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檀園)을 만나러 떠나는 날 아침부터 가을비가 내려서인지 들뜬 마음을 조금은 가라앉혀 주었다.
불과 며칠전까지 안산에서도 ‘단원미술제’라는 이름으로 단원을 만날 수 있었지만, 살아 숨쉬는 단원이 아니었기에 간송 미술관(서울 성북구)으로 향하는 발걸음에는 적잖은 기대가 실려 있었다.
간송 미술관(지난 40년 간송 전형택 선생이 사재를 털어 평생 모은 소장품을 전시하기 위해 마련한 민간 미술관)이 지난 15일부터 ‘단원 혜원 특별전’을 열고 있어서 단원의 도시 안산에서 마련한 단원 미술제와 비교도 할겸 왕복 4시간이 넘는 길을 떠났다.
간송 미술관이 이번에 마련한 ‘단원 혜원 특별전’은 조선 회화 그 중에서 풍속화로 쌍벽을 이룬 단원 김홍도(1745-1806)와 혜원 신윤복(1758-?)을 재조명하는 기획전 형식이다.
미술관은 가을비 치고는 많은 양이 내린 날이라 믿기지 않을 만큼 많은 관람객들로 붐볐다.
대개 하루 평균 6백명 정도가 관람한다고 하니 특급 전시회라해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간송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단원의 진품 80여점을 고스란히 만날 수 있어서인지 관람객들은 작품 하나하나를 베껴 그려가기라도 하듯이 몰입해 보고 있었다.
특히 일반인들에게 씨름도 등 풍속화가로 더 잘 알려진 단원이지만 180도 다른 분위기의 불화(佛畵)와 산수화 영모도, 화조도 등이 다양하게 출품 돼 장르에 국한되지 않은 다재다능한 화가로서의 면모를 제대로 맛 볼 수 있게 했다.
기암괴석과 물이 투어 오를 것 같은 물줄기, 그 사이사이에 자리한 소나무의 기상을 절묘하게 묘사한 ‘비봉폭’ ‘명경대’ ‘구룡연’ 등 금강산 산수화들은 1675년부터 1800년까지의 진경(眞景)시대 문화를 단원이 찬란하게 마무리 짓고 있음을 그대로 보여 주었다.
특히 이번 전시작중에는 바다와 관련한 작품들이 많았는데, 단원이 안산에서 활동한 강세황 문하에서 바다와 접한 시기가 적지 않았음을 대변해 주기도 했다.
이런 작품에는 ‘진흙에서 옆걸음 치는 게’ ‘게가 갈대 꽃을 탐하다’ ‘낚시하고 돌아오는 고깃배’ 등이 있었다.
어렴풋하게 어린시절(소년기-10대) 문인화가로 유명한 강세황에게 배우며, 안산에서 있었겠지 하고 생각으로만 품고 있던 게 사실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단원미술제’가 억지로 단원을 안산에 끼워 맛추기식으로 만든 것만은 아니라는 안도감에 더 기뻤는지도 모르겠다.
좁은 공간이지만 소장품을 하나라도 더 보여 주기위해서 빼곡히 위아래로 작품을 배치했다는 미술관 관계자의 말에서는 진품을 직접보기 드문 관람객들을 대하는 미술관의 깊은 마음씀씀이를 엿볼 수 있었다.
학교에서 단체로 온 것 같은 미술전공의 대학생들은 한자(漢子)로된 그림제목과 한글로 풀어 씌여진 제목을 모두 옮겨 적으며, 80여 작품제목을 꼼꼼하게 적어 가기도 했다.
서울 도심에서 소나무 숲으로 둘러 쌓인 공간이 많지도 않거니와 그런 공간이 미술관이란 것에 더욱 신이 났다. 게다가 오는 29일까지 살아 있는 단원을 누구나 만날 수 있다니...
이런 기쁨을 안고 힘든 줄 모르게 두 시간 여에 이르는 안산으로의 귀로에 올랐다.
내년 안산의 ‘단원 미술제’에서도 이 같은 감동을 맛볼 수 있기 희망하며...
