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의 명절 스트레스 해소법

열심히 일한 당신 푹 쉬어라

나는 명절 스트레스 이렇게 해소한다.

지역내일 2010-09-29

 


가족이 모여 즐겁게 지내야 할 명절이 ‘명절 증후군’을 일으킬 정도로 주부들에게는 심한 스트레스가 되고 있다. 차례 상을 준비하느라 육체적으로도 힘들지만, 연휴기간 오고가는 대화에서 받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상당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일부 주부들 사이에서는 명절을 시험에 비유하기도 한다. 설날은 중간고사, 추석은 기말고사란다. 3,4일의 연휴는 시험기간이고 시험 감독은 시어머니이며 시험에서 실수만 안하면 성공한 것이라는데. 학창시절의 기억을 더듬어 보자. 그 땐 중간, 기말 고사가 끝나면 친구들과 영화를 본다거나 쇼핑을 하며 시험 스트레스를 풀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명절’이란 시험을 끝낸 우리 주부들은 어떤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있을까?



육체 피로부터 푸는 것이 상책

압구정동에 사는 주부 이 모(39세)씨는 연휴가 끝나는 27일, 친구와 함께 마사지를 예약했다. 시댁이 서울이긴 하지만 차례 상을 직접 준비하다 보니 명절 전 날 시댁에 가서 1박 하는 것이 기본이다. 며느리가 셋인 이씨 가족은 큰 형님이 탕국, 적, 나물 등을 총괄하시고, 둘째 형님과 셋째 며느리인 이씨는 ‘전’ 담당인데 호박, 버섯, 생선전, 새우, 동그랑땡, 빈대떡 등 20명의 먹을거리를 준비하려면 하루 꼬박 전만 부친다고 한다.
이씨는 “명절마다 전을 부치는데 하루 종인 불 앞에서 땀 흘리고 나면 어깨가 많이 뭉치잖아요. 2년 전 우연히 친구의 권유로 마사지를 받게 되었는데 정말 좋더라구요. 뭉친 어깨 근육도 풀어주고 기름에 지친 얼굴도 깨끗해지는 것 같아 대만족입니다. 2시간 정도 편안하게 누워 마사지를 받다보면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는 다 날아가 버리는 것 같아요. 1회 마사지 비용이 5만원인데 명절 동안 내가 한 노동에 비하면 5만원은 아무것도 아니죠. 며칠 동안 고생한 내 몸에게 주는 상이랄까? 앞으로도 명절 다음날은 마사지 받는 날입니다”라고 말했다. 



스트레스 해소엔 쇼핑이 최고

서초동에 사는 주부 김 모(41세)씨는 지난 설이 지나고 벼르고 벼르던 명품 가방 하나를 큰 맘 먹고 샀다. 셋째 아들인 김씨의 남편은 평범한 회사원인데 명절 동안 잘나가시는 시아주버니들 얘기를 들으면 은근히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다. 명품을 거침없이 사시는 형님들의 씀씀이도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다.
“명절 상을 차리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면 ‘나는 이 나이에 왜 이러고 사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주부들이 다 그렇잖아요. 내가 갖고 싶은 것 있어도 아이 것 먼저 챙기고 남편 것 챙기다 보면 정작 내 것은 뒷전으로 밀리게 되지 않나요? 근데 저희 형님들은 그렇지 않더라구요. 자기 것들을 ‘턱턱’ 사시는 형님들을 보면 내가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누군 뭐 좋은 물건 볼 줄 몰라서 이러나요? 아이들 교육비에 이것저것 따지다 보니 그런 건데…… 12개월 할부로라도 가방 하나 사고 나니 속이 다 후련해지더라구요”
삼성동에 사는 주부 최 모(37세)씨는 “시어머님이 잔소리가 무척 심하시거든요. 아범 얼굴이 왜 죽도 못 먹은 상이냐, 애들은 왜 이리 말랐냐, 네가 잘 못 챙겨 먹이는 게 아니냐 등등의 잔소리를 명절 내내 듣다보면 가끔은 화가 나기도 해요, 정작 피골이 상접한 제 얼굴은 보이시지도 않나 봐요. 도와주는 사람 없이 아이 둘 키우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요? 자기 자식만 챙기시는 시어머님이 야속하기도 하고 내가 너무 불쌍하게 느껴지기도 해서 지난 설 쇠고 나서는 그동안 갖고 싶었는데 망설였던 캡슐 커피 머신을 하나 샀어요. 매일 커피 마실 때마다 날 위해 뭔가 하나 산 느낌에 지금까지도 마음이 뿌듯하답니다”라고 덧붙였다.



문화생활로 피로회복

잠원동에 사는 주부 김 모(38세)씨는 매번 명절을 쇠고 나면 친구들과 함께 영화를 본다. 평소에도 문화생활을 즐기는 김씨는 명절 후에 보는 영화는 왠지 더 달콤하게만 느껴진다고 했다. 김씨는 “시댁이 부산이라 명절 전에 교통편 알아보랴, 장거리 여행 짐 싸랴 신경 쓸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에요. 보통 한번 갔다하면 가고 오고 3일은 잡아야죠. 저에게 명절은 중간고사와 같아요. 잠을 자도 왠지 불편하고, 뭔가 실수할까 불안한 것이 꼭 시어머님 감독 아래 3일간 시험 보는 기분이라니까요? 그래서인지 명절이 지나면 꼭 영화를 보게 되요. 학교 다닐 때 시험 끝나면 단체로 영화 보러 갔었거든요. 그때 그랬던 것이 습관이 되었는지 지금도 뭔가 숙제처럼 여겨졌던 일이 끝나면 그 해방감을 느끼고자 꼭 영화를 보는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뭐니 뭐니 해도 친구들과 수다가 최고

청담동에 사는 주부 김 모(37세)씨의 명절 스트레스 해소법은 ‘수다’란다. 김씨는 “명절동안 고생한 나를 위해 셰프가 차려주는 근사한 점심식사를 하려구요. 주부들끼리 그런 얘기하잖아요, 내가 아니라 남이 차려준 밥상은 다 맛있다고요. 친구들과 풀코스로 우아한 점심식사를 하면서 명절 동안 있었던 많은 사건 사고들을 공유해야죠. 여자들은 신나게 수다 떨고 나면 스트레스가 풀리잖아요. 이 집 얘기 들으면 내 처지가 나아 보이기도 하고 또 어떤 집 얘기 들으면 부럽기도 하고. 친구들과 수다 떨다 보면 명절 기간 동안 상처 받은 마음도 치유되는 것 같아요. 겉으로는 좋아보여도 속을 보면 어느 집이든지 문제 하나씩은 꼭 있더라구요. 친구들과 얘기하다보면 사는 게 다 그런 건가 싶은 생각에 마음의 평정을 찾게 되는 것 같아요. 스트레스 해소엔 역시 수다가 최고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수다 떨다보면 거의 득도하게 된다니까요?”라며 웃어보였다.


김기정 리포터 kimkicho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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