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거침없이 오른다

계약만료 앞두고 수천만원씩 상승 … 월세 비중도 늘어

지역내일 2010-10-18 (수정 2010-10-18 오후 1:24:11)

경기도 남양주의 한 견본주택 전시장을 찾은 차 모(38)씨는 건설사 직원과의 상담 내내 한숨을 쉬었다. 차씨는 서울 강북지역 24평 아파트에서 1억6000만원 전세를 살고 있는데 11월 계약만료를 앞두고 집주인으로부터 전셋값 인상 통보를 받았다. 전셋값을 5000만원 올린 2억1000만원을 달라는 것이다. 차씨는 “우선 2년 동안은 버티겠지만 전셋값 고민은 덜고 싶다”며 “융자를 받아 신규분양이나 아파트를 매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08년 이후 시작된 서울의 전셋값 상승이 서울은 물론 수도권 각 지역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 결국 서민들이 빚을 내야 집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가계부채 문제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재계약도 어려워 = 2008년 이후 서울의 전셋값 상승이 사회문제가 되면서 정치권은 전셋값 상승을 억제할 수 있는 법안을 준비했다. 계약만료시 최초 계약이나 계약 갱신 당시의 임대보증금 5%까지만 인상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 법안은 수년째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세입자들은 집주인의 전세금 인상 엄포에 꼼짝 못하는 상황이다.
이미 화성시와 군포시 일부에서는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의 60% 선을 넘길 정도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10월 둘째 주 전국의 전세가 변동률은 0.29%를 기록했다. 현재 전셋값 상승은 경기도가 주도하고 있다. 경기권은 0.35% 상승했으며 신도시는 0.30%, 서울은 0.24%에 달했다. 전세가 비교적 쌌던 인천지역도 0.20%나 올랐다.
서울에서는 서초구와 영등포구가 각각 0.46%와 0.44% 올랐다. 부동산 가격이 낮은 곳으로 이름난 금천구도 신혼부부와 직장인 수요가 몰리면서 0.40%나 올랐다.
반포 주공1단지(73㎡)와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4단지(89㎡), 송파동 삼성래미안은 1000만~2000원씩 전셋값이 올랐다. 광명시 철산동 주공13단지(99㎡)와 하남시 덕풍동 벽산블루밍(79㎡)도 1000만~2000만원씩 올랐다.
분양대행사 엠디앰의 김경수 팀장은 “최근 전셋값 상승으로 주로 전세 세입자들이 견본주택을 찾는다”면서 “처음 집을 구입하다보니 융자나 세금 문제에 대한 질문이 많아 한번 상담을 하면 30분에서 1시간은 기본”이라고 말했다.

◆전세대신 월세로 = 일산에서 보증금 4000만원에 월 60만원의 월세로 20평짜리 아파트에 살고 있는 한 모(41)씨는 전세로 옮기려다 전셋값이 만만치 않아 고심하고 있다.
한씨는 “월세 낼 돈으로 은행이자를 갚으려고 전세를 알아봤지만 여의치 않다”며 “자영업을 하기 때문에 전세 대출도 쉽지 않은데다, 집주인은 월세를 높이려고 해 벼랑 끝에 선 심정”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전체 임대 중 전국 월세(순수 월세 및 보증부 월세 포함) 비율은 40.4%였으나 지난달 43.6%로 3.2%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전세비중은 59.6%에서 56.4%로 줄었다. 전세가 줄고 월세가 늘고 있다는 얘기다. 수도권도 같은 기간 월세(순수 월세 및 보증부 월세 포함)가 38.0%에서 39.6%로 1.6%포인트 늘었으며, 전세는 62.0%에서 60.4%로 줄었다.
집주인이 보증금을 올릴 경우 이사비용을 감안해 재계약을 맺으면 다행이다. 최근 강남과 양천 등 학군 우수지역은 집주인이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 울며 겨자 먹기로 월세살이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세 보증금이 수천만원 오를 경우 전세와 월세를 병행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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