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우리종합금융 이준호 사장

“한국형투자은행 모델 제시하겠다”

지역내일 2001-10-28 (수정 2001-10-30 오후 2:11:28)
최근 금융계 일각에서 투자은행(Investment Banking)에 대한 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은 기회 있을 때마다 선도증권사 육성을 통한 투자은행 탄생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위원장은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도 “리딩(Leading)증권사에 각종 인센티브를 줘서 외국 증권사처럼 투자은행화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증권사와 함께 투자은행으로 전환을 모색하기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곳이 종합금융업계이다. 한때 금융계에서 가장 잘나가던 종금업계는 IMF사태 이후 된서리를 맞고 표류하고 있다. 96년 30개였던 종금사가 최근 3개로 줄었다. 총자산도 25조2770억원에서 최근 8조3021억원으로 급감했다.
최근 종금업계는 대형증권사에 흡수합병되거나 증권관련 업무를 추가해 투자은행으로 전환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금융권에서 4개종금사(영남 중앙 한국 한스종금)의 자산·부채를 계약이전받은 우리종합금융의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도 이러한 추세 때문이다. 이준호 사장을 만나 우리종금의 현황과 과제에 대해 들어 보았다. 편집자 주

우리종금의 상반기 경영실적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저금리 지속과 기업 자금수요 감소 등으로 종금사 영업환경이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리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자산 건전성확보에 전력투구한 결과 반기결산 실적이 세전 약 190억원 내외의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에 수익보다 투자은행업무 활성화를 위한 기반구축에 역량을 집중해온 점에 비추어볼 때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이다.

예금보험공사 발표에 따르면 우리종금이 시중 금융기관 중 총여신에서 무수익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75.57%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여신을 처리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나.
부실여신이 많다고 회사가 부실하지는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부실여신은 계약이전 당시 회계법인이 자산의 가격을 평가, 산정해 적정한 시장가격으로 이전 받아 왔기 때문에 충분한 대손충당금이 적립돼 있다. 현재 장부가격 기준으로 시장에 매각할 경우 손실이 거의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그 손실부문은 예금보험공사가 보전해 주기로 약정돼 있다.
다만 전체 여신 중 부실자산이 많다는 사실이 부실금융기관으로 오해를 부를 소지가 있어 12월말까지 외국계 투자회사 등을 중심으로 매각을 추진 중이다. 매각되지 않을 경우 내년 3월말까지는 우리금융그룹으로 매각할 계획이다.

4개종금이 합쳐져 우리종금으로 탄생한 만큼 조직통합에 어려움이 많았을 것으로 본다. 조직의 운영원칙이 있다면
조직을 통합하는데 애로는 별로 없었다. 모든 직원이 본인이 다니던 회사가 간판을 내리는 아픔을 공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채용시에도 각 사별로 관리인, 노조 등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투명하게 선발했다.
또한 해당업무의 적임자와 정예인력을 기준으로 인력을 선발했으므로 직원간 자질의 차등이 거의 없어 원활하게 조직이 통합될 수 있었다.
조직의 운영방침은 일하는 사풍을 만들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직원에 대해서는 신상필벌을 명확히 해 열심히 일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구분해 대우하고 있다. 고객에 대해서는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고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2002년 4월부터는 회사의 자산 운용내역을 인터넷 등을 통해 공개할 계획이다.

우리금융지주회사에 편입되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는가. 또 금융지주회사의 한 자회사로서 우리종금의 향후 경영전략에 대해 밝혀달라.
전임직원이 회사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대형화되고 거대 금융그룹의 일원이 되어야 영업활성화가 가능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따라서 지주회사에 편입되는데 큰 장애는 없었다.
지주회사의 일원으로서 그룹의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활용해 세계적인 투자은행을 지향할 계획이다.

오래전부터 투자은행으로의 변신을 시도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느 정도 진척되고 있고 향후 계획은 어떤가.
취임직후부터 향후 종금업종이 경쟁력을 점점 상실해 갈 것으로 판단하고 투자은행업무 중심으로 회사가 재편되어야 한다고 믿어 왔다. 기업어음(CP) 등을 통한 자금조달이나 저축시대는 지나가고 투자나 운영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프로젝트파이낸싱(Project Financing), 리츠(REITs), 기업구조조정, 기업공개업무 등이 금융산업의 주류가 될 것이다. 이러한 업무는 우수한 인적 자원이 있어야 가능하다.
따라서 기존직원에 대하여는 교육·연수를 통해 투자은행업무 전문가로 육성하고자 한다. 특정 전문분야에 대하여는 과감한 아웃소싱으로 시장의 우위를 점할 것이다.
9월부터 매일 아침 1시간씩 투자은행업무 전문가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에 따라 외부전문강사초빙교육, 스터디그룹(Study Group) 활성화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교육을 통해 단기간에 확보가 어려운 M&A, 채권전문인력, 공개업무 전문인력 등은 아웃소싱을 통해 20여명 가량을 확보했다.
이렇게 확보된 금융전문가들이 11월부터는 영업전선에 본격적으로 투입될 것이기 때문에 차기(2002년 4월)부터는 가시적인 영업효과가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수십년 금융계에 몸담은 소감, 그리고 우리나라 금융계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말해달라.
우리나라 금융계는 IMF전까지 질적 성장보다는 양적 성장에 치중해 왔다. 즉 수익성 위주의 영업보다 외형을 확대하는데 주력해온 것이 문제였다. 이러한 외형 위주의 영업결과 리스크관리 등이 제대로 되지 않아 여러 금융기관들이 퇴출 되는 결과가 발생한 것이다.
또한 직원에 대한 투자를 등한시한 탓에 교육 및 연수가 부족해 인적 인프라를 구축하지 못한 점도 금융산업의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원인이라고 본다.
따라서 앞으로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 아래 수익성 위주의 영업을 해야 할 것이다. 직원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인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힘써야 경쟁력이 확보되고 시장에서 자생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종금을 맡아 경영한지 5개월이 돼 간다. 짧은 시간이지만 그동안 성과가 있다면 말해달라.
취임 후 전 직원과 개인별 면담을 시작했고 직원 스스로가 참여하는 HIB(경영혁신위원회)를 만들어 회사의 나아갈 방향과 전략을 수립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그 결과 직원들의 여러가지 아이디어가 나오고 회사경영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새롭게 시작해 보자는 희망이 싹트기 시작했다.
이후 HIB가 제안한 팀제로의 조직개편과 투자은행 업무 중심의 영업전략을 단계적으로 실천에 옮기기 시작했고 지금은 직원 모두가 자발적이고 창의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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