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리포트]캐나다 교육은 왜 강한가

학교생활 즐기며 공부한다

지역내일 2010-08-26 (수정 2010-08-26 오후 2:15:53)

캐나다 이민에 대한 관심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2000년대 초반에 비해 한인 이민자 규모는 줄었지만 전문직 이민은 계속되고 있다. 간호, 의료, 통신, 건축, 토목 등 기술이민자들이 캐나다를 선택하는 이유는 바로 자녀교육 때문이다. 캐나다는 OECD국가 중 가장 많은 예산을 공립학교에 투자하고 있을 정도로 공교육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연방정부가 가장 많은 예산을 쓰며 지원을 아끼지 않는 분야도 교육이다.

공부·운동 ·봉사 모두 학교서 담아내 … 단계별 맞춤교육 지향

캐나다 교육의 특징을 몇가지 핵심용어로 정리하면 자유분망함, 자립심, 창의성, 협동심, 봉사정신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민 6년차로 밴쿠버 파인트리 세건더리스쿨 9학년에 재학 중인 김 모양의 사례를 보자. 김양은 학교 가는 것을 무척 좋아하고 즐긴다. 휴일이 길어지면 짜증을 낼 정도다. 성적도 최상위권을 놓친적이 없다. 수업 후에 학업 수준이 뒤처진 동료학생들을 도와주는 피어튜터(Peer Tutor), 도서관에 나가 어린이를 위해 동화를 읽어주는 리딩버디(Reading Buddy), 봉사활동, 밴드클럽, 리더십클럽, 멀티컬처리즘(Multi-culturism) 봉사활동 등 일정이 촘촘히 짜여 있다. 이러한 활동은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좋아서 시작한 것들이다. 이양은 공부도 봉사도 운동도 스스로 참여하고 성취감과 기쁨, 보람을 느끼고 있다.

◆스스로 참여하는 교육 = 캐나다 교육은 암기 위주의 주입식 한국 교육과 많은 차이가 있다. 참여하는 교육이 특징이다. 자기 의견을 발표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발표력이 자연스럽게 향상된다. 사람들 앞에서 자기 생각을 발표하는 것이 습관이 되고 이것은 고교와 대학 과정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유학 중인 한국 학생들이 ‘부끄러움을 많이 탄다(Shy)’는 평가를 받는 것도 자기 발표의 기회가 적었기 때문이다. 4~5명이 팀을 이루어 진행하는 ‘사회학습(Social Study)’은 한국식 교육에서 눈여겨 볼만하다.

◆원하는 것은 모두 학교에서 = 또한 특정한 주제에 대한 관점과 사고를 요구하는 에세이(Essay)를 강조한다. 영어 과목은 물론이고, 사회, 과학에서도 배운 내용에 대해 얼마나 잘 이해하고 주제를 파악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에세이를 요구한다. 모든 과목의 숙제가 에세이다.
정규수업 이외에 방과 후 활동할 수 있는 다양한 클럽이 발달돼 있다. 뮤지컬, 콘서트밴드, 재즈밴드, 합창단과 같은 음악클럽, 테니스, 배구, 농구, 축구, 하키와 같은 체육클럽, 봉사클럽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관심과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얼마든지 자신이 원하는 클럽을 선택해서 활동할 수 있다.
악기연주나 운동에 사교육비는 들어가지 않는다. 자원봉사자인 강사가 지도하며, 장비는 학교에서 대여한다. 학교에서 예체능 활동은 모두 가능하며 비용도 거의 무료다.

◆영재교육도 병행 = 영재 학생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활성화돼 있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UBC)는 ‘트랜지셔널 프로그램(Transitional Program)’을 통해 영재학생들을 일정 기준에 따라 선발해 중고 교육과정 6년을 3년 만에 끝낸다. 그밖에 공립학교에 미니스쿨 등을 통해 영재 교육의 수요를 충족시킨다. 이런 영재 프로그램은 지역마다 1~2곳씩 고루 갖추어져 있다. 밴쿠버 웨스트의 ‘프린스 오브 웨일스(Prince of Wales)’의 미니스쿨은 60명 규모로 운영, 뛰어난 학생들의 능력을 키워주고 있다.
공립학교들은 대부분AP(Adva ncedPlacement),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등의 대학 교양과목 선행학습을 통해 학업이 우수한 학생들의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사교육은 매우 제한적 = 사교육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민 오거나 유학 온 학생들은 학교에서 기초를 배울 수 있는 영어 프로그램인 ESL(English as a Second Language 제 2언어로서의 영어) 교육과는 별도로 영어 지도교사를 통해 단기간의 영어 습득을 받기도 한다.
또한 10학년 이상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한 학생들의 경우 자신의 부족한 과목에 대해 과외를 받기도 한다. 다만 과학, 수학, 영어 에세이 등 자신이 부족한 과목을 스스로 찾아 공부하는 ‘자기주도형 학습’이지 분위기 때문에 너도나도 하는 과열된 과외와 차원이 다르다.

