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 여성들의 행복지수 높이기 전략

아끼고 아끼지만 이것만큼은 아낌없이!

지역내일 2010-08-31
봄마다 꽃가루로 고생하는 일본인들은 성능 좋고 예쁜 마스크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미국 소비자는 자신을 더 멋있고 젊어 보이게 하는 제품에 돈을 아끼지 않고 소비하는 추세라는데. 우리나라 여성들에겐 시대의 눈총처럼 오직 자식을 위해 쓰는 돈만 아깝지 않을까? 가까이 들여다보니 삶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기분 전환책과 자기 계발처에는 기꺼이 지갑을 여는 여성들도 많았다. 돈 이상의 가치에 의미를 두는 대상들이니만큼 행복지수 높이기 전략으로 한 수 배워둬도 좋을 듯하다.
살림 해방, 스트레스 해소책에는 아낌없이
스트레스 받으면 목욕탕, 해소는 목욕관리사에게 택시비 아끼려 버스와 지하철을 두루 갈아타고 다니는 게 일상이지만 목욕탕에서만큼은 기분 좋게 지갑을 연다는 심혜민(41·서울 도봉구 창동)씨. 목욕관리사에게 세신을 맡기는 시간은 심신의 스트레스를 죄다 푸는 시간이다. 목욕 후 지치고 기운 빠진 적이 많아 목욕관리사에게 부탁한 게 시작이었는데, 2만 원 내외면 힘들이지 않고 몸과 마음 모두 개운해지니 ‘경제적인 기분 전환책’으로 단연 추천할 만한 아이템이라고.
서정선(45·경기 김포시 사우동)씨는 아예 사우나 한 달 회원권을 끊고 시시때때 출근(?)한다. 실컷 땀 빼고 시원하게 세신을 받고 나면 하루가 가뿐하다며, 퇴근 후 생맥주 한 잔을 마다하고 목욕탕으로 직행하는 직장 여성도 많을 만큼 스트레스 해소에 그만이라는 찬사. “동네마다 여성 전용 사우나에 가면 주부들이 어김없이 모여드는 데는 이유가 있죠. 내 손 안 대고 목욕한 후 느끼는 개운함이 중독성 있을 뿐 아니라, 두런두런 오가는 대화 속에 동네 알짜 정보까지 건질 수 있거든요.” 가끔 이름도 모르는 남의 집 얘기를 듣기도 하고 떠도는 연예가 소문의 진상을 확인하는 재미에도 빠진다는데, 두통을 씻어주는 약이 따로 없단다.  

외식비는 살림 해방, 인간관계에 필수 아웃렛 매대와 마트 할인 코너가 유일한 쇼핑처라는 정희란(39·경기 안양시 평촌동)씨가 앞뒤 계산 없이 카드를 긁는 순간은 외식할 때. “외식비만 아껴도 가계부가 넉넉해진다고들 하지만 주부들한테 은근히 스트레스인 게 끼니 준비잖아요. 주말에 한두 끼는 맛집을 찾아다니는데, 남편이랑 드라이브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전환되죠.” 집에서는 못 만드는 음식, 이왕이면 특별한 메뉴를 찾다 보니 계산서 숫자는 커지지만 그만큼 에너지를 얻고 돌아와 다시 두 아이 엄마 역할에 충실할 수 있으니 돈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본다.
한 달에 모임이 4개라는 김선경(43·서울 노원구 상계동) 씨도 외식 예찬가. “엄마들은 커피 한 잔이 얼마냐며 집에서 보자고들 하는데, 커피 값 아끼려고 작은 즐거움까지 포기하고 싶진 않아요. 예쁜 레스토랑도 가보고, 이렇게 여유있는 사람도 많다는 걸 눈으로 보면서 자기 삶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죠. 사람은 사람 속에 있을 때 제일 숨통이 터지고 자극도 받으니까요.”
잘 찾아보면 1만 원으로 거한 식사에 좋은 음악, 한적한 경치를 즐기고 커피까지 마실 수 있는 곳이 많으니 세상 공기 마시는 데는 무임승차나 다름없는 소비. 친구 밥 사는 것, 모임 회비는 눈에 불을 켜고 아끼면서 명품 사는 데 관대한 것보다는 이렇게 작은 돈에 자물쇠를 열어 생활 속 즐거움을 누리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다.

