리는 크게 나게 마련이다. 따라서 유난히 밀어내는 힘이 크거나 치질로 인해 통로가 부분적으로 막힌 사람의 경우에는 남보다 방귀 소리가 크게 날 것이다.
방귀의 성분은 수소와 이산화탄소 그리고 메탄 가스가 방귀의 99%를 차지하고 있다. 이외에 암모니아 황화수소 스카톨 인돌 등이 악취의 원인이 된다. 이런 가스들은 대부분 장에서 소화되지 않은 음식찌꺼기(주로 탄수화물)가 장내 미생물에 의해 발효되어 생긴다. 그러므로 소화되지 않은 음식찌꺼기가 많을수록 방귀가 자주 나오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과식을 하면 방귀가 더 심해진다. 예를 들어 콩에는 스타치오스와 라피오스라는 올리고당이 들어 있는데 사람은 이런 당을 소화시키지 못하지만 장내세균은 그것을 분해해서 가스를 만들고 방귀가 많아지게 한다.
그리고 야채나 과일을 먹으면 방귀가 더 심해지는 사람도 있는데 야채와 과일에는 과당과 소비톨과 같이 잘 흡수되지 않는 탄수화물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방귀 냄새가 독하다는 것은 건강과는 별다른 연관성이 없다. 단지 유황 성분이 가스에 많이 포함돼 있을 뿐이다. 물론 대장에 질환이 있어 음식물이 대장에 꽉 막혀 있으면 가스는 더 많이 생겨 냄새가 지독해지겠지만 일반적으로 방귀 냄새와 대장 질병을 명확히 연관짓기는 어렵다. 사람의 코는 1억분의 1정도의 농도만 되어도 냄새를 맡을 수 있으므로 방귀 속에 들어 있는 아주 적은 성분의 냄새도 맡을 수가 있다.
방귀가 심한 사람들은 대개 방귀가 잦을 뿐 아니라 뱃속이 더부룩하고 가스가 차며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증상을 함께 가지고 있는데 이런 증상은 모두 장에 가스가 늘어나서 생기는 것이다.
방귀를 줄이려면 우선 병에 의한 것이 아닌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우유에 들어있는 탄수화물인 유당을 분해하는 데 필요한 유당 분해 효소라는 것이 있는데 우리나라 사람 중에는 장 속에 그 효소가 없는 사람이 많다. 이런 사람은 우유가 들어있는 음식을 먹으면 방귀가 잦아지는 수가 많다. 그 외에도 만성 췌장염 장염 소화관 운동장애 흡수장애 증후군 같은 병이 있으면 방귀가 잦아지는 수가 있으므로 이런 병이 있는지 가까운 병원에서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병에 의한 것이 아닌 경우에 다음과 같은 점에 유의하면 방귀가 많이 줄어든다.
우선 과식을 하지 않아야 한다. 소화되지 않은 음식이 장에서 발효된 것이 방귀의 대부분을 이루는데 과식하면 장내에 소화가 덜 된 음식이 늘어나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음식물로 생기는 장내 가스를 줄이려면 껌 과자 담배 탄산음료 인공감미료 콩류 돼지고기 과일 같은 것을 피하고 음식은 좀 천천히 먹는 것이 좋다. 다이어트 식품들도 대체로 방귀를 자주 뀌게 한다.
소화되지 않은 탄수화물이 발효된 것이 방귀의 주성분이므로 소화흡수가 잘 되는 탄수화물을 먹는 것이 방귀를 줄이는 데 좋다. 그 중에서 쌀을 주성분으로 하는 것은 소화흡수가 거의 완벽하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밀가루나 귀리로 만든 음식이나 시리얼보다는 밥을 먹는 것이 좋다.
야채나 과일 중에도 방귀를 심하게 하는 것이 있다. 콩 양배추 브로컬리 오이 양파 메론 배 사과 복숭아 바나나 사과쥬스 포도쥬스 건포도 등도 증상을 심하게 할 수 있으므로 이런 음식을 너무 많이 섭취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버터 치즈 아이스크림 우유와 같은 낙농제품은 장내에 유산소화효소가 없는 사람에게는 증상을 심하게 하는 원인이 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요구르트의 경우에는 유산균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물론 이러한 음식물을 전혀 먹지 말라는 것은 아니고 그 양을 어느 정도 조절하면서 섭취하는 것이 좋다.
방귀는 장의 연동운동이 멎거나 통과가 좋지 않을 때는 배출이 안 되므로 장폐색의 경우 방귀 방출 유무가 진단상 매우 중요하다. 또한 개복 수술 후의 회복기에 장이 정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방귀를 방출하게 되는데 수술 후의 장의 상태를 판단하는 중요한 생리 현상이기도 하다.
불쾌감을 주고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방귀지만 그래도 건강을 가늠하는 하나의 척도가 될 수 있고 인체의 대사 과정에서 생겨난 이유있는 존재인 것이다.
김미경 리포터 mikigol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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