박공주 리포터 pgj0326@catholic.or.kr
불과 며칠전까지 안산에서도 ‘단원미술제’라는 이름으로 단원을 만날 수 있었지만, 살아 숨쉬는 단원이 아니었기에 간송 미술관(서울 성북구)으로 향하는 발걸음에는 적잖은 기대가 실려 있었다.
간송 미술관(지난 40년 간송 전형택 선생이 사재를 털어 평생 모은 소장품을 전시하기 위해 마련한 민간 미술관)이 지난 15일부터 ‘단원 혜원 특별전’을 열고 있어서 단원의 도시 안산에서 마련한 단원 미술제와 비교도 할겸 왕복 4시간이 넘는 길을 떠났다.
간송 미술관이 이번에 마련한 ‘단원 혜원 특별전’은 조선 회화 그 중에서 풍속화로 쌍벽을 이룬 단원 김홍도(1745-1806)와 혜원 신윤복(1758-?)을 재조명하는 기획전 형식이다.
미술관은 가을비 치고는 많은 양이 내린 날이라 믿기지 않을 만큼 많은 관람객들로 붐볐다.
대개 하루 평균 6백명 정도가 관람한다고 하니 특급 전시회라해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간송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단원의 진품 80여점을 고스란히 만날 수 있어서인지 관람객들은 작품 하나하나를 베껴 그려가기라도 하듯이 몰입해 보고 있었다.
특히 일반인들에게 씨름도 등 풍속화가로 더 잘 알려진 단원이지만 180도 다른 분위기의 불화(佛畵)와 산수화 영모도, 화조도 등이 다양하게 출품 돼 장르에 국한되지 않은 다재다능한 화가로서의 면모를 제대로 맛 볼 수 있게 했다.
기암괴석과 물이 투어 오를 것 같은 물줄기, 그 사이사이에 자리한 소나무의 기상을 절묘하게 묘사한 ‘비봉폭’ ‘명경대’ ‘구룡연’ 등 금강산 산수화들은 1675년부터 1800년까지의 진경(眞景)시대 문화를 단원이 찬란하게 마무리 짓고 있음을 그대로 보여 주었다.
특히 이번 전시작중에는 바다와 관련한 작품들이 많았는데, 단원이 안산에서 활동한 강세황 문하에서 바다와 접한 시기가 적지 않았음을 대변해 주기도 했다.
이런 작품에는 ‘진흙에서 옆걸음 치는 게’ ‘게가 갈대 꽃을 탐하다’ ‘낚시하고 돌아오는 고깃배’ 등이 있었다.
어렴풋하게 어린시절(소년기-10대) 문인화가로 유명한 강세황에게 배우며, 안산에서 있었겠지 하고 생각으로만 품고 있던 게 사실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단원미술제’가 억지로 단원을 안산에 끼워 맛추기식으로 만든 것만은 아니라는 안도감에 더 기뻤는지도 모르겠다.
좁은 공간이지만 소장품을 하나라도 더 보여 주기위해서 빼곡히 위아래로 작품을 배치했다는 미술관 관계자의 말에서는 진품을 직접보기 드문 관람객들을 대하는 미술관의 깊은 마음씀씀이를 엿볼 수 있었다.
학교에서 단체로 온 것 같은 미술전공의 대학생들은 한자(漢子)로된 그림제목과 한글로 풀어 씌여진 제목을 모두 옮겨 적으며, 80여 작품제목을 꼼꼼하게 적어 가기도 했다.
서울 도심에서 소나무 숲으로 둘러 쌓인 공간이 많지도 않거니와 그런 공간이 미술관이란 것에 더욱 신이 났다. 게다가 오는 29일까지 살아 있는 단원을 누구나 만날 수 있다니...
이런 기쁨을 안고 힘든 줄 모르게 두 시간 여에 이르는 안산으로의 귀로에 올랐다.
내년 안산의 ‘단원 미술제’에서도 이 같은 감동을 맛볼 수 있기 희망하며...
박공주 리포터 pgj0326@catholi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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