나도, 가족도 행복지수 Up~
몸 혹사하면 병원비가 더 들어 아이 둘 영어 학원을 끊어 월 60만 원 정도 절감되었다는 이경인(39·경기 의왕시 오전동) 씨가 요즘 자주 가는 곳은 유기농 매장. 달걀 하나, 밀가루 한 봉도 유기농으로 바꾸며 엄마표 간식 만들기에 아낌없이 투자한다. 가족 중 한 사람만 아파도 집안에  웃음이 줄어드니 예방만큼 중요한 게 없다는 생각에 온 가족 건강기능 식품도 빠짐없이 챙긴다. 
김수경(45·경기 성남시 구미동)씨는 40대를 넘어서니 몸 여기저기 아픈 곳이 생기더라며 침대 매트리스부터 교환했다. 등산화도 새로 장만했고, 오십견 예방을 위한 운동 기구도 샀다. “걷기나 피트니트센터에 다니는 걸로 운동하고 있다 안심했는데, 해가 바뀔 때마다 더 적극적으로 건강을 돌볼 필요가 있음을  절감하죠. 몸이 힘들 것 같은 상황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편이에요. 이제는 돈 아끼려다 병원비, 약값이 더 드는 나이가 됐잖아요.” 이사 간 집 인테리어 비용 아끼겠다고 직접 도배하다가 일주일을 앓아누운 엄마, 세차비 아끼려고 대야 날라가며 걸레질하다 파스 값이 더 들었다는 엄마가 결코 남 얘기만은 아니니.

우울증 부르는 양육, 돈 쓰고 행복 찾기 쌍둥이 키우며 부부 모두 마이너스 통장이 됐다는 양민희(37·경기 성남시 이매동)씨는 그래도 베이비시터 비용은 아끼지 않는다. 돈 아끼려고 한 달간 혼자 아이를 봤는데, 집 안이 초토화되고 아이들과 관계뿐만 아니라 남편을 향한 스트레스까지 커지더라고.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말이 정말 맞더군요. 학원비 아끼려고 엄마표로 하다 아이와 엄마 사이만 나빠지는 집도 많은데, 차라리 돈을 쓰고 행복을 찾는 게 백배 낫다고 봐요.”
6년 터울 둘째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낸 날부터 자신을 위해 뭐든 배우러 다녔다는 김정민(46·경기 수원시 조원동)씨가 5년간 자기 계발 끝에 내린 결론은 역으로 ‘아이 잘 키우는 게 제일 남는 일’. “아이를 키우는 일은 그것이 아무리 소비적인 행동이라도 생산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엄마의 대리 만족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지만, 지금 아니면 지나가버릴 행복을 놓치고 싶진 않아요.” 얼마 전만 해도 커피를 배우고 메이크업 수강을 했지만 지금 김씨 지갑에는 딸아이에게 직접 만들어주려고 시작한 헤어 액세서리 공예와 홈패션 수강증이 꽂혀 있다.

한 달 몇 만 원이라도 꼭 필요한 해방구
두 아이가 모두 초등학생이 되면서 사교육비 지출이 늘자 악착같이 돈을 모아야겠다고 작심한 김소영(가명, 36·경기 안산시 부곡동)씨는 ‘온갖 짠순이 생활 후 남은 건 피폐해진 마음 뿐’이라고 고백했다. 한 푼도 안 쓴 그 순간은 아끼는 데 성공했다는 뿌듯함이 들지만, 결국엔 그 스트레스로 역효과가 나더라고. 그러한 역효과로 우울증이나 더욱더 충동적인 구매욕이 생긴다면 차라리 약간의 소비가 도움 될 거라 본다.
막연히 안 쓰려면 스트레스 받지만 조금 쓰는 것은 부담이 덜하다. 2천 원짜리 파 한 단은 장바구니에 넣었다 뺐다 하더라도 1만 원어치 꽃송이를 품에 안는 순간의 행복은 양보하지 말자. ‘아꼈다’는 성취감뿐만 아니라 ‘잘 썼다’는 만족감이 에너지가 될 때가 분명 많을 테니까.
최유정 리포터 meet1208@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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