◆봉사정신 실천하는 교사 = 캐나다 교육의 경쟁력 중 하나는 봉사정신으로 무장한 유능한 교사집단에서 나온다. 캐나다 교사들은 봉사하는 정신이 몸에 깊이 배어있다. 학교의 교장은 수위나 청소부 정도로 오인하기 쉽다. 권위를 내세우는 교장, 교사와 다르다. 아주 규모가 큰 학교가 아니면 교장은 거의 전교생의 이름을 외우고 있으며 학생들의 친근한 친구 같은 존재다. 등하교 길에 교통정리, 길가의 휴지 줍는 일, 학부모들과의 대화 등 봉사하는 교사로서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학생 체벌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교사들은 권위를 인정받고 학생들은 교사들을 존경한다.
그러나 정해진 규칙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적용한다. 학교에 가면 지켜야할 몇 가지 규칙을 얘기해준다. 규칙을 어기면 보통 3번 정도의 경고를 주는데, 경고를 줄 때마다 심하게 혼내지 않고 점잖게 타이르는 정도다. 그러다 보니 경고의 의미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유학생활을 끝마치지 못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성적을 받지 못하거나 심각한 문제를 일으켜서라기보다 이러한 학교 규칙을 지키지 않고 무시해서다.
이명우 ngwlee@naver.com

[인터뷰]엘른 리(리버사이드 세컨더리 스쿨 10학년)
“공부·운동·봉사, 모두 즐거움”

“처음 1~2년이 가장 적응하기 힘든 시기였어요.”
리버사이드 세컨더리 스쿨 10학년생인 엘른 리양 역시 다른 이민자 학생과 다르지 않았다.
한국에서 초등학교 3학년을 마치고 밴쿠버로 이민 와 공립초등학교 4학년에 입학인 엘른 리양은 첫 1년은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인 버나비의 한인타운 인근 초등학교를 다녔다. 한인학생들과 어울리다 보니 영어 습득이 느렸다. 그러다 1년 후 한인들이 비교적 적게 거주하는 포트 코퀴틀람 지역의 케슬 파트 초등학교 5학년에 입학하면서 한 학기만에 ESL교육을 끝내고 캐나다 학생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 이양의 반에 한국 학생은 1~2명에 불과했기에 영어 습득도 빨라졌다. 게다가 담임 교사인인 설리반 선생님의 이민자 학생들에 대한 배려는 이양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었고 학교 공부에 재미를 붙이게 했다. 5학년 때 ‘한국’을 주제로 삼아 공동으로 자료를 준비하고 발표하는 과정에서 크게 고무되기도 했다. 이양은 당시 학교 행사에 한복을 입고 진행자로 나서기도 했다.
설리반 선생님은 복합문화 행사에 주황색 양복을 입고 파티 내내 춤을 추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그는 학생들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 찼다. 다리 수술로 한 학기만 수업하고 다른 선생님이 5학년을 마쳤는데 5학년 졸업식 때 목발을 짚고 졸업식장에 나왔을 때 모두들 그를 부둥켜 앉고 울었다고 한다.
9학년을 마친 이양은 학년 최고의 학생에게 주는 ‘올해의 학생(Student of The Year)’으로뽑히는 영광을 안았다. 이 상은 학업은 물론, 자원봉사, 운동 등 모든 부문에 우수한 학생에게 주어지는 상으로 학교 영예의 전당에 이름이 영원히 기록된다. 이양은 전 과목 모두 A에 실습 조교(Peer tutor), 도서관 봉사 등 지속적인 봉사활동, 배드민턴 학교 대표 선수로 지역 결선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모든 것을 훌륭하게 해낸 것을 높이 평가 받았다.
현재 10학년인 이양의 꿈은 12학년을 마친 뒤 의대에 입학해 전문의가 되는 것이다. 이양이 가장 좋아하는 과목은 생물과 수학이다.
이명우 ngwlee@naver.com

캐나다의 교육과정
캐나다 학교는 크게 3단계로 구분되는데, 단계별 세분화와 맞춤교육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한국의 초등학교에 해당하는 과정(Elementary School 1~7학년),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해당하는 과정(Secondary School 8~12학년), 대학, 전문대학 등에 해당하는 과정(Post-Secondary School)으로 구분된다. 



1단 (Elementary School)는 1학년부터 7학년까지 과정으로 놀이와 흥미 위주의 교과과정으로 성적보다는 인성 교육에 치중하는 편이다. 교사가 내준 숙제만 열심히 해가면 성적을 받는데 별로 어려움이 없다.
2단계(Secondary School)는 한국의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합쳐진 과정으로 8학년부터 12학년까지의 과정이다. 1단계가 기초 학력을 키우는데 중점을 두었다면 2단계는 졸업 후 대학 진학과 직업 준비 교육으로 구분해서 진행한다. 즉 대학에 입학해 공부를 계속할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을 구분해 그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다. 특히 대학 입학을 목적으로 한다면 어떤 대학, 어떤 학과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수강할 과목에 분명한 차이를 둔다.
3단계(Post-Secondary School)는 대학(University), 전문대학(College), 기술학원(Institute) 등의 교육기관이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다양한 인재를 맞춤형으로 집중 육성한다.
캐나다 공립학교는 1~12학년까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9시~오후 3시, 수업시간은 60~80분간 보통 3~4교시 정도 진행한다. 프로젝트나 체험 위주의 다양한 수업을 진행한다.
캐나다 주별로 교육제도는 약간씩 차이가 있다. 퀘벡주에서는 특이하게 예비고등학교인 시젭(Cegep)을 운영하고 있다.
이명우 ngwl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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