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무형문화재전수관에서 열린 ‘줌마(모듬북) 캠프’

지역내일 2010-08-30

한여름 아줌마들 “모듬북에 빠졌다”

지난 18일, 부천무형문화재 전수관은 모듬북을 두드리는 아줌마들의 신명나는 소리로 들썩였다. 부천에서 처음 열린 이 프로그램의 이름은 ‘줌마(모듬북) 캠프’다. 집안 살림만 하다가 참여한 아줌마, 스트레스가 쌓여 심란했던 아줌마, 국악을 더 알고 싶어서 참여한 아줌마 14명이 모여 듣도 보도 못한 모듬북의 세계에 빠져있었다. 그 날 오후4시 부천무형문화재 전수관에서 진행된 줌마캠프의 현장을 찾아가봤다. 

북이 내는 화합의 소리를 배워요
 전수관 2층. 도착하자마자 둥둥둥, 모듬북 소리가 울렸다. 연습실에 들어서니 둥글게 둘러선 수강생들이 모듬북의 장단을 맞추고 있다. 강약을 조절하며 북의 몸을 두드리는 수강생들의 열기가 뜨겁다. “모듬북이 뭐죠?” 처음에 누구는 모아놓은 북(book, 책)이라고도 했고 누군가는 북을 치면서 뭘 한다는 거냐? 고 묻기도 했단다. 이번 강좌는 그렇게 시작됐다. 
모듬북은 다양한 북소리의 어울림을 듣는 것. 실제 여러 가지 북을 두드리며 소리를 듣고 배우는 형태로 진행됐다. 두 번째 날이었는데 수강생들이 “즐거웠던 순간”, “기간이 너무 짧다”, “북을 치며 행복했다”고 하는 것을 보니 단단히 북에 매료된 듯했다.
“토끼와 거북이가 서로 조화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입니다. 두 사람끼리만 이야기하세요. 모듬북을 치며 느꼈던 것, 어떻게 쳐야 하는 지를 서로에게 묻는 시간입니다.” 줌마캠프 진행자인 국악인 이민철씨가 수강생들에게 주문했다. 30분 동안 2인만의 대화를 즐기라는. “한 어머니에게 태어난 아이들도 성격이 다르듯 북도 만드는 사람, 치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울립니다. 소리의 특성을 살려서 연주하되 서로가 어울리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해요. 이번 캠프는 짧지만 여러분들이 모듬북의 맛을 느끼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꽉 막힌 가슴이 시원하게 뚫려요
줌마캠프는 8월17일부터 19일까지 3일 동안 진행됐다. 첫 날은 북 장단을 치며 악기와 친해지는 시간이다. 리포터가 찾아간 날은 장단을 만들고 뒤틀어보고 연결하는 시간이었다. 다음 날은 배운 것을 복습하고 정리한 뒤 전체가 대화하며 남의 북을 치기도 하는 시간이 될 거란다. “타악은 시끄러운 소리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아들의 대북공연을 본 뒤 생각이 달라졌죠. 꽉 막힌 가슴을 뻥 뚫어지게 하더라구요. 북을 치면서 마음과 생활이 즐거워졌답니다.” 한양대 사회교육원에서 국악지도자과정을 이수하고 있다는 이종애(48)씨. 목동에 사는 그녀는 부천에 무형문화재전수관이 있다는 것이 부럽다. 장구와 한국무용, 가야금 등을 배우며 지난 5년 간 국악에 빠져있다는 그녀는 “줌마캠프에 참여하면서 국악에 더욱 다가서게 됐죠. 캠프가 계속 되기를 바래요. 앞으로 정규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면 더욱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수강생들은 국악을 처음 접해본 사람과 상2동 주민센터 풍물반원들, 그리고 국악을 꾸준히 배우고 있는 사람들로 구성됐다. 처음 모듬북을 만난 사람은 아무래도 몸이 뻣뻣했고 한국무용이나 풍물을 배운 사람들은 조금의 리듬을 탈 줄 알았다. 

누구든 할 수 있는 친근한 음악이죠 
모듬북을 두드려 본 사람들의 한결같은 생각은 여러 사람이 같은 가락을 낼 때 실수해도 묻어갈 수 있다는 것. 기능면에서 뛰어난 사람이 재주를 낸다면 초보자들은 뒤에서 베이스를 실어주면 된단다. 그래서 모듬북은 서로 어울리며 함께 하는 우리의 음악이 된다. 초보자 이주희(48)씨. 원미구 상1동 사는 그녀는 북을 처음 만져본다. 오전에 일을 하고 오후에 참석하는 열렬파로 집에서 방바닥이나 책상을 두드리며 배로 노력하다보니 엄청 힘이 든다. “타악은 스트레스를 해소시켜요. 강, 약에 몰입하다보면 생각이 없어지니 이게 바로 수행입니다. 해보니 누구든지 할 수 있는 음악이란 걸 알았어요. 열심히 하기만 한다면요.”
오후4시50분. 지금까지 배운 장단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자세를 가다듬은 아줌마들이 신중하게 모듬북에 손을 얹었다. 마음과 정성을 다해 북을 두드리는 그녀들의 얼굴에 화색이 역력하다. 16시간 동안 배운 것의 연주 시간은 딱 3분이었지만 거기서 느꼈던 희열은 그 날의 하이라이트였을 것이다. 이러다가 모듬북 프로그램이 계속되면 제자가 혼자 공부하겠다고 다짐하는 발표회인 가락걸이의 날이 오게 되지 않을까.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국악인 이민철
 주부들에게 우리 음악에 참여할 기회를 주고 싶었다. 문화 향유도 복지의 일부이지 않은가. 지금까지 제3자 입장에서 관람만 해왔던 주부들이 직접 참여해서 주체가 되는 시간을 만들어 본 것이다. 이번 캠프의 인원은 적지만 첫 숟가락을 뜬 것에 의미를 둔다. 참여한 사람들과 다음 캠프를 위해 고민할 것이다. 모여서 연습 하거나 계속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볼 예정이다. 부족한 것이 많다. 조건에 비하면 지금까지의 결과에 만족한다. 수강생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봤으니까. 중요 부천무형문화재 전수관은 부천시민이 활용해야 할 곳이다. 또 다른 공간보다 이번 프로그램이 잘 어울리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옛날에는 마을마다 풍물패가 있었는데 이젠 그 명맥만 이어오고 있는 실정이다. 아파트 단지마다 작은 밴드 형태의 풍물패들이 우리 음악을 연주할 때가 왔다. 2010년 여름 캠프가 시작됐으니 겨울 캠프도 열릴 것이다. 다음 캠프에는 여러분이 참여해서 우리 음악과 친해지기를 바란다.
문의 019-9733-5182, 010-9262-5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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